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마지막 날에(十月将尽)

金千根

<p class="ql-block">  해여진 세월의 자락을 붙잡고 숙연한 슬픔을 반추한다. 죽어가는 아픔을 노래하여 시인이 되는 것은 오롯이 우리 인간 뿐이리. 가을의 마감 락엽들에 발목을 묻고 겨울의 첫 눈들을 눈등에 녹이자. 그러면 나도 겨울까지 산 완미한 인간이 되는가. 아무도 아닌 나를 나처럼 살기도 전에는 땅이 되여가는 나를 기다리며 꽃이야 피지 말라.</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