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꽃이 늙는 줄 몰랐다 / 김춘산</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꽃밭에서</p><p class="ql-block">꽃씨를 줏다가</p><p class="ql-block">꽃도 늙는다는 것을 알았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늘 활짝 피여있을 줄 알았는데</p><p class="ql-block">늘 아름다운 줄 알았는데</p><p class="ql-block">꽃이 누렇게 늙어버린 것이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엄마도 젊어선 꽃이였다고 한다</p><p class="ql-block">고운 꽃이였다고 한다</p><p class="ql-block">콩밭 매는 엄마 이마에</p><p class="ql-block">고랑이 깊어진 것을 보고도</p><p class="ql-block">창가에 무서리 내린 밤</p><p class="ql-block">엄마 귀밑에 흰서리 내린 것을 보고도</p><p class="ql-block">엄마가 늙는 줄 몰랐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엄마가 늙은 줄 모르던 내가</p><p class="ql-block">꽃이 늙는 것 보고 눈물이 났다</p><p class="ql-block"><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