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괴물

🏹 五工 🎭 酕冬筆

<h3><h3><b>천지괴물</b></h3><h3>모동필︱酕冬筆</h3><h3> </h3><h3>전설처럼 나의 꿈속에</h3><h3>그려진 풍경</h3><h3> </h3><h3>괴물은</h3><h3>태초의 존재를 부수며 떠오른</h3><h3>풍운조화 삶속의 영령이였던것을</h3><h3> </h3><h3>스쳐가는 바람은</h3><h3>고유한 우리네 얼 앗아가려는</h3><h3>날강도들을 혼내시라던</h3><h3>단군할아버님의 성화를 지고</h3><h3>천지에 터 잡았노라</h3><h3>속삭이였다</h3><h3> </h3><h3>나무는 가지를 흐느적흐느적</h3><h3>벙어리 손시늉으로</h3><h3>《ㄱ,ㄴ,ㄷ,ㄹ》《ㅏ,ㅑ,ㅓ,ㅕ》</h3><h3>우리말 우리글 모르는 이들에게</h3><h3>우리말 우리글 가르치라</h3><h3>세종대왕님께서 보내시였단다</h3><h3> </h3><h3>떠난 님 그리며</h3><h3>무모한 기다림속에서 늙어가신</h3><h3>저기 산신령은</h3><h3>한맺힌 자신의 화신이라며</h3><h3>천둥소리 삼키여</h3><h3>가슴치며 통탄하신다</h3><h3> </h3><h3>나이 드신 촌령감 담배재 터시며</h3><h3>문 꽁꽁 닫아버린</h3><h3>동네학교마당 풀 먹고 자란 황소가</h3><h3>배불러 흥타령이라</h3><h3>백두산구경</h3><h3>천지에 오른거라 말씀하신다</h3><h3> </h3><h3>흘르흘러</h3><h3>한 품은 강은</h3><h3>다시금 이 땅을 찾은</h3><h3>조상님 령혼이 비낀 그림자라며</h3><h3>아픔을 출렁이며</h3><h3>하소연한다</h3><h3> </h3><h3>말이 없는 천지괴물은</h3><h3>한많은 울분을</h3><h3>백두폭포에 실어</h3><h3>이 땅을 쿵쿵 내리 찧었고</h3><h3>진감 소리에 맞추어</h3><h3>려명은 눈부시게 춤춘다</h3><h3></h3><h3>(2005년)</h3></h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