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독후감]</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span></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 style="color:rgb(255, 138, 0); font-size:22px;"><i>중편소설 <팔부형이 이사가다>를 읽고서</i></b></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허룡석 작가님의 중편소설 <팔부형이 이사가다>를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소설은 유머스러운 필치와 해학이 넘치는 서사로 독자들의 흥미를 돋구어 주며 진한 감동으로 독자들을 울고 웃게 합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소설을 읽고나면 특정년대 비극으로 순박하고 무고한 한 남자와 그의 가정이 훼멸당하는 참경에 짐으로 마음 짠해남을 금할 수 없습니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우리나라는 지난세기 60년대 중반기에 문화대혁명이 폭발하여 전례없는 대동란을 겪었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소설은 바로 이 특수한 시대를 배경으로 반란파 두목들이 한 무고한 지적장애자및 그 가족의 인생을 짓밟는 만행을 마치 한편의 드라마처럼 눈앞에 보는듯이 생동하게 그려냈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주인공 성철형은 몸은 건장하나 지적장애를 가진 성년 남성입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허우대가 크고 힘이 장사인 성철형은 힘든 생산대 로동에서 몸을 내번지고 일하여 상등로력을 인정받지만 스스로 팔부를 자보하는 바람에 사원들속에서 팔부성철이로 통합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이에 소설은 한술 더 떠 울지도 웃지도 못 할 에피소드를 펼쳐보여 팔부 형상을 더 강조시켰습니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그것은 밭머리 쉼 대채평공때였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외지에서 갓 시집온 팔간집 새각시가 팔부성철이가 받는 8부가 일하는데 비해 넘 애하니 더 받아야한다고 했다가 팔부성철의 심기를 건드려 소대가리만한 돌을 안고 달려오는 성철에게 쫓겨다니는 울지도 웃지도 못할 소동이 벌어졌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어느해, 전체사원대회 년말결산이 있던날,팔부 성철형은 생산대 회의실에서 늙은 암퇘지를 잡아엎어 놓고 벌린 오락판에서 술이 거나하게 되자 노래 <비판받은 두 동무>를 부르게 됩니다.이것이 사건의 발단이였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소설은 문제의 사건전개를 펼쳐나가기 전에 전반부에서 아래와 같이 미리 복선을 깔아 두었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마을의 풍각쟁이로 불리는 문백이는 점심휴식시간을 리용하여 자청하여 팔부성철에게 비밀리에 노래<비판받은 두 동무>를 배워주었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가사 내용는 아래와 같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비판 받은 두 동무</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남몰래 살짝빠져 강변에 나가</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서로좋아 홀딱벗고 그일을 했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일끝에 피곤하여 잠들었는데</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털이 없는 ××에 새가 앉았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털이 없는⊙⊙에 새가 앉았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그리고 신비스러운 어조로 신랑신부 잔치장소에서만 불러야 한다고 신신당부하였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그 때 배운 노래가 팔부 성철의 인생을 꼬이게 하는 비운의 도화선이 될줄이야 어찌 알았겠습니까?</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지금같으면 아무 문제로 삼지않을 유머스럽고 해학이 넘치는 노래 <비판받은 두 동무>를( 반란파들은 반혁명 소리라고 억지부림) 전체사원대회에서 불렀다는 리유로 팔부 성철형은 하루아침 사이에 현행반혁명으로 몰립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그 시기 현행반혁명이라는 감투는 어마무시한 죄장으로, 살아도 죽은 목숨이나 다름 없었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팔부는 정말 약이 없는지 <반혁명 노래를 누구에게서 배웠는가?뒤에서 조종하는 계급의 적을 바른대로 대라>고 하는 현공작대 한조장의 행패질에 <문백>이라는 이름만 대면 재난을 모면하련만 사나이의 의리를 지켜 끝까지 루설하지 않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하도 족쳐대니 미래에 닥쳐올 어엄청난 파장도 모른채 죽은 아버지에게서 배웠다고 은근슬쩍 거짓말합니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팔부이지만 본성은 순수하고 남에게 해를 끼치려 하지않는 의협심 강한 성격의 소유자,마음만은 기가 막히게 착한 성철입니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소설은 문화대혁명 시기에 죄없는 한 지적장애자를 현행반혁명으로 전락시키는 반란파의 어처구니 없는 짓거리를 통하여 인민들에게 재난을 몰아왔던 당시 세계를 진감한 전례없는 문화대혁명의 시대착오를 여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생각해보십시오.자기앞 발명도 못하는 지적장애 있는 사람이 어찌 반혁명을 할수 있단말입니까?그야말로 무고한 사람을 잡고 한 사람의 인생을 짓밟는 참변이 아닙니까?</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자그마한 농촌의 한 소대에서 발생한 팔부 성철형의 사건은 전국문화대혁명의 축소판입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우리는 여기에서 문화대혁명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작자의 기치 선명한 정치로선과 창작동기를 보아낼 수 있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한편 소설은 짓꿎은 마을청년들의 유도하에 팔부신랑 성철이가 밭머리 쉼시간이면 신혼부부의 신비로운 밤생활 이야기를 낯간지럽게도 주절주절거리는 익살스럽고 해학이 넘치는 에피소드를 가담가담 끼여넣음으로써 소설의 취미성을 한결 짙게하였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팔부 성철형이 처녀집에 말떼러 갔을 때의 이야기며 결혼식 날, 잔치객들이 정주간에서 웃음꽃을 피우며 한창 잔치음식 쓰고 있는 시간에 얄디얇은 미닫이 문 한장 사이둔 웃방에서 첫날 신랑신부가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를 주체할 수 없어 대낮에 질펀한 운우지정을 나누는 이야기며... 실로 사람들을 난감하고 아연실색케합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하지만 이같이 황당한 이야기도 남녀주인공이 지적장애라는 리유때문에 전혀 어색하지 않고 당위성, 론리성이 부합되게 안겨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한편 팔부 성철이가 5류분자 명단에 들어 타고장에 이사가는 날, 동네분들의 배웅받으며 살던 마을을 떠나는 장면은 참으로 눈물나는 정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마음씨 후더운 동네분들은 팔부이지만 순박한 성철이를 안쓰럽게 여겨 어떤 아낙네는 찹쌀 몇되 혹은 닭알 몇개를 손에 쥐여주며 작별인사를 합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한 마을에서 함께 살아온 사원들은 정든 때묻은 고장에서 그냥 살게 할것이지 물설고 낯선 타고장에 가서 변변찮은 사람이 어찌 고생할가 하며 자기일처럼 걱정하여 줍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배웅나온 마을 사람들속에는 문제의 노래를 배워주었던 문백이도 있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그는 팔부에게 다가와서 자기의 개털모자를 벗어 머리에 씌워주고 엄동설한의 한기가 스며들세라 옷깃을 꽁꽁 여며줍니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아마 이렇게라도 해야 팔부성철에게 진 빗을 다소나마 갚고 자신을 괴롭히는 자책의 늪에서 헤여나올것만같은 생각이 들었는가 봅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팔부성철에게 팔부를 기입해주는것이 애하다고 두둔했다가 오히려 그에게 쫓겨다니며 혼쭐 났던 팔간집 새각시의 얼굴도 보입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온마을 전체가 떨쳐나서 눈물로 배웅합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펄부 성철형네 가족이 소수레에 허술한 이사짐 싣고 동구밖을 멀어져 가는 처량한 모습은 너무나 애처로와 보는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합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타고장에 이사간 팔부형 성철이는 남들이 천시하는 인분수레만 몰다가 어느하루 불붓는 생산대 건조실에 불끄러 들어갔다가 불에 타죽습니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팔부지만 집체를 위하는 정의로운 마음을 앞세운 성철이였습니다. </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생때같은 아들을 잃은 엄마는 정신이 잘못되여 아들찾아 헤매다가 교통사고로 저 세상 가고 임신한 각시는 남편 죽고나서 외홀로 지내다가 성에 굶주린 음특한 인간들에 의해 무참히 유린당힙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타고장에 이사간 팔부성철형네 가족의 운명은 비극으로 끝마칩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무고한 한 가족이 반란파들의 희생양이 되여 이 세상에서 소리없이 사라졌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그후 후일담으로 들은 소식에 의하면 팔부성철이네 가족을 죽음의 구렁텅이에 밀어넣은 공작대 한조장은 계급투쟁성이 강하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현조직부 부부장으로 승진하였고 반란파 민병련장 마만철 역시 <공로>를 인정받아 립신대대 새 당지부 서기로 되였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문화대혁명은 무고한 백성을 사람잡이하고 사람잡이에 이골난 자들이 벼슬길에 오르는 광란이였음을 소설은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소설은 독자들에게 지난세기 60년대 중국에서 일어난 전 세계를 진감했던 문화대혁명과 그 쓰라림을 회고하여 보는 시간을 갖게 하였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작자의 재치있는 필끝에서 팔부 성철형의 참신한 인물형상이 성공적으로 부각된 한 편의 훌륭한 소설입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해학과 눈물로 얼룩진 중편소설 <팔부형이 이사가다>의 저자는 농민도 아닌데 어쩜 농촌생활이 아주 몸에 배인 사람마냥 농민들의 세계를 환히 꿰뚫고 보는듯이 진솔하게 잘 그려냈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글은 적재적소에 에피소드를 끼워넣는 재치가 돋보이고 이야기를 끌고가는 언어구사가 류창하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않는 기교가 돋보입니다.어찌나 생동하고 흥미롭게 스토리를 엮어나갔는지 독자들로 하여금 작품속에 매료되여 눈을 뗄 수 없게허였습니다.</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중편이지만 전혀 지루한감 없고 다 읽고난 다음에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감칠맛 나는 작품입니다. (끝)</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2023.1.8</span></p><p class="ql-block"><span style="font-size:22px;"> 림률아</spa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