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名詩 산책]</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행복해 진다는 것(外20수)</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헤르만 헤세[독일]</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 <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헤르만 헤세 (Herman Hesse, 1877년 7월 2일 ~ 1962년 8월 9일) 독일의 소설가, 시인이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주요작품으로, "수레바퀴 아래서", "게르트루트", "로스할데", "크눌프", "데미안", "시타르타", "황야의 이리", "지와 사랑", "유리알 유희". 등을 남겼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1946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p> <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행복해 진다는 것/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인생에 주어진 의무는</p><p class="ql-block">다른 아무것도 없다네</p><p class="ql-block">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p><p class="ql-block">우리는 행복하기위해 세상에 왔지</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그런데도</p><p class="ql-block">그 온갖 도덕</p><p class="ql-block">온갖 계명을 갖고서도</p><p class="ql-block">사람들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다네</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그것은 사람들 스스로 행복을 만들지 않는 까닭</p><p class="ql-block">인간은 선을 행하는 한 </p><p class="ql-block">누구나 행복에 이르지</p><p class="ql-block">스스로 행복하고</p><p class="ql-block">마음속에 조화를 찾는 한</p><p class="ql-block">그러니까 사랑을 하는 한...</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사랑은 유일한 가르침</p><p class="ql-block">세상이 우리에게 물려준 단 하나의 교훈이지</p><p class="ql-block">예수도</p><p class="ql-block">부처도</p><p class="ql-block">공자도 그렇게 가르쳤다네</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모든 인간에게 세상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p><p class="ql-block">그의 가장깊은곳</p><p class="ql-block">그의 영혼</p><p class="ql-block">그의 사랑하는 능력이라네</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보리죽을 떠먹든 맛있는 빵을 먹든</p><p class="ql-block">누더기를 걸치든 보석을 휘감든</p><p class="ql-block">사랑하는 능력이 살아 있는 한</p><p class="ql-block">세상은 순수한 영혼의 화음을 울렸고</p><p class="ql-block">언제나 좋은 세상</p><p class="ql-block">옳은 세상이었다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안개>/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안개 속을 거니는 이상함이여, </p><p class="ql-block">덩굴과 돌들 모두 외롭고, </p><p class="ql-block">이 나무는 저 나무를 보지 못하니 </p><p class="ql-block">모두가 다 혼자로구나! </p><p class="ql-block">나의 삶이 밝았던 때에는 </p><p class="ql-block">세상엔 친구들로 가득했건만 </p><p class="ql-block">이제 여기 자욱한 안개 내리니 </p><p class="ql-block">아무도 더는 볼 수 없어라. </p><p class="ql-block">회피할 수도 없고 소리도 없는 </p><p class="ql-block">모든 것에서 그를 갈라놓는 </p><p class="ql-block">이 어두움을 모르는 이는 </p><p class="ql-block">정녕 현명하다고는 볼 수 없으리. </p><p class="ql-block">안개 속을 거니는 이상함이여, </p><p class="ql-block">산다는 것은 외로운 것, </p><p class="ql-block">누구도 다른 사람 알지 못하고 </p><p class="ql-block">모두는 다 혼자인 것을!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기도>/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하느님이시여, 저를 절망케 해 주소서 </p><p class="ql-block">당신에게서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절망하게 하소서 </p><p class="ql-block">나로 하여금 미혹의 모든 슬픔을 맛보게 하시고 온갖 고뇌의 불꽃을 핥게 하소서 </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온갖 모욕을 겪도록 하여 주시옵고 </p><p class="ql-block">내가 스스로 지탱해 나감을 돕지 마시고 </p><p class="ql-block">내가 발전하는 것도 돕지 마소서 </p><p class="ql-block">그러나 나의 자아가 송두리째 부서지거든 </p><p class="ql-block">그 때에는 나에게 가르쳐 주소서 </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당신이 그렇게 하셨다는 것을 </p><p class="ql-block">당신이 불꽃과 고뇌를 낳아 주셨다는 것을 </p><p class="ql-block">기꺼이 멸망하고 기꺼이 죽으려고 하나 </p><p class="ql-block">나는 오직 당신의 품속에서만 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나의 어머님께>/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이야기할 것이 너무나 많았습니다.</p><p class="ql-block">너무나 오랫동안 나는 멀리 객지에 있었습니다.</p><p class="ql-block">그러나 가장 나를 이해해 준 분은</p><p class="ql-block">어느 때나 당신이었습니다.</p><p class="ql-block">오래 전부터 당신에게 드리려는</p><p class="ql-block">나의 최초의 선물을</p><p class="ql-block">수줍은 어린아이 손에 쥔, 지금</p><p class="ql-block">당신은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p><p class="ql-block">그러나 이것을 읽고 있으면</p><p class="ql-block">이상하게도 나의 슬픔을 잊는 듯합니다.</p><p class="ql-block">말할 수 없이 너그러운 당신이, 천가닥의 실로</p><p class="ql-block">나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입니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누이에게>/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어찌할 바를 몰라</p><p class="ql-block">슬픔에 젖어 이곳에 서 있다.</p><p class="ql-block">고향을 멀리 떠나 </p><p class="ql-block">나는 헤매이며 왔다.</p><p class="ql-block">내가 알고 있던 꼿이여</p><p class="ql-block">푸른 높은 산이여</p><p class="ql-block">인간이여, 들판이여</p><p class="ql-block">이제 나는 너희들을 모른다.</p><p class="ql-block">다만, 너의 입에서만</p><p class="ql-block">엿날의 소리를 듣고</p><p class="ql-block">다정한 동화의 말처럼</p><p class="ql-block">옛날의 소식을 듣는다.</p><p class="ql-block">멀지 않아 착한 원정인 죽음이</p><p class="ql-block">부모가 기다리는 저녁 노을 속으로</p><p class="ql-block">그의 정원으로</p><p class="ql-block">나를 데리고 갈 것이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꿈>/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언제나 같은 꿈이다.</p><p class="ql-block">빨간 꽃이 피어 있는 마로니에</p><p class="ql-block">여름 꽃이 만발한 뜰</p><p class="ql-block">그앞에 외로이 서 있는 옛집</p><p class="ql-block">저 고요한 뜰에서</p><p class="ql-block">어머니가 어린 나를 잠재워 주셨다.</p><p class="ql-block">아마도, 이제는 오랜 옛날에</p><p class="ql-block">집도 뜰도 나무도 없어졌을 것이다.</p><p class="ql-block">지금은 그 위로 초원의 길이 지나고</p><p class="ql-block">쟁기가 가래가 지나 갈 것이다.</p><p class="ql-block">고향의 뜰과 집과 나무를</p><p class="ql-block">이제는 꿈에서만 만날 것이다.</p><p class="ql-block">설레이는 마음으로 떠올리는</p><p class="ql-block">무수한 낯모르는 얼굴들....</p><p class="ql-block">서서히 하나, 둘, 불빛이 흐려간다.</p><p class="ql-block">그 여린 빛이 회색이 되고</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어린 시절부터>/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지난날 어린 시절부터</p><p class="ql-block">나에게 행복을 약속한</p><p class="ql-block">하나의 음향이 나에게로 다가 온다.</p><p class="ql-block">만일 이것이 없으면 살기가 너무나 괴로울 것이다.</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이 마력의 음향이 울리지 않는다면</p><p class="ql-block">나는 빛없이 서서</p><p class="ql-block">주위에 불안과 암흑만을 볼 것이다.</p><p class="ql-block">그러나 슬픔과 죄에 다치지 않는 소리가</p><p class="ql-block">행복에 찬 달콤한 음향이 울린다.</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슬픔과 죄악에도 파멸되지 않는 그 음향이.</p><p class="ql-block">너 자랑스런 목소리여</p><p class="ql-block">내 집의 불빛이여</p><p class="ql-block">다시는 꺼지지 말고</p><p class="ql-block">그 푸른 눈을 감지 말라.</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그렇지 않으면 세계는 </p><p class="ql-block">부드러운 빛을 모두 잃고</p><p class="ql-block">크고 작은 별들이 차례로 떨어져</p><p class="ql-block">나만 홀로 남게 될 것이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내 젊음의 초상>/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지금은 벌써 전설이 된 먼 과거로부터</p><p class="ql-block">내 청춘의 초상이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p><p class="ql-block">지난날 태양의 밝음으로부터</p><p class="ql-block">무엇이 반짝이고 무엇이 타고 있는가를 !</p><p class="ql-block">그때 내 앞에 비추어진 길은</p><p class="ql-block">나에게 많은 번민의 밤과</p><p class="ql-block">커다란 변화를 가져 왔다.</p><p class="ql-block">그 길을 나는 이제 다시는 걷고 싶지 않다.</p><p class="ql-block">그러나 나는 나의 길을 성실하게 걸었고</p><p class="ql-block">추억은 보배로운 것이었다.</p><p class="ql-block">잘못도 실패도 많았다.</p><p class="ql-block">하지만, 나는 그것을 후회하지 않는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혼 자>/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세상에는 크고 작은 길들이 너무나 많다.</p><p class="ql-block">그러나 </p><p class="ql-block">도착지는 모두가 다 같다.</p><p class="ql-block">말을 타고 갈 수도 있고, 차로 갈 수도 있고</p><p class="ql-block">둘이서 아니면, 셋이서 갈 수도 있다.</p><p class="ql-block">그러나 마지막 한 걸음은</p><p class="ql-block">혼자서 가야 한다.</p><p class="ql-block">그러므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p><p class="ql-block">혼자서 하는 것보다는</p><p class="ql-block">더 나은 지혜나</p><p class="ql-block">능력은 없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마을의 저녁 무렵>/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양떼를 몰고 목동이</p><p class="ql-block">조용한 오솔길을 가고 있다.</p><p class="ql-block">집들은 잠이 오는 듯</p><p class="ql-block">벌써 깜박이고 있다.</p><p class="ql-block">나는 이 마을에서, 지금</p><p class="ql-block">단 하나의 이방인</p><p class="ql-block">슬픔으로 하여 나의 마음은</p><p class="ql-block">그리움의 잔을 남김없이 비운다.</p><p class="ql-block">길을 따라 어디로 가든</p><p class="ql-block">벽난로에는 따뜻한 불이 타고 있었다.</p><p class="ql-block">오직 나만이</p><p class="ql-block">고향과 조국을 느껴보지 못했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멀어져 가는 젊음>/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피곤한 여름이 마침내 고개를 숙이고</p><p class="ql-block">호수에 비친 그의 마지막 모습을 들여다본다.</p><p class="ql-block">일상에 지친 나는 먼지에 싸여</p><p class="ql-block">가로수 그늘을 방황하고 있다.</p><p class="ql-block">포플러 사이로 바람이 지나간다.</p><p class="ql-block">그러면 내 뒤로 황혼이 금빛으로 타오르고</p><p class="ql-block">앞에는 밤의 불안이 죽음과 함께 온다.</p><p class="ql-block">먼지에 싸인 채 지친 걸음을 옮겨 놓는다.</p><p class="ql-block">그러나 젊음은 머뭇거리듯 뒤로 밀려나며</p><p class="ql-block">고운 모습을 감춘 채</p><p class="ql-block">나와 함께 앞으로 가려 하지 않는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그는 어둠 속을 걸었다>/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검은 수목들의 그림자가 꿈을 식히는</p><p class="ql-block">어둠 속을 그는 즐겨 걸었다.</p><p class="ql-block">그러나 그의 가슴속에는 빛에서 빛으로</p><p class="ql-block">타오르는 욕망에 갇혀 괴로움을 다하고 있었다.</p><p class="ql-block">머리 위에 은빛으로 맑은 별이 가득 찬</p><p class="ql-block">하늘이 있음을, 그는 몰랐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젊음의 고개를 넘으며>/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전나무 아래서 쉬고 있노라면</p><p class="ql-block">지난날이 생각난다.</p><p class="ql-block">익은 숲의 냄새가</p><p class="ql-block">최초로 소년의 슬픔을 잉태했던 그날이.</p><p class="ql-block">바로 이곳이었다. 내가 이끼위에 누워</p><p class="ql-block">수줍은 소년의 열정이</p><p class="ql-block">가냘픈 금발 소녀의 모습을 꿈꾸었다.</p><p class="ql-block">환한 속에 처음 핀 장미를 꺾어 넣고.</p><p class="ql-block">세월은 흐르고 꿈은 늙어지고</p><p class="ql-block">멀어져서 다른 꿈이 왔다.</p><p class="ql-block">그것도 작별한 지 이미 오랜 일이다.</p><p class="ql-block">최초의 꿈의 주인이 누구였는지 나는 늘 괴로워했다.</p><p class="ql-block">그래, 누구였을까. 잊혀지지 않는 것은 ?</p><p class="ql-block">다만, 그녀가 상냥하고 가냘픈 금발이라는 것 뿐이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노을 속의 백장미>/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슬픈 듯 너는 얼굴을 잎새에 묻는다.</p><p class="ql-block">때로는 죽음에 몸을 맡기고</p><p class="ql-block">유령과 같은 빛을 숨쉬며</p><p class="ql-block">창백한 꿈을 꽃피운다.</p><p class="ql-block">그러나 너의 맑은 향기는</p><p class="ql-block">아직도 밤이 지나도록 방에서</p><p class="ql-block">최후의 희미한 불빛 속에서</p><p class="ql-block">한 가닥 은은한 선율처럼 마음을 적신다.</p><p class="ql-block">너의 어린 영혼은</p><p class="ql-block">불안하게 이름 없는 것에 손을 편다.</p><p class="ql-block">그리고 내 누이인 장미여, 너의 영혼은 미소를 머금고</p><p class="ql-block">내 가슴에 안겨 임종의 숨을 거둔다.</p><p class="ql-block"><br></p> <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방랑의 길에서>/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 ㅡ(크눌프의 추억)</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슬퍼하지 말아라, 곧 밤이 오리라.</p><p class="ql-block">그러면 우리들은 파리해진 산 위에서</p><p class="ql-block">몰래 웃음짓는 것 같은 시원스러운 달을 보리라.</p><p class="ql-block">그러면 손을 잡고 쉬자.</p><p class="ql-block">슬퍼하지 말아라, 곧 때가 오리라.</p><p class="ql-block">그러면 우리는 쉬리라, 우리들의 십자가가</p><p class="ql-block">밝은 길가에 나란히 설 것이다.</p><p class="ql-block">그리고 비가 내리고, 눈이 오고</p><p class="ql-block">바람이 불 것이다.</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둘 다 같다>/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젊은 날에는 하루같이</p><p class="ql-block">쾌락을 쫓아 다녔다.</p><p class="ql-block">그 후에는 우수에 싸여</p><p class="ql-block">괴로움과 쓰라림에 잠겨 있었다.</p><p class="ql-block">지금 나에게는 기쁨과 쓰라림이</p><p class="ql-block">형제처럼 스며 있다.</p><p class="ql-block">기쁜 듯 슬픔 듯</p><p class="ql-block">둘은 하나로 되어 있다.</p><p class="ql-block">신이 나를 지옥으로</p><p class="ql-block">태양의 하늘로 인도한다면</p><p class="ql-block">나에게는 둘 다 같은 곳이다.</p><p class="ql-block">신의 손길을 느끼고 있는 한.</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편 지>/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서쪽에서 바람이 불어 온다.</p><p class="ql-block">보리수가 깊은 신음소리를 내고</p><p class="ql-block">달빛은 나뭇가지 사이로</p><p class="ql-block">내 방을 엿본다.</p><p class="ql-block">나를 버린</p><p class="ql-block">그리운 사람에게 </p><p class="ql-block">긴 편지를 썼다.</p><p class="ql-block">달빛이 종이 위로 흐른다.</p><p class="ql-block">글위를 흐르는</p><p class="ql-block">고요한 달빛에 </p><p class="ql-block">나는 슬픔에 젖어</p><p class="ql-block">잠도, 달도, 밤 기도도 모두 잊는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한 장의 그림>/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가을의 찬 바람이 시든 갈대밭을 스산히 불어간다.</p><p class="ql-block">갈대잎은 밤 사이에 회색이 되었다.</p><p class="ql-block">까마귀는 버드나무를 떠나 육지로 날아간다.</p><p class="ql-block">호수에서는 한 노인이 외로이 서서 쉬고 있다.</p><p class="ql-block">머리에 바람과 밤과 다가오는 눈을 느끼고</p><p class="ql-block">그늘진 호수에서 밝은 하늘을 바라본다.</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거기 구름과 호수 사이에</p><p class="ql-block">한 줄기 물가의 육지가 햇빛 속에서 따뜻하게 빛나고 있다.</p><p class="ql-block">꿈과 시처럼 행복에 찬 금빛 호수가.</p><p class="ql-block">노인은 빛나는 이 풍경을 똑똑히 눈 속에 간직하고</p><p class="ql-block">고향을, 지난 행복한 세월을 생각한다.</p><p class="ql-block">그리고 황금빛 태양이 흐려지고 사라지는 것을 보자</p><p class="ql-block">머리를 돌려 버드나무에서 떠나</p><p class="ql-block">천천히 육지로 걸어간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순례자>/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나는 항상 방랑의 길에 있었다.</p><p class="ql-block">순례자였다.</p><p class="ql-block">내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p><p class="ql-block">기쁨도 슬픔도 흘러갔다.</p><p class="ql-block">나는 방랑의</p><p class="ql-block">의미도, 목적도 알지 못한다.</p><p class="ql-block">몇 천 번을 쓰러지고</p><p class="ql-block">그때마다 다시 일어났다.</p><p class="ql-block">아, 내가 찾고 있었던 것은</p><p class="ql-block">성스럽고 멀리 높은</p><p class="ql-block">하늘에 걸려 있었던</p><p class="ql-block">사랑의 별이었다.</p><p class="ql-block">그러나 그 별을 안 지금은</p><p class="ql-block">목적을 알지 못하던 동안에는</p><p class="ql-block">마음 편히 걸어 갔고</p><p class="ql-block">기쁨과 행복을 가질 수 있었다.</p><p class="ql-block">이미 늦었다.</p><p class="ql-block">별은 돌아서 버리고</p><p class="ql-block">아침에 거센 바람이 불어왔다.</p><p class="ql-block">나는 그렇게도 사랑하던</p><p class="ql-block">화려한 세상과 작별을 해야 한다.</p><p class="ql-block">나는 목표를 잃어버렸으나</p><p class="ql-block">그래도 가야 할 나그네의 길이 있었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어둠과 나와>/헤르만 헤세</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나는 촛불을 꺼버렸다.</p><p class="ql-block">열린 창문으로 밤이 밀려와</p><p class="ql-block">살며시 나를 안고, 나를 벗으로</p><p class="ql-block">형제로 삼는다.</p><p class="ql-block"></p><p class="ql-block">우리들은 같은 향수에 젖어 있다.</p><p class="ql-block">불안한 꿈을 밖으로 내쫓고</p><p class="ql-block">소곤소곤 아버지 집에서 살던</p><p class="ql-block">지난 날을 이야기한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가을날>/헤르만 헤세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숲이 금빛으로 타고 있다.</p><p class="ql-block">상냥한 그이와, 여러 번</p><p class="ql-block">나란히 걷던 이 길을</p><p class="ql-block">나는 혼자서 걸어 간다.</p><p class="ql-block">이런 화창한 날에 오랜 동안 품고 있던</p><p class="ql-block">행복과 괴로움이, 향기 속으로</p><p class="ql-block">먼 풍경으로 녹아 들어간다.</p><p class="ql-block">풀을 태우는 연기 속에서</p><p class="ql-block">농부의 아이들이 껑충거린다.</p><p class="ql-block">나도 다른 아이들처럼</p><p class="ql-block">노래를 시작한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