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주의보

金基哲

<p class="ql-block">  나이를 먹어가면서 근래에 어쩐지 노인 치매에 무척 신경 쓰이게 된다. </p><p class="ql-block"> 옛날 내가 어렸을 때는 치매 환자를 동네 어른들은 노망 쓴다고 말씀했다. 우리 할아버지는 가끔씩 " 벽에다 똥칠하면서 저리 오래 살까봐 겁난다 " 고 말씀하곤 하였다. 나는 사람이 너무 오래 살면 다 치매에 걸리는 줄 알았다. 크면서 볼라니 그런게 아니었다. 지금 80세 이상 노인 중에서 대략 30프로가 치매에 걸린다는 통계 자료를 본적 있다. </p><p class="ql-block"> 과거에는 오보호 즉 자식이 없고 노동능력이 없는 노인들만이 양로원에 갈 수 있었다. 그외는 다 자식들이 돌본다. 먹고 살기 위해 일하려 다니거나 출근하다 보니 치매환자를 집에 혼자 둘 때가 있으니 불미스러운 일이 종종 발생했다.</p><p class="ql-block"> 지금은 사회가 발전하고 의학도 발달하여 치매환자를 전문 수용하는 양로원 혹은 요양병원이 있다. 그리고 집에 돌볼 사람이 없으면 전문 간병인을 쓸 수도 있다. </p><p class="ql-block"> 지난해 나의 주변에서 발생한 치매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은 나에게 심한 심리적 타격을 주었다. </p> <p class="ql-block">  나의 외숙모 (舅妈) 는 4년 동안 치매로 고생하시다 작년에 87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몇년 전 내가 외삼촌 (舅舅) 생일잔치에 참가하려 연길에 간적 있었다. 여러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데 외숙모가 나를 가리키면서 외삼촌에게 물었다. " 이사람 누구지? " " 훈춘 큰 조카, 훈춘 누님네 큰 아들, 매년 오는데 왜 몰라? " 외삼촌이 아무리 설명해도 " 훈춘에 언제 큰 조카가 있었지? "하면서 도리머리질 한다. </p><p class="ql-block"> 외삼촌이 알려준다. 얼마전부터 치매 증세가 나타났는데 근래에 진행이 빠르단다. 이때 외숙모는 북쪽 창문가에 서서 밖을 내다 보고 있었다. 외지에서 공작하는 아들 며느리가 온다니 아침부터 아들 이름을 외우면서 기다린다고 한다.</p><p class="ql-block"> 그런데 아들 며느리가 정작 집에 도착하니 또 멍하니 쳐다보더니 " 이사람 누구지? "한다. 여럿이 아들 이름을 불러주니 외숙모는 " 아니야, 우리 아들이 언재 이렇게 컷지? "한다. 여러 사람들 하도 기가차서 할말을 잃었다. 여기저기서 흐느낌 소리가 들린다. 아들의 눈에서 눈물방울이 떨어진다. 두달 전에 어머니 보려 왔을 때는 아들을 알아보았다고 한다. </p><p class="ql-block"> 외숙모에게는 딸 셋, 아들 하나라 이 아들을 별것처럼 애지중지 키웠는데 사랑하는 아들도 못알아 본다. 기가 찬 일이다. </p><p class="ql-block"> 오후에 집으로 돌아가려고 내가 하직인사 드리니 외숙모가 또 물었다. " 이 사람 누구지? " "훈춘 큰 조카"하고 알려주니 "훈춘 큰 조카" 하고 중얼거린다. </p> <p class="ql-block">  작년 초봄에 있은 일이다. 내가 시장에 볼 일 있어 가다가 A씨를 만났다. A씨 부부는 한족인데 나처럼 퇴직 후 농촌에 다니면서 전원 생활을 한다. 그것도 한 울안에서 이웃으로 살면서 말이다. 내가 반갑게 인사를 하니 어쩐지 멍해 쳐다보며 못알아 본다. 내가 마스크를 벗고 민낯을 보이면서 말했다. </p><p class="ql-block"> " 친구, 며칠 후 채소 심으려 농촌에 가야지? "</p><p class="ql-block"> " 응, 가야지. " 하고 인츰 자리를 뜬다. 겨울에 서너달 못 보았더니 왜 저러지? 하도 이상하여 집에 돌아와 그의 부인에게 전화했다. 그들 부부의 대화가 핸드폰을 통해 나에게 전해온다. </p><p class="ql-block"> " 당신 오늘 길에서 김 동무 만났소? " 부인이 물었다. </p><p class="ql-block"> " 그가 김 동무야? 어쩐지 면목이 있다 했는데 " 남편의 대답이다. </p><p class="ql-block"> 부인이 남편이 못알아 듣는 조선말로 알려준다. 치매 증상이 와서 깜빡깜빡한단다. 한동안 치료해서 좀 나았는데 오늘 또 발짝한 모양새란다. </p><p class="ql-block"> 또 다른 나의 한 지인 부부의 이야기다. 남편은 사업 관계로 잘아는 사이고 부인은 나의 한 친구의 고향친구다. 그런 관계로 우리는 꽤나 가깝게 보냈다. </p><p class="ql-block"> 친구에게서 그 여성분이 치매에 걸려 한국 딸집에 병치료 갔다는 말을 들었다. 지난 가을에 길에서 그들 부부를 만났다. 반갑게 인사하고 건강이 어떠한가 물었다. 여성분이 한국에 가 2년 치료해 많이 나아졌다고 대답했다. 남편이 아내에게 이 분이 당신의 절친인데 알만한가 물었다.부인이 낯이 익은데 잘 모르겠다고 한다. 내가 나의 친구의 이름을 대면서 우리 많이 친했다고 알려 주었다. 그런데 그 고향 친구도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남편이 한참 설명해주니 그제야 알만하다고 한다. 원래 그들 부부의 큰 딸이 나와 한단위에서 함께 사업하던 동사자였다 . </p><p class="ql-block"> 또다른 한 친구는 농촌에 있는 우리 집에도 여러번 놀려 다녔는데 치매로 고생하더니 작년에 하늘나라로 가고 말았다. 그런데 그들 세 사람 모두 70대 초반이나 중반에 치매에 걸렸다. 아직은 한창 나이인데 말이다. </p> <p class="ql-block">  요즘 나와 나의 아내도 가끔 깜빡깜빡 할 때가 있다. 아내가 핸드폰을 잃어버려 온 동네 찾아 다녔지만 찾지못해 통신회사에 가 분실신고하고 새 카드를 발급 받고 새 핸드폰을 구입했다. 후에 위생실 세탁기 우에서 발견했다. </p><p class="ql-block"> 나도 텔레비전 리모콘을 찾지못해 온 집안을 뒤지다 쓰레기 비닐주머니에 함께 넣어 던졌는가 의심되여 밤중에 세번이나 밖에 나가 쓰레기통을 뒤졌다. 후에 보니 소파 옆 탁자 우에 손바닥만한 전단지 밑에 깔려 있었다. 울지도 웃지도 못할 일이다. </p><p class="ql-block"> 요즘 글을 쓰다가 늘 쓰던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치매에 대해서 더 신경 쓴다. 잘아는 의사선생님게 물었더니 웃으면서 60이 안 된 자기도 깜빡할 때가 있는데 70이 넘으면 그게 정상입니다, 주의는 하데 너무 근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다. </p><p class="ql-block"> 자료를 찾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음식, 여러가지 운동 방법을 메모해뒀다. </p><p class="ql-block"> 치매 주의보를 발령했다. </p><p class="ql-block"> 후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부질없는 짓 같았다. 미국의 리건 전 대통령이나 영국의 철의여인으로 불리는 싸체얼 전 총리도 노년에 치매에 걸려 자기가 대통령이나 총리를 했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한다. </p><p class="ql-block"> 아내가 " 자꾸 치매치매 하지 마세요, 말이 씨가 된답니다. "한다. </p><p class="ql-block"> " 그래? 그럼 이제부터 치매라는 말 일절 하지말고 《팔팔복복》만 말 하기쇼" 내가 웃으면서 농담했다. </p><p class="ql-block"> " 무슨 뜻인데? " 아내가 정색한다. </p><p class="ql-block"> " 팔팔하고 복하게 살다가 복하게 죽자." 내가 알려 주었다. ( 끝) </p><p class="ql-block"> ( 자동 번역의 편리를 위하여 한국어 표기법을 사용하려 노력했음) </p><p class="ql-block"> ( 图片来源网络).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