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삼시인님 시모음 ‍(1) 초불에는 재가없다 외 6수 ‍ㅡ 2 0 2 5 .1. 4. ㅡ

扶宣（拒私聊）

강효삼 시인님 시모음 (1)초불에는 재가 없다 /강효삼 육신이 통채로 타드는 아픔견디다 못해 뚝—-뚝 눈물을 흘린다하지만 태우고 또 태우고더 이상 태울 수 없을 때흘린 그 방울방울의 눈물마저 태우는초불에는 재가 없다 ———————————진눈깨비 강효삼(흑룡강성 상지) 치매에 걸려 아리숭한 계절이기억을 아주 상실해 버릴가 봐증발해버린 추억을 되찾으려흘러간 세월 뽀야니 몰고온다 이윽고 상처만 남기고까맣게 지워버린 망각 우에목메이게 살아온 어제날의하얀 기억들이 질펀하게 눕는다 그리하여 이제 돌아버린 과거가다시 반가웁게 회복된 것인가잊고 살기엔 너무 아쉬운어제날의 그 못다한 사랑다시 즐겁게 향수하지만늦어 찾은 선택이라선가얄궂은 바람과 해살이 야금야금 걷어가서슬프게도 까만 망각의 원점으로 회귀한다 그래도 잠시나마 잃었던 기억되찾았던 고마움에감격의 눈물 주루루 쏟는 4월의 진눈까비. 2018 호미조선족문학상 수상작 님의 눈빗 강효삼(흑룡강 상지) 말없이 은근히날 좋아하는님의 눈빛은 무엇이기에내 가슴에 와 닿으면이리도 뜨거울까 소리없이 이글거리는님의 눈빛 그건 아마도불을 품은 성냥꼬투리-난 성냥갑인가 봐하기에 님의 눈빛과 부딪치면팍- 하고 내 가슴에 불이 달리군 하지 새(경북일보 아침시단 2011년9월15일) 고추타래 강효삼 (흑룡강성 상지) 산비탈 옹기종기 조촐한 마을저 속에 누가 있을까바람벽과 지붕을 보고서는 알 수 없구나 문득 내 시야에 맞쳐왔다,처마밑에 조롱조롱 빨간 고추타래저건 분명 우리 겨레의 집이지 모두들 간다는데 떠난다는데그대 어이 외롭게 남아서외태머리같은 빨간 고추타래들을폭죽처럼 조롱조롱 매달아 놓았느냐 저건 불꼬치일 게다향토의 사랑이 자글자글햇볕에 익을 대로 익어서이제라도 다시 모여활, 활~ 입김 불어 일으킨다면다시금 불길이 되어 온 마을에노을처럼 번져갈 뜨겁디 뜨거운 고드름 /강효삼 아무리 생각해도 놀라운 일발디딜 곳 없는 저 허공에서아무 손잡을 곳도 없는 저 벼랑에서어떻게 그 한방울 한방울을 모아크고 실한 고드름방망이를 만들었을가하나 또 하나 기대와 의지들을 모아세워마침내 하나의 굵직한 선언을 기발처럼 추켜들기까지떨어져 분신쇄골될 각오를 하고모지름쓴것들이여떠나는겨울보다 도래하는 봄을 알리기 위해 너는 떳떳이 서있기에너에게서 겨울의 추위보다는 봄의 따뜻함을가슴으로 느낀다. 가을 /강효삼 나무들이 무더기로 잎을 떨군다주머니를 톡톡 털어 아낌없이동글납작전같은 나무잎들그것이 나무에겐 바로 돈이다 가을은 어느 길로 가든 돌아가는가는 길이 많고도 많아큰길이든 오솔길이든가는 길에 려비로 쓰라고무득무득 떨구어놓고혹여 길이 없어 낮도 밤같은숲을 거쳐 가는 가을에겐가다 힘들면 쉬고 갈 숙비로 쓰라고목마를 때 물이라도 사마시라고 뭉치뭉치 수북하게 주머니에 넣어준다주는 돈이 많아서 엄청나게 많아서이제 가을은 언제 어디로 가든돌아갈 걱정 없겠다 우리들의 중간역 / 강효삼 허허벌판 북방에 지평선에띄염띄염 외로운 중간역들하이얀 기와 빨간 고추다래조용한 마을 한때는 내리는 이들이 많아흰보따리 활 풀어와그르 웃음이 쏟아져 널리더니오늘은 줄레줄레 눈물만 실어보내네 떠남은 비고 만남만 늘어이제는 예가 종착역이 되더니만남은 가물들고 떠남만 많아오늘은 예가 시발역이 되누나갈사람 못갈사람다 보내놓고그 뉘 아직도 돌아올이 있다고이렇게 우두커니한일자로 해를 지우는거냐기다림에 마르다못해목이메는 중간역인데 그래도 기다림은 마저 사라지지않아저물녘 나붓기는 하이얀 연기이제 막 들어설 막차를 기다려동구밖애 서계신 어머니의 하얀머리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