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제일 젊은 날

신호순

　　오늘이 제일 젊은 날

2023년 12월 22일에 보바스기념병원 1층 병동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다는 기쁜 소식에 환자와 간병인들의 얼굴마다 웃음꽃이 활짝 피여났다.

어찌 그렇지 않으랴!!

3년넘께 총소리 없는 코로나와의 전쟁은 환자와 간병인들의 마음에서 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역사의 한 페지로 남았으니 말이다.

오늘의 이 파티를 위해 한병실에 있는 동료 조혜리선생님의 아이디어로 우리 두 사람이 각각 예쁜 남장여장 한복을 하고 쌍무를 추기로 했다.

시간을 맞춰 무용 복장을 입고 환자를 휠체에 모시고 지정된 장소로 향하는 나의 마음은 떨리고 설레이면서 마음이 교차되는 순간이였다.

와~이쁘다는 환호소리,

음악이 울리자 나는 덩실덩실 조혜리님은 사뿐사뿐 있는 실력 그대로 즐거운 마음으로 마무리를 잘 할 수가 있었다. 춤이 끝나자 열렬한 박수갈채와 함께 마치 연예인이 된 듯 많은 사람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기는 감동스러운 최고의 순간으로 참으로 감개무량했다.

처음 조혜리님께서 남녀쌍무로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리자고 제안 하였을때 나는 주저하였다. 왜냐하면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가끔 용기를 내여 "노래를 하면 음치네에~, 춤을 추면 몸이 유연하지 못하네에~"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많이 받아왔기때문이다.그런데 배우면 잘할 수 있다는 혜리님의 적극적인 제안에 "그래 좀 부족하면 어떠랴 간병인으로서 어르신들께 즐거움을 안겨드리는 것이 최고의 선물이지"라고 마음먹고 춤에 도전장을 던졌다.

춤 기초가 하나도 없는 나는 손발을 절주에 일치하게 맞추지 못해서 한 소절을 배우는 시간도 한참은 걸렸다. 요령 없이 추어서 그런지 땀만 줄줄 흘렸고 온몸이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렇지만 마음만은 즐겁게 짬짬의 시간에 연습을 하였다. 흘린 땀방울의 노력으로 요양병원이란 아픔의 많은 적막한 곳에서 높은 예술 기교는 아니었지만 많은 사람들께 기쁨의 웃음을 드릴 수 있었다는 부듯함을 한가슴 가득 않게 되였다.

뒤를 이어 중국동포애심 간병인 협회 송년회, 한민족연합회 책 출간 및 송년회 무대에서도 도전의 즐거움을 만끽하였다.

기쁨의 희열을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동영상을 여기저기 전송했다. "신호순이가 무대에서 노래와 춤을 추었다고? 세상에 이런 일도 있는가?"

간병 일을 하면서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이다." 라는 것을 늘 가슴 깊이 체험하고 있다. 최고가 아니여도 다채롭게 어르신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드리고,나도 즐거운 마음으로 흘러가는 세월과 동행하련다.

모든 열매는 노력의 결실이다.

2024년 6월 27일 한민족방송 "보고싶은 얼굴, 그리운 목소리"에서의 우수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