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수석, 니속을 달리며</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언제부터였나</p><p class="ql-block">나의 마음 니속을 달리며 </p><p class="ql-block">쉼도 모르고 나아갔다</p><p class="ql-block">이젠 니속에 내가 있고 </p><p class="ql-block">내속에 니가 있어 </p><p class="ql-block">생활의 한모퉁이 꽃처럼 장식하며 </p><p class="ql-block">우리는 서로를 의지하는 </p><p class="ql-block">자별난 사이가 되여버렸다</p><p class="ql-block">너를 떠나 나의 삶에 의미가 없어졌고</p><p class="ql-block">나를 떠나 너는 소중한 보듦을 </p><p class="ql-block">찾지 못하지</p><p class="ql-block">그냥 우리 이렇게 서로를 믿으며</p><p class="ql-block">구름같은 한세상 살아보는 거야</p><p class="ql-block">하루에도 골백번 머리가 핑글핑글 </p><p class="ql-block">돌아가는 그 분들보다 </p><p class="ql-block">나는 수수하고 진솔한 네가 더 맘에 든다</p><p class="ql-block">세상사 모두 악취로 뒤덮일지라도</p><p class="ql-block">오직 너만은 내옆에 진실로 남아</p><p class="ql-block">내마음 어루쓴다 부드럽게 부드럽게....</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2024년 4월 8일 저녁 </p> <p class="ql-block">수석 10</p><p class="ql-block">림금산</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너의 발아래 엎드려</p><p class="ql-block">나는 아득히 높이솟은</p><p class="ql-block">너를 우러르며 나를 굽어본다</p><p class="ql-block">너의 기슭에 찰랑이며</p><p class="ql-block">나는 세월을 갈무리한 </p><p class="ql-block">저 용용한 파도를 숙본다</p><p class="ql-block">아무리 거세찬 광풍폭우도</p><p class="ql-block">너는 쉬이 밀어버리고</p><p class="ql-block">아무리 이악스런 비구름도</p><p class="ql-block">너는 손쉽게 헤갈랐다</p><p class="ql-block">천년 만년을 살아온</p><p class="ql-block">너앞에서 한백년도 못살</p><p class="ql-block">내가 가증스럽다</p><p class="ql-block">그 한백년도 참하게 못살고</p><p class="ql-block">얼기설기 거미줄 느리며</p><p class="ql-block">막돌로 구을러 다니는 </p><p class="ql-block">나는 내가 가석해 통곡한다…</p><p class="ql-block"> 2010년 9월 7일 저녁</p> <p class="ql-block">수석 9-1</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너무나도 어질은</p><p class="ql-block">성품을 수천년 안았구나</p><p class="ql-block">너무나도 강인한 </p><p class="ql-block">모습을 수백년 품었구나</p><p class="ql-block">물이면 물</p><p class="ql-block">모래면 모래</p><p class="ql-block">언제나 달게 한몸에 </p><p class="ql-block">싸안고 내처 달렸구나</p><p class="ql-block">세월이 닳아 모지라지도록</p><p class="ql-block">강산이 돌아누워 수백번</p><p class="ql-block">차마 눈으로만 볼수없어</p><p class="ql-block">차마 손으로만 만질수없어</p><p class="ql-block">어제도 오늘도 나는 </p><p class="ql-block">피솟는 심장으로 받든다</p><p class="ql-block">하늘을 써는 태양같은 </p><p class="ql-block">너의 존재를!!</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2010년 9월 7일 저녁</p> <p class="ql-block">수석</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두만강 한복판에 </p><p class="ql-block">지금 오석이 조용히 앉아있다</p><p class="ql-block">몸체의 반쯤은 모래에 묻어놓고</p><p class="ql-block">하늘향해 기도(祷告)드리고 있다</p><p class="ql-block">새가 날아가다 하얀 똥을 싸대도 </p><p class="ql-block">바람이 귀뿌리를 때려도 </p><p class="ql-block">물결이 머리에 감겨들어도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오석은 그냥 그 한자리</p><p class="ql-block">변함없이 토시고 앉아</p><p class="ql-block">인고(忍苦)의 수련을 곱씹는다</p><p class="ql-block">차츰, 주위는 온통으로 </p><p class="ql-block">찬란한 오석의 빛에 </p><p class="ql-block">검푸르게 달아오른다...</p><p class="ql-block"> (공사년 봄이 오는 삼월에)</p> <p class="ql-block">님을 마셨습니다 </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님의 감실감실한, 향내나는 </p><p class="ql-block">머리칼을 마셨습니다 </p><p class="ql-block">님의 차랑차랑한, </p><p class="ql-block">짠한 노래를 마셨습니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님의 눈물겨운 지난날 얘기를 </p><p class="ql-block">진한 감동으로 마셨습니다 </p><p class="ql-block">님의 언약은 너무도 싱싱해 </p><p class="ql-block">단숨에 가슴으로 마셨습니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님의 눈동자에서 쏟아지는 </p><p class="ql-block">깊고 따가운 사랑은 </p><p class="ql-block">한방울도 남김없이 </p><p class="ql-block">심장으로 크게 크게 마셨습니다 </p> <p class="ql-block">수석18</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돌의 세계는 랑만의 세계</p><p class="ql-block">돌속에서 은은한 노래가 흘러나오고</p><p class="ql-block">돌속에서 향기로운 안개가 솟구치고 </p><p class="ql-block">돌속에서 우리 가락이 춤을 춘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돌은 석질로 인끔을 높이고 </p><p class="ql-block">돌은 기이함으로 더욱 싱싱하고 </p><p class="ql-block">돌은 따뜻함으로 자연을 안아 일으키고 </p><p class="ql-block">돌은 도고함으로 자존을 지키고 </p><p class="ql-block">돌은 무언으로 발언을 한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돌의 세상은 물과 산과 꽃과 나비와</p><p class="ql-block">밤과 낮과 비바람과 눈보라와 </p><p class="ql-block">불과 물과 구름과 태양이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아니, 돌의 세상은 </p><p class="ql-block">모든 자연과 우주 그 자체다...</p> <p class="ql-block">날아가는 눈물</p><p class="ql-block">-한국서 일하는 동생들을 울며</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륙지의 눈물방울들이 </p><p class="ql-block">바다에 가득 흘러들어</p><p class="ql-block">바다밑 소금에 짠 독을 가한다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비탈의 이슬들이 </p><p class="ql-block">수천의 눈물방울로 구을러가</p><p class="ql-block">바다밑의 미역에 </p><p class="ql-block">짜가운 풀칠을 더한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소금알들은 바다밑에서</p><p class="ql-block">썩고 썩어 짜디짠</p><p class="ql-block">눈물로 염글어 폭발하고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검푸른 미역잎들은 </p><p class="ql-block">진하게 독이 올라</p><p class="ql-block">바다속에 기발을 휘젓는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갈매기들은 매일마다</p><p class="ql-block">구슬프게 빛나오르는</p><p class="ql-block">짜가운 구슬을 꿰여 갖고 </p><p class="ql-block">저-기 해솟는 수평선에로</p><p class="ql-block">날아를 간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2009. 3 15.</p> <p class="ql-block"> 수석 </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그날은 석복이 터져 수석 두점이나 안아왔다</p><p class="ql-block">작업실 란초꽃 곁에 정히 놓았는데 </p><p class="ql-block">이리봐도 명석 저리봐도 명석 </p><p class="ql-block">그날은 거의 잠을 못청하고 </p><p class="ql-block">새벽녘 폰으로 수석과 함께 사진을 찍고서야 </p><p class="ql-block">지친 몸을 잠바다에 던질수 있었지...</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며칠후 좌대를 만들어 그우에 살짝 모셨더니</p><p class="ql-block">오른쪽 수석에선 새소리 재재재</p><p class="ql-block">왼쪽 수석에선 물결소리 촤르르- 촤르르</p><p class="ql-block">순간, 코를 자극하는 강의 비릿한 냄새</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이젠 수석없인 못사는 인생</p><p class="ql-block">?오늘은 또 어디? 어느 푸른 하늘밑에서 </p><p class="ql-block">나의 사랑하는 돌들과 놀라운 상봉을 기약할가</p> <p class="ql-block">련인의 미소</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이제 막 터지는 빛입니다</p><p class="ql-block">맑은 하늘에 흔연한 </p><p class="ql-block">흰구름의 설레임</p><p class="ql-block">가슴바다 시원히 열리게 하는</p><p class="ql-block">천상의 선물입니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오붓한 우리 동네</p><p class="ql-block">골목골목을 지날 때마다</p><p class="ql-block">꽈-악 메우며 풍겨나는 </p><p class="ql-block">살구꽃향을 나는 봅니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훈훈한 춘풍</p><p class="ql-block">오늘도 나는 </p><p class="ql-block">양지바른 앞남산 수풀속에서</p><p class="ql-block">폭발하는 함박꽃을 </p><p class="ql-block">보았습니다.</p> <p class="ql-block">수석2</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돌이 돌로 태여났어도 </p><p class="ql-block">하냥 굳은 신념으로 자신을 갈고 닦아 </p><p class="ql-block">명석(名石)으로 빛나기 까지 </p><p class="ql-block">얼마나 많은 인고의 슬픈 강을 건넜을가?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한낮 시골 농사군의 자식으로 태여나 </p><p class="ql-block">그 푸른 밤을 수없이 패며 </p><p class="ql-block">오직 하나 굳은 념원을 한품에 꼬옥 껴안고 </p><p class="ql-block">땅동이를 흘리고 붉은 피를 토하면서 </p><p class="ql-block">자신을 지적으로 갈고 닦아 </p><p class="ql-block">박사(博士)로 도사(道士)로 되기까지</p><p class="ql-block">얼마나 많은 불면불휴의 나날을 쪼각냈을가?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이 순간, 수석을 바라보면서 나는 </p><p class="ql-block">저 아득히 높은 하늘에 박혀 </p><p class="ql-block">빛나는 보석으로 반짝이는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수많은 성현(圣贤)들을 생각한다...</p><p class="ql-block"> (2024년2월16일 새벽)</p> <p class="ql-block">수석3</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물에 씻기고 바람에 샤워를 해서 </p><p class="ql-block">돌이 수정으로 변신했나?</p><p class="ql-block">아니면 어제밤 하늘의 뭇별들이 </p><p class="ql-block">그대로 바다기슭에 내려앉았나?</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전설에 칠선녀가 하늘서 못에 내려와 </p><p class="ql-block">목욕을 하다기 돌아갈 때 </p><p class="ql-block">옷을 누가 감추어서 하늘나라에 </p><p class="ql-block">못 오르고 륙지에서 </p><p class="ql-block">나무군 총각과 살았다고 하던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아마도 하늘에서 선녀들이 </p><p class="ql-block">갖고 놀던 이쁜 돌들이 </p><p class="ql-block">어제 밤 그대로 목욕하러 </p><p class="ql-block">바다가에 내려온 것은 아닌지?</p><p class="ql-block">수석4</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수석인이 매일매일 지어나르는 건 </p><p class="ql-block">결코 저 한낮 강가의 돌이 아니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그건 강의 흐름이요 강의 물결이요 </p><p class="ql-block">바다의 파도요 바다 한 가운데의 바위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그건 들꽃의 향기요 산새의 노래요 </p><p class="ql-block">저 푸르 청청한 산이요 구름이요 노을이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아니, 그건 별이 빛나는 저 광막한 우주다...</p> <p class="ql-block">수석5 </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그날은 석복이 터져 수석 두점이나 안아왔다</p><p class="ql-block">작업실 란초꽃 곁에 정히 놓았는데 </p><p class="ql-block">이리봐도 명석 저리봐도 명석 </p><p class="ql-block">그날은 거의 잠을 못청하고 </p><p class="ql-block">새벽녘 폰으로 수석과 함께 사진을 찍고서야 </p><p class="ql-block">지친 몸을 잠바다에 던질수 있었지...</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며칠후 좌대를 만들어 그우에 살짝 모셨더니</p><p class="ql-block">오른쪽 수석에선 새소리 재재재</p><p class="ql-block">왼쪽 수석에선 물결소리 촤르르- 촤르르</p><p class="ql-block">순간, 코를 자극하는 강의 비릿한 냄새</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이젠 수석없인 못사는 인생</p><p class="ql-block">?오늘은 또 어디? 어느 푸른 하늘밑에서 </p><p class="ql-block">나의 사랑하는 돌들과 놀라운 상봉을 기약할가</p> <p class="ql-block">수석6</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내가 수석에 빠진 건 다름아니라 </p><p class="ql-block">수석이 나의 사랑하는 소중한 련인이기 때문</p><p class="ql-block">언제나 수석과 함께 하면 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p><p class="ql-block">힘들어도 힘든줄 모르고 </p><p class="ql-block">걷고 걸어도 길이 먼줄도 모른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수석이 있는 곳이면 나의 보금자리</p><p class="ql-block">수석이 잠든 곳이면 나의 작업장</p><p class="ql-block">수석은 그냥 그 한자리만 지키면서 </p><p class="ql-block">나한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지만 </p><p class="ql-block">수석은 나한테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한다</p><p class="ql-block">그래서 수석이 있는 곳이면 </p><p class="ql-block">나의 더운 발자취가 찍혀있고 </p><p class="ql-block">그래서 수석의 산지는 나의 </p><p class="ql-block">차원높은 향수의 고향으로 자리잡는다 </p><p class="ql-block">오--이 세상에 수석이 없다면 </p><p class="ql-block">나는 이 어지런 세상을 어떻게 견뎌낼가?</p><p class="ql-block">오직 수석이 있어 나의 삶에 향기가 감돌고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오직 수석이 있어 나의 청춘은 늙을줄 모르나니</p><p class="ql-block">수석아, 너는 내 평생 안고갈 생의 보람이다 ... </p> <p class="ql-block">수석7</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돌이 돌로 태여났어도 </p><p class="ql-block">하냥 굳은 신념으로 자신을 갈고 닦아 </p><p class="ql-block">명석(名石)으로 빛나기 까지 </p><p class="ql-block">얼마나 많은 인고의 슬픈 강을 건넜을가? </p><p class="ql-block">한낮 시골 농사군의 자식으로 태여나 </p><p class="ql-block">그 푸른 밤을 수없이 패며 </p><p class="ql-block">오직 하나 굳은 념원을 한품에 꼬옥 껴안고 </p><p class="ql-block">땅동이를 흘리고 붉은 피를 토하면서 </p><p class="ql-block">자신을 지적으로 갈고 닦아 </p><p class="ql-block">박사(博士)로 도사(道士)로 되기까지</p><p class="ql-block">얼마나 많은 불면불휴의 나날을 쪼각냈을가? </p><p class="ql-block">이 순간, 수석을 바라보면서 나는 </p><p class="ql-block">저 아득히 높은 하늘에 박혀 </p><p class="ql-block">빛나는 보석으로 반짝이는 </p><p class="ql-block">수많은 성현(圣贤)들을 생각한다...</p><p class="ql-block"> (2024년2월16일 새벽)</p> <p class="ql-block">수석8</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한수의 시로는 돌을 써낼수가 없다</p><p class="ql-block">돌의 가치는 몇수의 시로도 결코 </p><p class="ql-block">뭉때리릴 수 없는 것이다</p><p class="ql-block">그 많은 돌의 가치를 어찌 </p><p class="ql-block">순진한 돌에 대한 너의 하찮은 </p><p class="ql-block">사랑으로 뭉때릴 수 있을가?</p><p class="ql-block">돌에는 돌만의 문화부호가 있고 </p><p class="ql-block">돌에는 돌만의 예술적 표기가 있고 </p><p class="ql-block">돌에는 돌만의 미적인 기호가 있고 </p><p class="ql-block">돌에는 돌만의 깊은 철학이 있으매 </p><p class="ql-block">함부로 붓을 날려 돌을 그리지 말라</p><p class="ql-block">돌은 니가 사랑하지 않더라도 </p><p class="ql-block">그냥 그 한자리를 굳히면서 </p><p class="ql-block">돌만의 존재가치가 다분하거늘 </p><p class="ql-block">함부로 돌을 안다고 말하지 말라 </p><p class="ql-block">돌을 안다고 말할 때 돌은 너의 곁을 떠날 것을 </p><p class="ql-block">돌을 자기 나름으로 감상할 때 </p><p class="ql-block">돌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을 </p><p class="ql-block">돌에 경도하여 돌만을 파고들 때 </p><p class="ql-block">돌은 쉽게 내속을 알려주지 않거늘</p><p class="ql-block">돌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p><p class="ql-block">천천히 다가가 돌의 노예가 되라 </p><p class="ql-block">돌앞에서 너의 코대를 깎아내라 </p><p class="ql-block">돌앞에 너의 고귀한 머리를 숙여라 </p><p class="ql-block">아니, 돌앞에 그냥 무릂을 꿇어라...</p><p class="ql-block"> (2024년 2월 16일) </p> <p class="ql-block">수석9</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삼라만상이 다 잠든 깊은 밤이면 밤마다 </p><p class="ql-block">고요한 정적을 깨며 나는 돌의 소리를 듣는다</p><p class="ql-block">그러면 돌은 말없이 조용히 </p><p class="ql-block">돌의 음성을 들려준다 </p><p class="ql-block">돌의 음성은 그 심산계곡으로 흐르는 </p><p class="ql-block">시원한 물의 흐름소리다</p><p class="ql-block">돌의 말씀은 까치가 우는 </p><p class="ql-block">그 숲이 무성한 유곡(幽谷)의 나무아지에 앉아 </p><p class="ql-block">깍깍깍--청아한 소리로 희소식을 전해주는 </p><p class="ql-block">산까치의 맑진 소리다 </p><p class="ql-block">깊은 밤이지만 돌은 벌써 일찍 깨여서 </p><p class="ql-block">천하만물을 쓰다듬으며 자기만의 </p><p class="ql-block">새벽기도(祷告)를 시작한다 </p><p class="ql-block">저 높은 성당(圣堂)의 수많은 성도(圣徒)들처럼 </p><p class="ql-block">주얼주얼 혼자말로 기도(祷告)를 하는 것이 아니다</p><p class="ql-block">돌은 한마디 말도 없이 서서히 열리는 </p><p class="ql-block">새벽하늘을 향하여 은은한 눈빛으로 </p><p class="ql-block">새벽기도(祷告)를 한다 ...</p> <p class="ql-block">수석10</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수석아, 오늘 오랜 생각끝에</p><p class="ql-block">너를 “사랑한다” 고 고백해 버렸구나 </p><p class="ql-block">하지만 고백한후 어딘가 </p><p class="ql-block">두려움이 느껴짐은 무엇 때문일가?</p><p class="ql-block">아마도 그 험난한 물의 세례를 </p><p class="ql-block">바람의 세례를 내가 과연 </p><p class="ql-block">너처럼 이겨낼수 있을가 근심되네 </p><p class="ql-block">그 무서운 세월의 눈비와 </p><p class="ql-block">황사와 홍수를 내가 과연 </p><p class="ql-block">인내해 낼수가 있을가 의심되네 </p><p class="ql-block">너무도 사랑해서 쉽게 고백한 건 아닌지?</p><p class="ql-block">돌처럼 나도 하늘을 품어안고 </p><p class="ql-block">바다를 헤쳐가며 </p><p class="ql-block">들꽃의 유혹과 꿀벌의 응석과 </p><p class="ql-block">물고기의 스킨십과 </p><p class="ql-block">그 모든 황홀함의 치정을 </p><p class="ql-block">이겨내고 너처럼 굳세게 </p><p class="ql-block">강 한복판에서 또는 강강기슭의 가시밭 속을 </p><p class="ql-block">떳떳이 헤쳐나갈수가 있을가?</p><p class="ql-block">그 수백년 캄캄칠야 어둔 밤의 무서움을 </p><p class="ql-block">그 수천년 여름의 불같은 뜨거움을 </p><p class="ql-block">그 황홀한 달과의 빛나는 데이트를 </p><p class="ql-block">그 찬란한 봄과의 푸른 연애를 </p><p class="ql-block">과연 내가 떨쳐버릴수가 있을가? </p><p class="ql-block">답답해라 말을 해다오...</p><p class="ql-block">하지만 고백은 이미 쏟친 물</p><p class="ql-block">다시 그릇에 담을수는 없는 것</p><p class="ql-block">에라, 그렇다면 그럴바엔 차라리</p><p class="ql-block">저 창창히 높은 하늘을 향해</p><p class="ql-block">저 끝간데 없이 멀리로 펼쳐진 들판을 향해 </p><p class="ql-block">“사랑한다-” 높이높이 웨쳐부르며 </p><p class="ql-block">이 한생을 너한테 밑창까지 </p><p class="ql-block">깡그리 깡그리 바쳐야 할가부다 ... </p> <p class="ql-block">수석 </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돌에는 시가 있다</p><p class="ql-block">돌의 시는 바람이 쓰고 </p><p class="ql-block">물결이 쓰고 </p><p class="ql-block">노을이 쓰고 </p><p class="ql-block">들꽃이 쓰고</p><p class="ql-block">세월이 쓴다 </p><p class="ql-block">돌의 시는 </p><p class="ql-block">돌의 몸체에 새겨져 있지 않다</p><p class="ql-block">돌의 시는</p><p class="ql-block">돌이 아침저녁으로 숨쉬는</p><p class="ql-block">그 숨결속에 새겨져 있고 </p><p class="ql-block">오래도록 세월을 인내해온 </p><p class="ql-block">돌의 가슴속에 새겨져 있고 </p><p class="ql-block">인고의 뭇산을 넘어온 </p><p class="ql-block">돌의 수마(水磨)와 풍마(风磨)와</p><p class="ql-block">거듭되는 샤워의 수련끝에 </p><p class="ql-block">돌의 령혼속에 새겨져 있다</p><p class="ql-block">저 넓게 펼쳐진 백사장을 </p><p class="ql-block">고개 숙여 눈주어 보아라 </p><p class="ql-block">돌이 수천년 수만년 마음을 깎고 톱질한 </p><p class="ql-block">그 노오란 톱밥이 뜨겁게 뜨겁게 </p><p class="ql-block">한마당 펼쳐진게 아니냐?</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저 푸르게 흘러가는 하늘을 </p><p class="ql-block">머리 건뜩 쳐들고 바라 보아라 </p><p class="ql-block">돌이 수억년 토해낸 푸른 숨결이 </p><p class="ql-block">저렇게 높은 곳에 날아올라 </p><p class="ql-block">시퍼렇게 시퍼렇게 휘날리는 것이 아니냐!! </p><p class="ql-block"> (2024년 2월7일 저녁 11시)</p> <p class="ql-block">수석</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돌이 돌로 태여났어도 </p><p class="ql-block">하냥 굳은 신념으로 자신을 갈고 닦아 </p><p class="ql-block">명석(名石)으로 빛나기 까지 </p><p class="ql-block">얼마나 많은 인고의 슬픈 강을 건넜을가? </p><p class="ql-block">한낮 시골 농사군의 자식으로 태여나 </p><p class="ql-block">그 푸른 밤을 수없이 패며 </p><p class="ql-block">오직 하나 굳은 념원을 한품에 꼬옥 껴안고 </p><p class="ql-block">땅동이를 흘리고 붉은 피를 토하면서 </p><p class="ql-block">자신을 지적으로 갈고 닦아 </p><p class="ql-block">박사(博士)로 도사(道士)로 되기까지</p><p class="ql-block">얼마나 많은 불면불휴의 나날을 쪼각냈을가? </p><p class="ql-block">이 순간, 수석을 바라보면서 나는 </p><p class="ql-block">저 아득히 높은 하늘에 박혀 </p><p class="ql-block">빛나는 보석으로 반짝이는 </p><p class="ql-block">수많은 성현(圣贤)들을 생각한다...</p><p class="ql-block"> (2024년2월16일 새벽)</p> <p class="ql-block">수석</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물에 씻기고 바람에 샤워를 해서 </p><p class="ql-block">돌이 수정으로 변신했나?</p><p class="ql-block">아니면 어제밤 하늘의 뭇별들이 </p><p class="ql-block">그대로 바다기슭에 내려앉았나?</p><p class="ql-block">전설에 칠선녀가 하늘서 못에 내려와 </p><p class="ql-block">목욕을 하다기 돌아갈 때 </p><p class="ql-block">옷을 누가 감추어서 하늘나라에 </p><p class="ql-block">못 오르고 륙지에서 </p><p class="ql-block">나무군 총각과 살았다고 하던데... </p><p class="ql-block">아마도 하늘에서 선녀들이 </p><p class="ql-block">갖고 놀던 이쁜 돌들이 </p><p class="ql-block">어제 밤 그대로 목욕하러 </p><p class="ql-block">바다가에 내려온 것은 아닌지?</p> <p class="ql-block">수석</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수석인이 매일매일 지어나르는 건 </p><p class="ql-block">결코 저 한낮 강가의 돌이 아니다 </p><p class="ql-block">그건 강의 흐름이요 강의 물결이요 </p><p class="ql-block">바다의 파도요 바다 한 가운데의 바위다 </p><p class="ql-block">그건 들꽃의 향기요 산새의 노래요 </p><p class="ql-block">저 푸르 청청한 산이요 구름이요 노을이다 </p><p class="ql-block">아니, 그건 별이 빛나는 저 광막한 우주다...</p> <p class="ql-block">수석 </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그날은 석복이 터져 수석 두점이나 안아왔다</p><p class="ql-block">작업실 란초꽃 곁에 정히 놓았는데 </p><p class="ql-block">이리봐도 명석 저리봐도 명석 </p><p class="ql-block">그날은 거의 잠을 못청하고 </p><p class="ql-block">새벽녘 폰으로 수석과 함께 사진을 찍고서야 </p><p class="ql-block">지친 몸을 잠바다에 던질수 있었지...</p><p class="ql-block">며칠후 좌대를 만들어 그우에 살짝 모셨더니</p><p class="ql-block">오른쪽 수석에선 새소리 재재재</p><p class="ql-block">왼쪽 수석에선 물결소리 촤르르- 촤르르</p><p class="ql-block">순간, 코를 자극하는 강의 비릿한 냄새</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이젠 수석없인 못사는 인생</p><p class="ql-block">?오늘은 또 어디? 어느 푸른 하늘밑에서 </p><p class="ql-block">나의 사랑하는 돌들과 놀라운 상봉을 기약할가</p> <p class="ql-block">수석</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내가 수석에 빠진 건 다름아니라 </p><p class="ql-block">수석이 나의 사랑하는 소중한 련인이기 때문</p><p class="ql-block">언제나 수석과 함께 하면 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p><p class="ql-block">힘들어도 힘든줄 모르고 </p><p class="ql-block">걷고 걸어도 길이 먼줄도 모른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수석이 있는 곳이면 나의 보금자리</p><p class="ql-block">수석이 잠든 곳이면 나의 작업장</p><p class="ql-block">수석은 그냥 그 한자리만 지키면서 </p><p class="ql-block">나한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지만 </p><p class="ql-block">수석은 나한테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한다</p><p class="ql-block">그래서 수석이 있는 곳이면 </p><p class="ql-block">나의 더운 발자취가 찍혀있고 </p><p class="ql-block">그래서 수석의 산지는 나의 </p><p class="ql-block">차원높은 향수의 고향으로 자리잡는다 </p><p class="ql-block">오--이 세상에 수석이 없다면 </p><p class="ql-block">나는 이 어지런 세상을 어떻게 견뎌낼가?</p><p class="ql-block">오직 수석이 있어 나의 삶에 향기가 감돌고 </p><p class="ql-block">오직 수석이 있어 나의 청춘은 늙을줄 모르나니</p><p class="ql-block">수석아, 너는 내 평생 안고갈 생의 보람이다 ... </p> <p class="ql-block">수석 1</p><p class="ql-block">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돌에는 시가 있다</p><p class="ql-block">돌의 시는 바람이 쓰고 </p><p class="ql-block">물결이 쓰고 </p><p class="ql-block">노을이 쓰고 </p><p class="ql-block">들꽃이 쓰고</p><p class="ql-block">세월이 쓴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돌의 시는 </p><p class="ql-block">돌의 몸체에 새겨져 있지 않다</p><p class="ql-block">돌의 시는</p><p class="ql-block">돌이 아침저녁으로 숨쉬는</p><p class="ql-block">그 숨결속에 새겨져 있고 </p><p class="ql-block">오래도록 세월을 인내해온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돌의 가슴속에 새겨져 있고 </p><p class="ql-block">인고의 뭇산을 넘어온 </p><p class="ql-block">돌의 수마(水磨)와 풍마(风磨)와</p><p class="ql-block">거듭되는 샤워의 수련끝에 </p><p class="ql-block">돌의 령혼속에 새겨져 있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저 넓게 펼쳐진 백사장을 </p><p class="ql-block">고개 숙여 눈주어 보아라 </p><p class="ql-block">돌이 수천년 수만년 마음을 깎고 톱질한 </p><p class="ql-block">그 노오란 톱밥이 뜨겁게 뜨겁게 </p><p class="ql-block">한마당 펼쳐진게 아니냐?</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저 푸르게 흘러가는 하늘을 </p><p class="ql-block">머리 건뜩 쳐들고 바라 보아라 </p><p class="ql-block">돌이 수억년 토해낸 푸른 숨결이 </p><p class="ql-block">저렇게 높은 곳에 날아올라 </p><p class="ql-block">시퍼렇게 시퍼렇게 휘날리는 것이 아니냐!! </p><p class="ql-block"> (2024년 2월7일 저녁 11시)</p> <p class="ql-block">수필</p><p class="ql-block">어느날 갑자기 시골이 그리워</p><p class="ql-block"> 림금산</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어느날 갑자기 국자가가 싫어지고 옛친구가 살던 시골이 그리워 진다 그래서 먹기싫은 아침도 아예 뭉때버린채 무작정 친구가 살던 그 마을로 향하는 뻐스에 몸을 던졌다. 그러고 보니 세수도 하지 않은채다.</p><p class="ql-block">한식경이나 몸을 흔들리우며 먼지가 이는 시골길로 달리다 보니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아침 한때를 걸러서 배고픈걸가? 아님 덜렁거리는 뻐스땜에 더 시장기가 빨라진걸가? 암튼 배에서 연신 나오는 꼬르륵 소리보다 친구가 살던 마을모습이 그립고 거기에 거친풀처럼 그냥 남아있을 친구의 숨결이 더 간절하다</p><p class="ql-block">굽이 굽이 자아올라 깊이 파고 들어가니 칙- 하고 뻐스도 숨찬지 서버렸다. 친구네 집 울타리가 보인다 그만 고심하고 뻐스에서 내려버렸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겅정겅정 걸어서 친구네 집 사립문을 열었다. 인기척이라곤 없다 그저 고양이 한마리가 여느때와 마찬기지로 야옹거리며 두리번 거리다가 저 쪽으로 사라지고 이웃집 황둥개가 비린내를 확- 풍기며 꼬리젖는다. 하지만 친구는 없다 아니 없는걸 알고서 일부러 온것이 아닌가? 딱히 친구를 만나보자는것보다 이 거친 풀숲과 저기 저 강, 저나무숲속 옛추억의 향기나 맡아볼 양으로 온것이 아닌가.</p><p class="ql-block">7년전 친구의 안해가 숨막힐듯 정막한 이 시골이 싫어져 한국에 날아간것이 다시는 무소식이 돼버렸다…그후 우리는 서로서로 몇편의 시쪼각을 잡지나 신문에 낸것이 인연이 되여 마치도 옛친구나 만난것처럼 대하자부터 허물없는 친구가 돼버렸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친구가 이사간지도 벌써 거의 2년은 되여온다. 헌데 뜨락은 모든것이 예전 그대로다. 좀 더 초라해진 벼짚이영과 그리 빤빤하지 않은 앞마당이며 바자밑의 능쟁이 풀까지 다가 그대로다.</p><p class="ql-block">이 스산한 집에서 이 고적한 마당에서 이 인적기 드문 시골에서 그와 나는 열렬하게 중국인기 시인들인 해자며 로향이며 흑마의 시들을 열변했고 익지도 않은 시구를 목에 피대를 세우며 하늘에 별들이 도글도글 여물때까지 토론했었다.</p><p class="ql-block">헌데 그는 지금 여기에 없다 그래도 도회지가 살아가는데 나을듯 싶어 집은 “팔집”이란 간판을 내달고 훌쩍 A시로 이사가 세방살이를 한다. 참 좋은 결단이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괜한 짓을 햇다고나 할지? 나로서도 판단하기가 좀 그렇다.</p><p class="ql-block">그는 한낫 농사군 후예이고 시골에서 잔뼈를 굳혔다지만 농사일에는 별로 재미를 붙이지 못한것 같다. 그 친구의 밭은 이미 다른 주인을 찾은지가 오래다 마당의 채마전이나 조금 남아있을뿐이다 그래도 시골티가 나고 시골냄새가 나는 글은 몇편 멋있게 조겨낸 그였다. 아마도 안해없는 살림에 문학은 그의 애인으로 둔갑한것이나 아닌지? 도회지에 가서 여기저기 눈동냥 귀동냥하면서 각종 문학세미나같은데 참가하면서 전전한것이 밑천이 되여서 그냥 그게 재밋다고 도회지의 한쪽 구석에 발을 묻었는가 보다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하겠기에 도회지의 어느골목에 풍막을 치고 신수리를 하고있는게 나한테는 자꾸만 마음에 걸려 내려가지 않는다. 그래도 나생각엔 어쩐지 이 시골이 그한테는 안성맞춤한 삶의 토양이라고 늘 생각되여온 터다</p><p class="ql-block">그래도 그의 글에서 황소의 씩씩 거리는 숨결소리가 나고 흙내가 나고 땀내가 나는건 바로 이 한적한 시골의 생활경력때문이 아닐가고 생각해 본다.</p><p class="ql-block">뒤뜨락엔 아직도 그가 예전에 심었던 오이씨가 싹터올랐는지 오이넌출이 그냥 기여가고 있었는데 손가락 두개만큼한 오이가 몇개 댕그랗게 걸려있다 배고프던 차라 몇개를 따서 먹어보니 오이냄새와 더불어 친구의 냄새가 묻어난다. 나는 스적스적 걸어서 마을앞 시내가로 갔다 맑은 시내물이 나더러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듯 했다 나는 그제야 내가 세수도 안했음을 알고 맑은 물에 세수를 했다 몹시도 차고 시원하였다. 이 물가에서 그가 “천렵놀이”이란 수필을 건진건 아닐가?</p><p class="ql-block">그리고 이 물가에서 그가 미나리를 뜯던 장면을 “들나물캐기”란 글로 묘사한것은 아닌지? 참미나리들이 누구도 뜯어가지 않아 무성하게 자라올랐다 나는 손가는대로 미나리 한묶음을 뜯었다</p><p class="ql-block">그날밤 나는 나의 심방을 파고드는 이 시골의 신령한 정취와 친구의 묻어나는 그 추억속에 감싸여 아예 려관집을 찾아 하루밤 지새웠다. 친구의 생각에 또 시골의 고요한 밤장막속에서 잠시나마 속세를 잊을수가 있고 홀로인 나만의 공간에 잠길수가 있어 더없이 편하고 좋았다 산을 맘껏 느끼고 달의 향기를 맘껏 마시고 곤충들의 합창을 맘껏 듣고 …또 며칠전 내가 다녀왔던 경기도 안성부근의 숲속에 조용히 깃들어있던 조병화시인님의 문학관도 다시금 새김질해 보았다.그리고 빛과 바람과 이슬과 그리움에 대한 시도 몇편 긁적거려 보았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지금 친구는 정녕 A시에서 행복감을 느끼며 살고있을가? 매일같이 펼쳐지는 여러가지 문학이벤트속에 잠겨서 들뜬 기분에 행복한건가? 아니면 분위기가 제대로 안된듯하던 시골을 활활 털어버린데서 나오는 자유로운 기분일가? 아님 문학을 한답시고 번마다 이쁘게 단장하고 행사에 나와 웃음을 날려주는 그 해반주그레한 녀성문학도들을 대하는 기분좋은 멋 때문일가? 나는 새벽까지 시골의 햇달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풀었다 감았다 해보았다…</p><p class="ql-block">이튿날 나는 논두렁옆에서 한송이의 이슬묻은 이쁘장한 풀꽃을 꺾어들었다 어쩌면 그 풀꽃이 이 순간 도회지의 녀성문학팬들보다 더 진한 싱그러움을 나한테 속삭여주고 있는게 아닌가 삽시에 멀리로부터 나의 몸을 안아주는 차고 시원하고 부드런 시골바람이 내달아 와서 나의 얼굴이며 온 몸을 속속들이 애무해 주어 한결 가쁜하였다. 나는 심호흡을 하여 이 돈주고도 못사는 시골의 청신한 바람으로 나의 페부를 가셔냈다. 나는 되회지가 숨막혀서 시골로 내리달리고 그는 시골이 싫어서 도회로 올리달리고 우린 서로 다른 분위기를 찾고있는거나 아닌지?</p><p class="ql-block">정오가 되여오는때 뻐스가 저만치서 빵빵-하고 나를 부른다 나는 거의 하루반동안 이곳에서 친구의 그림자와 시골의 정취와 함께 놀았으니 이젠 돌아갈때도 됐다고 생각하고 뻐스있는데로 걸어갔다…</p><p class="ql-block">문뜩 어느 시인의 시구가 떠오른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쩌린 몸을 활- 털어보려고</p><p class="ql-block">도회지를 떠나 시골로 올때는</p><p class="ql-block">시골의 밝은 달이 좋아서</p><p class="ql-block">내달아 왔거늘 한적한 시골</p><p class="ql-block">그 적막의 밤을 몇일 지나고 나니</p><p class="ql-block">샨데리야 불빛이 번쩍거리는</p><p class="ql-block">도회지가 또 생각난다 …</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그렇다, 나도 이제 어느날 갑짜기 또 이 시골로, 친구가 가고 없는 이 시골로 달려올것이다. 그러면 논두렁옆의 풀꽃이며 시내물속에 빠진 둥근달이며 저 꼬불길로 달려오는 황둥개가 또 나를 짜릿하게 맞아줄것이다…하지만 거푸 몇밤을 못지나 또다시 인간들 오염속에 돌아눕는 도회지로 올라오고 말것이다. 인간의 심성이란 원래는 이같이도 미련한것일가?…</p><p class="ql-block"> (연변일보. 2014년 6월)</p> <p class="ql-block">수석25</p><p class="ql-block"> 림금산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수석인이 매일매일 지어나르는 건 </p><p class="ql-block">결코 저 한낮 강가의 돌이 아니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그건 강의 흐름이요 강의 물결이요 </p><p class="ql-block">바다의 파도요 바다 한 가운데의 바위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그건 들꽃의 향기요 산새의 노래요 </p><p class="ql-block">저 푸르 청청한 산이요 구름이요 노을이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아니, 그건 별이 빛나는 저 광막한 우주다...</p> <p class="ql-block">림금산 프로필연변대학 조문학부 졸업시집 “불새” (정지용문학상 수상시집) “달을 만나고 온 날 밤엔”동시집: “옹달샘”(한국)(백두아동문학상 수상시집) “살구꽃 복사꽃”(윤정석아동문학상 수상시집)리론저서 “중국조선족아동문학사”(공저) 등 출간 “해란강”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윤정석아동문학상” 중국청년월간지우수 수필상 연변작가협회 인터넷문학상(대상) 한국 동포문학 안민상(금상) 등 다수 수상 연변작가협회 리사, 중국작가협회 회원 연변장백문화추진회 부회장 중국조선족소년보사 주임</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