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봄

朴春花 하아얀 박꽃

<p class="ql-block">따뜻한 해살 부드러운 봄바람에 만물이 깨어나는 봄 , 계절의 봄이 오니 마음의 봄도 오나보다 . 일년 거의 글쓰기를 잠수하고 있던 이 내 마음도 푸른 새싹과 함께 글쓰기 열정이 되살아나는 , 이 봄은 정녕 아무렇거나 지낼 봄이 아니다 . </p><p class="ql-block">파아란 나무잎새 사진에 담으면서 영감이 떠오르고 벅찬 느낌에 디카시를 써보았다 . 시향에 젖어 나도 큰 시인이라도 된듯 괜히 흥분하며 이 봄을 맞았다 . 그것도 잠시 겨우 두 세수 써내고 나니 일찍이 피어난 꽃들은 벌써 바람따라 색바랜 꽃잎을 날려버리고 관상용 꽃은 열매도 맺어보지 못하고 그렇게 청춘의 한순간을 화려하게 스쳐보내면서 래년을 기약한다 .매화꽃도 산수유꽃도 벚꽃도 목련꽃도 또 이름모를 여러가지 꽃들도 스쳐지나 버린 아름다움과 그 향에 절찬을 듬뿍 안고 퇴장한다 . 복사꽃 , 사과꽃 , 오얏꽃,앵두꽃 , 살구꽃 사과배꽃 등 과일나무 꽃들은 봄바람의 손길에 화분도 받고 열매도 잉태하고 자기만의 삶으로 충족하게 행복의 시간을 가진다 .가을의 황금꿈을 키워가면서 고맙고 고마운 봄이다 .</p><p class="ql-block">모두들 예쁜 꽃 사진에 담으며 시향에 흠뻑 빠져 멋진 디카시를 척척 써내는 이 봄 , 오늘은 어쩐지 시들어 말라버린 ,바람에도 잎새를 흘리지 않은 꽃나무를 보니 애잔한 감정이 북받쳐 디카시를 써 보았다 . 무슨 꽃인데 이름은 알지 못해도 며칠전 예쁘게 활짝 핀 꽃을 보았을 땐 그저 예쁘구나 감탄만 했었고 굳이 디카시에 담지 않았었는데 며칠 지나 꽃이 질 때에 눈길 돌리면서 발길이 멈추어졌다 . 다른 꽃들은 바람에 따라 잎새가 한잎 한잎 나무아래서 길바닥에서 아무렇겠나 흩날리고 짓밟히고 하는데 나뭇가지에 매달려 바람 아랑곳 않고 말라버린 꽃송이를 보았다 . 어쩌면 순정하나 가슴에 안고 타들어간 처녀마음 아닐까 싶은 애잔함과 경건함이 마음을 적신다 . 봄을 노래하는 마음이 꽃들을 휘저어놓고간 이 봄이 ,곧 지나갈 이 봄이 ,여름으로 다가서는 이 봄이 무정해 보이기도 한 느낌이다 . </p><p class="ql-block">아리랑 봄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나소 말해주고 싶은 봄이다 ! </p> <p class="ql-block">2024년4월 21일 연교에서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