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인생무상 -김훈 </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인생무상 -김훈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고인의 명복을 빌게 될 때면 마냥 “인생무상”이란 말을 떠올리게 된다 . 인생이란 진짜 덧없는 것일까 ? 애청곡 한곡 입에 오른다 . “하숙생”이다 . 필자가 삶의 최악의 순간을 맞아 사선을 넘나들 때 추가된 애청곡이다 .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이 노래는 첫 구절부터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를 묻고는 “구름이 흘러 가듯 정처 없이 흘러서 간다 ”, “강물이 흘러가듯 소리 없이 흘러서 간다 ”고 했는데 가는 곳이 어디인지 답을 주지 않았다 .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인생자체가 나그네 신세 , 그것도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벌거숭이 ”나그네다 .“공수래공수거空手来空手走”란 선인들의 잠언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 서산대사의 “림종계 临终偈”로 알려진 선시다 . </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 빈손으로 왔다가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빈손으로 가는 인생이여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날 때는 어디로부터 왔으며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갈 때는 어느 곳으로 가는가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태여남도 한조각 구름이 인듯하고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가는것도 한조각 구름이 스러지는듯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뜬 구름 자체는 본래 실체가 없나니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생사도 역시 이와 같도다 ”.</span></p><p class="ql-block"><br></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한조각의 구름같이 실체 없이 사라지는것이 인생인데 그래도 사람들은 흔히 “하늘나라로 간다”고 한다 .천당이란 종교인들이 많이 쓰는 용어여서 필자 입에는 잘 오르지 않는다 .많이 들어 온 말에 “땅에서 와서 땅으로 돌아간다 ”이다 .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이 말의 출처를 보면 로마제국의 제 16대 황제이자 철학자인 마루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남긴 “명상록”이다 .원말은 “땅에서 태여난것들은 땅으로 돌아가고 ,하늘에서 생겨난것들은 다시 하늘로 되돌아간다 “이다 .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땅에서 태어난 인간의 종착역은 자연히 땅이다 . 그 땅이 어떤 땅일까 ? 이 물음이 제기되면 필자의 머릿속을 먼저 차지하는 시 한 수가 있다 . 후에 곡이 붙어 명곡으로도 남은 노래다 . 정지용시인의 “향수”!</span></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넓은 벌 동쪽끝으로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휘돌아)나가고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얼룩백이 (얼룩빼기 )황소가</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 우는 곳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그곳이 참하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span></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뷔인 (비인)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span></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흙에서 자란 내 마음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파아란 하늘빛이 그리워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함부로 (되는 대로) 쏜 화살을 찾으러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풀숲 이슬에 함추름(함초롬 )휘적시던 곳 ,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span></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아무렇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사철 발벗은 안해가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span></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하늘에는 성근 별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알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서리 까마귀 우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span></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 <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 22px;">꿈에도 잊히지 않을 그 곳 ,“땅에서 태여난것들이 땅으로 돌아가는 “” 곳 , 가장 편하고 가장 아늑한 그 곳이 명복이 깃들 안식처가 아닐까?!</span></p> <p class="ql-block">랑독 : 박춘화 </p><p class="ql-block">편집 : 박춘화 </p><p class="ql-block">2024년 2월 22일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