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임은숙 가을 시 3수

메아리 MEARI 诗朗诵

<p class="ql-block"><b style="font-size:20px;">가을 인연 / 임은숙</b></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가을처럼 익은</p><p class="ql-block">인연이고 싶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커피 한 잔의 고독과 외로움을</p><p class="ql-block">슬프도록 아름다운 빛깔로 그려내는</p><p class="ql-block">가을 닮은 인연이고 싶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오래 헤어졌다 만나도</p><p class="ql-block">전혀 서먹치 않는</p><p class="ql-block">어제 보고 오늘 다시 보는 것처럼</p><p class="ql-block">손잡고 너스레를 떨 수 있는</p><p class="ql-block">넉넉하고 편한 인연이고 싶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높아진 하늘만큼</p><p class="ql-block">벅찬 푸름으로 </p><p class="ql-block">서로에게 힘이 되고 기쁨이 되는</p><p class="ql-block">침묵의 언어로</p><p class="ql-block">모든 걸 그러안는 인연이고 싶다</p> <p class="ql-block"><b style="font-size:20px;">다 잊고 살려고 해 / 임은숙</b></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네가 내게 했던 말들과</p><p class="ql-block">내가 네게 보였던 미소</p><p class="ql-block">그리고</p><p class="ql-block">낮과 밤이 엇갈리는 경계에서</p><p class="ql-block">무리 지어 몰려다니던 하얀 꿈들과</p><p class="ql-block">새벽이슬의 반짝임을</p><p class="ql-block">다 잊고 살려고 해</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슬프지 않은 가을이 없듯이</p><p class="ql-block">아프지 않은 사랑이 있을까마는</p><p class="ql-block">떠나고 싶은 계절과</p><p class="ql-block">머물고 싶은 사랑 사이에서</p><p class="ql-block">두 번 다시</p><p class="ql-block">너로 하여 웃지 않고</p><p class="ql-block">너로 하여 울지 않을 거야</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그 숱한 날들의 회색빛 사연들과 </p><p class="ql-block">깊어갈수록 아파야만 하는</p><p class="ql-block">슬픈 사랑의 줄다리기</p><p class="ql-block">이제 다 잊고 살려고 해</p> <p class="ql-block"><b style="font-size:20px;">가을날 꿈의 대화/ 임은숙</b></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누군가</p><p class="ql-block">기억하고 있을까</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흰 눈 사이로 멀어져가는</p><p class="ql-block">운명이라 불렸던 붉은 상처와</p><p class="ql-block">서로만을 위해 뛰던 아픈 심장과</p><p class="ql-block">같은 꿈을 꾸던 우리의 대화를</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어둠이 내리고</p><p class="ql-block">또 한 계절이 가면</p><p class="ql-block">떨어지는 낙엽</p><p class="ql-block">아무렇지 않게 바라볼 수 있을까</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못 다한 아쉬움을 다독이는</p><p class="ql-block">저기 저 펑펑 퍼붓는 눈송이가</p><p class="ql-block">그만, 이제 그만</p><p class="ql-block">쉬지 않고 속삭이는데</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잊는다며 놓지 못한</p><p class="ql-block">가을날의 설익은 사연</p><p class="ql-block">종일 하얗게 흐느낀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