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대가 오시더니、‍고농살이 리령감 춤췄다오、‍추음시첩、‍ㅡ 2 0 2 4. 1 2. 2 2 ㅡ

扶宣（拒私聊）

글/김례삼 저출처/연변인민출판사 공작대가 오시더니개털모자 눌러쓴 텁텁한 몸새공작대 마을에 들어왔지요집집마다 찾아와 다정히 묻고빈고농의 옛설음 알아주지요 지주, 부농 한쪽에 갈라놓으며한힘 같이 빈고농 일떠나래요원쑤들의 토지를 뺏아내라고우리들의 새힘을 돋궈줬지요 밤에 밤을 이어온 고소대회는빈고농의 앞길을 밝혀줬구요우리 벗과 원쑤가 누구인가를계급과의 투쟁에서 배워줬지요 뭉친 힘이 일떠나 폭풍 일구어지주, 부농 그 서슬 꺽어왔지요눌려 살던 빈고농 머리 쳐드니우리들의 새 정권 일어섰지요 공산당이 보내준 공작대 오니반가와라 우리도 해볕 보지요빈고농이 허리 편 우리 세상은공산당이 열어준 새 천지래요 1946.12. 사도령자에서 　　고농살이 리령감 춤췄다오 고농살이 리령감 춤췄다오부처같이 말없던 고정한 령감50평생 처음으로 춤췄다오 삼수 갑산 두메골도 막치기에서화전민 그 설음 황소처럼 묵새기더니삼림간수 올빼미눈 더는 피해 살수 없어살길 찾아 만주땅에 찾아왔건만—— 데릴사위 그 신세로 장가도 들어홑옷바람 떠는 안해 손목 이끌고쪽바가지 등짐으로 살길 찾아두만강 건너선지 스물도 몇해만에—— 제 나라 제 땅도 없는 그 신세산도 설고 물도 설은 이국땅이라강너머 고국하늘 바라다보며남몰래 흘린 눈물 얼마였드뇨? 기박한 고농살이 딱한 신세라천근같은 그 멍에에 눌려 살던 몸지주놈 학대마저 기막혔는데 엎친데 또 덮친다고능구렝이 왕가놈 그 건드림에피해 돌며 애태우던 그 안해마저원통해라 범이나 씹어갈놈의만주사변 란시통에 잃은 뒤로는불쌍한 안해도 제 신세도 기막혀황소의 영각에도 눈물 짜던 그 세월—— 일년 삼백 예순날 허리 펴볼 해가 없이탁배기 한잔 술로 울화를 풀수 없던기막힌 그 신세를 팔자탈로 알아오던 황소같은 고역살이 50평생에옳바르신 토지개혁 향도로 하여옥답이 차례진 꿈만 같은 새 세월——빈고농도 의젓이 허리 펼 날 왔으니 얼씨구나 절씨구나 제 흥에 겨워고농살이 리령감도 덩실덩실50평생 처음으로 춤췄다오 토개때 사도령촌에서 추음시첩(秋吟诗帖) 제철도 가기전 흰 기발 쳐들어 항복하는새치꽃 핀 언덕우에어느 철보다 지조를 빛내이는가을들국화 한층 고상스럽다 목자의 채찍에 따라 흘러가는토실토실한 양의 무리는 평화의 행진 같이멀리 지평선 향해 보무당당히 걸어간다 엄숙한 묵상이 진행되는 그 순간같이무겁게 머리숙인 조이삭 집체속에독재자의 화신 같은 허재비 모자우엔불경의 잠자리 조을고있다 해방된 약소민족의 군중대회 같이웃음이 밝은 해바라기밭역이삭의 무장해제에 대만 남은옥수수밭은 꼴 사나운 패잔병이다 위대한 화가의 조색판 같이채색 찬란한 가을들판은계절의 정열이 잉태해 낳은오묘한 결실의 호화판이다 영글은 논 곡식 황해를 이루어무한한 환희 출렁이는데돛배도 아닌 농부들 그림자 아물거려바람결테 격양가 새힘 담겼다 누런 밭머리 잔잔한 낟알같이점점이 보이는 밭이랑속에미레의 화폭을 련상케 하는이삿줏는 아낙네들 그림자 정서롭다 숙실의 논바닥 황도진영에어느때나 반동파인 야싸한 돌피는농부가 가을하는 심판의 낫끝에잘난체 쳐든 머리 잘려져간다 사양밭에 원두막이 할머니같이 웅크린참외밭에는농막을 거두는 로이늬 이마마치나 늙은 호박 같이 해볕에 빛난다 느티나무 늙은 그림자에 깔린 성황당 길옆중국령감 졸고 앉은 로점대우엔머루, 찔광이, 땅꽈리는 가을을 읊고있다 홍군이 입성할 때 우리들 가슴에매여진 펄럭이던 새빨간 리봉 같이가을을 맞이하는 농촌의 집집에는익은 고추다랭이 진홍색이다 도야지 흥타령 귀찮은 울곁에적화운동 한창인 고추밭에는붉은 고추만 따넣은 바구니옆농가부녀 머리우엔 태양이 웃음친다 독점자본가의 배통 같이 볼꼴 사나운볕쪼이는 도야지의 안온한 꿈도농사 잘된 이 가을 끔찍이도 고대하는박첨지의 회갑날엔 종언이란다 오곡으로 수놓은 가을풍경을서정의 유리잔에 담뿍 퍼담아상냥한 맥주 같이 단참에 꿀꺽마시고 싶으 오 오, 이 가을 촉감이여 1946.가을 목단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