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 얼마전에 옛 동료 A 씨를 만났다. 그는 퇴직하고 한국 딸 집에 가 10여년 살다가 며칠전에 돌아왔다고 한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그는 호주머니에서 꽤나 고급스러운 담배를 꺼내 한개비 권한다. 나는 사양하면서 금연 했다고 알려주었다. </p><p class="ql-block"> " 뭐야, 당신 같은 골초가 담배를 끊어?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 그는 깜짝 놀라한다. </p><p class="ql-block"> 우리는 과거 가끔씩 마작을 함께 놀았는데 하루에 담배 두 갑도 모자라 재떨이에서 담배 뽀디를 주아 피웠던 역사가 있었다. </p><p class="ql-block"> " 김동무, 지금도 술이야 통쾌하게 마시겠지? " 그가 물었다. </p><p class="ql-block"> " 술 담배 끊은지10년도 더 됐네." 내가 실토했다. 기실은 흰술은 안 마셔도 맥주는 한 두 잔씩 마신다. </p><p class="ql-block"> " 야, 정말 재미 없게 산다, 생활 질량이 형편 없네, 남자가 술 담배 안하고 무슨 락으로 사나?"</p><p class="ql-block">그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두 팔을 벌린다.</p><p class="ql-block"> " 물이 내리막으로 안 내려 가겠나?" 하면서 통쾌하게 술 마시던 김동무 어찌하여 이 모양이요, 싹 바보가 됐재우? "</p><p class="ql-block"> " 그렇게 됐소, 그러지 않아도 늙어가면서 바보가 돼 가고 있소" 나는 그의 말에 별로 개이치 않았다. 어쩌면 그의 말에 조금은 일리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 <p class="ql-block"> 내가 고중을 졸업하고 도문시 량수진 석두촌으로 하향 간 첫 해 일이다. 한번은 우리 소대에서 회식을 했는데 로대장이 나더러 노인들 상에 와서 술을 부으란다. 내가 제일 년세가 있는 좌상 어르신에게 첫 잔을 부으려는데 그 분의 동생이 자기 형님은 술을 못마신다고 붓지 말란다. 로대장도 그 다음 좌상은 동생분이라고 알려준다. 나는 좌상 어르신이 자기 동생을 쳐다 보는 눈빛이 이상하여 좌상 어른에게 첫 잔을 드렸다. 사양할 것이라 짐작했는데 어르신은 그 술잔을 받아 단모금에 쭉 들이 마신다. </p><p class="ql-block"> " 물이 내리막으로 안 내려 가겠느냐, 네 놈들이 술을 마시고 주정하는 꼴이 더러워서 안 마신다. " 좌상 어르신이 동생을 가리키며 큰 소리쳤다. 다들 어리둥절해있다가 박수를 쳐주었다. </p><p class="ql-block"> 나는 그 후 술자리에서 가끔 이 명언을 써먹군 했다. 술이 목구멍으로 술술 넘어 간다고 술이라 한다고 하면서 우통을 쓰기도 했다. </p> <p class="ql-block"> A 씨와 혜여저 집으로 돌아와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정말 바보가 된 기분이다. </p><p class="ql-block"> 지난 8월 우리 집 전기요금이 한달에 200원이 넘었다. 영감 노친이 사는 집 치고는 너무 많은 요금이라 생각하고 아내와 상의했다. 아내의 병 치료에 도음이 된다고 며느리가 사준 안마기와 움 다니기 불편하다고 산 김치냉장고를 한달 쓰지 말고 시험해보자고 했다. 전기요금이 한달에 60여원 절약되였다. 그런데 가을에 김치를 담구고 냉장고를 가동하니 고장 나 있었다. 수리부 세곳을 다니며 문의했는데 똑 같은 대답이다. 김치냉장고는 사용하다 장시간 쓰지않으면 구조상 싶게 파손되고 수리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p><p class="ql-block"> 60원을 절약하고 6000원을 주고 산 김치냉장고를 망가뜨렸으니 분명 바보 짓이다. </p><p class="ql-block"> 역시 지난 8월에 발생한 일이다. 아침에 전화가 왔다. 금년도 열공급비용을 지금 물면 기념품을 준다고 했다. 우리 집은 매년 내가 핸드폰으로 요금을 결산했다. 아내가 잔소리 한다. 작년에 기념품으로 우산을 주었는데 집에서 놀면 뭐하오, 바람도 쏘일 겸 한번 다녀 오란다. </p><p class="ql-block"> 내가 밖에 나오니 비꼬치질 한다. 마침 택시가 오길래 불러 세웠다. 지정된 장소에 가 요금을 물고 기념품으로 세척제 한 봉지를 타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억수로 퍼붓는다. 할 수 없어 또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4원짜리 세척제 한개를 타려고 택시비 22원을 팔았으니 이것도 분명 바보 짓이다. </p><p class="ql-block"> 또 한번은 와이파이가 없는 곳에서 돈 몇원을 벌겠다고 몇 시간 핸드폰을 놀았다. 집에 돌아오니 네트워크 련계 불가라고 메시지가 뜬다. 통신회사 영업실에 문의하니 요금이 마이나스 되여 끊겨 있는 상태란다. 내가 며칠전에 요금 100원을 물었다고 하니 핸드폰 데이터 (流量) 요금이 160원 지출 되였다고 알려준다.</p><p class="ql-block"> 정말 바보가 되여 가고 있는 기분이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p> <p class="ql-block"> 내가 내 사연을 우리 아파트 단지의 한 선배님게 이야기 했더니 선배님이 웃으면서 말씀한다. </p><p class="ql-block"> " 늙그면 늙은이 다와야지, 젊은이들처럼 총기가 총총하고 일처리가 딱 부러지면 그게 어디 늙은인가? 나이를 먹으면 다 그런거야, 난더후투 (难得糊涂) 란 말 있자나, 좀 어리숙하고 모르고 지나면 약이네" </p><p class="ql-block"> 농촌에서 양로원을 경영하는 한 지인이 알려준다. 사람이 늙그면 다시 어린애가 된다고. 경로원 노인들 누릉지를 더 달라고 싸운다, 치아가 한대도 없는 호물떡 노인도 같은 돈을 냈는데 나는 왜 안주는가 하면서 항의한다. 누릉지에 물을 부어 골고루 나누어 마시니 의견이 없다. </p> <p class="ql-block"> 아주 오래 전 이야기가 떠오른다. 우리 단위에 퇴직한 70대의 노인이 있었는데 매일 무도장에 장출근한다. 한번은 노년절 술 자리에서 내가 그 노인에게 물었다. </p><p class="ql-block"> " 우아하고 몸매가 아름다운 그러나 무도를 잘못추는 여성분과 무도는 잘추나 인물이 추한 여성분 중 무도 상대로 어느분을 선택하겠습니까?"</p><p class="ql-block"> 그 노인님은 아무런 주저심도 없이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성분을 선택하겠다고 말씀했다. 아름다움을 추구아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란다. 우아한 여성분과 춤을 추면 지금도 가슴이 설레인다고 말씀했다. </p><p class="ql-block"> 그 자리에 있던 우리 젊은이들 배를 끌어안고 웃어댔다. 우리는 그 때 한창 나이였고 우리 눈에는 70대는 파파 늙은이로 보이였다. 사랑도 애정도 그들에게는 부질없는 일일 것이라 생각했다. </p><p class="ql-block"> 그런데 세월은 흘러 내가 그 나이가 되었다. 그 노인님의 말씀을 이제서야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p><p class="ql-block"> 다가오는 삶의 종착역을 생각하면서 바보가 될까봐 근심걱정하지 말고 자연의 섶리로 생각하고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까?! </p><p class="ql-block">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신경쓰기 보다는 자신의 원하는 삶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p><p class="ql-block">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p><p class="ql-block">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p><p class="ql-block"> 그리고 사랑합니다! (끝)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