<h3><b>무제</b><h3>모동필︱酕冬筆</h3><h3> </h3><h3>번뇌는 괴여오르는 거품마냥 치솟아오르고 외로움은 부어진 술마냥 조용히 나를 동반하고 그리움은 목마른 사슴인양 날 방황케 하고 분노는 터져서 열어제끼는 술병과도 류사히 절규하고 그윽한 술향기와 더불어 찰랑이는 술잔에 비추어진 그녀의 모습은 유난히 아름다웠다</h3><h3> </h3><h3>행복은 담배연기인양 내 몸을 감싸고 추억은 바람처럼 잠시만 내 기억을 스치고 신념은 어둠을 지우는 빛처럼 내 길을 제시하고 오열의 찬가는 내 령혼을 슬피 울려 비좁은 내 가슴속에서 메아리친다</h3><h3> </h3><h3>비물은 내 몸을 젹셔내리고 눈물은 내 마음을 적셔흐른다 바람은 내 몸을 스치고 추억은 내 기억을 더듬는다 슬픔은 술을 부르고 술은 허전함을 한수의 시로 엮고 시인은 멍든 삶을 토한다 나지막히 들려오는 바람소리도 귀찮은 이 몸이 님모습은 정녕 꿈으로 간직하여 긴 여운을 남기고싶다</h3><h3> </h3><h3>기울여진 술잔속 춤추는 달빛에 고이 사랑을 전한다</h3><h3></h3><h3>(2005년, 처녀작)</h3></h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