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국화는 그런 꽃이었다!

南春爱(初升的太阳)大连

<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꽃을 보면 나라는 사람은 통째로 잡혀버리곤 한다. 그와 만나는 순간부터 그가 만들어놓은 알락달락한 기쁨샘에 풍덩 뛰어들곤 한다.&nbsp;</p> <p class="ql-block">  만날때마다 나의 품으로 꼭 안겨오는걸 느끼면서 웬지 그들은 내 밖의 존재가 아닌듯 하다. 전생에 꽃들과 한집안 식구로 누님이나 이모나 또는 엄마로 살았는지도 모른다.&nbsp;</p> <p class="ql-block">웃기는 이야기라면 웃어도 좋다. 꽃을 볼 때마다 나는 기쁨을 넘어 행복과 짝꿍이 되는 걸 늘 인지한다. 집에서 어두워졌던 기분일지라도 그들을 보는 즉시로 기운으로 차넘친다. 삐걱거리던 몸의 신호들도 그들만 보면 꼼짝을 못하고 두손을 든다.&nbsp;</p> <p class="ql-block">그러다보니 그들을 좋아하는 마음의 흔적들을 모아서 내 파일집에다 ‘꽃의 향연’이라는 이름으로 된 꽃들의 왕국까지 세워두고 그들을 기록하여 내마음의 집에 고이 모셔두었다.&nbsp;</p> <p class="ql-block">그렇다고 모든 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가을의 국화는 내가 설립한 꽃의 왕국에서 제외될 정도로 보기만 해도 피곤하다.&nbsp;</p> <p class="ql-block">들판에 핀 야생국화는 그런데로 끌리는데가 있어 만났을때마다 섭섭하지 않게 대해준다. 하지만 인력을 먹고 핀 가을의 국화는 왜 그런지 모양꼴부터 거부감이 든다.&nbsp;</p> <p class="ql-block">피어서도 잎의 끝이 꼬부랑 말려들어간것도 싫고 그가 자랑하는 여러 담담한 색상들에서도 생기감을 못느끼겠다.&nbsp;</p> <p class="ql-block">약효가 어느정도 있고 또 소박미로 뭇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만 어쨌던 나에게는 인기꽝이다. 꽃가게에 가서도 국화꽃은 아예 나의 선택권안에 들어온적이 없다. 그러다보니 그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은 물론 그가 갖고 있는 영혼에 대해서도 알려고 해본적이 없다.&nbsp;</p> <p class="ql-block">기존의 이같은 인상을 뒤집는 일이 발생했다. 요즘 어느 하루 산책로를 바꿔서 걷다가 어떤 농가집 마당에서 지금 막 생을 마감하는 국화가족을 만나면서부터이다. 내가 담장밖에서 눈길을 기웃거리니 내 마음을 헤아린듯한 농가집 안주인이 미소로 진입통행을 허락해 주었다.&nbsp;</p> <p class="ql-block">그들의 가까이에 가자마자 일단 꽃의 표정이 담긴 색상의 매력에 반해버렸다.&nbsp;</p><p class="ql-block">분홍도 아니고 홍색도 아니고 분홍과 도라지색이 결합하여 태어난, 화려하면서도 소박하고 진하면서 명랑한 자주색국화꽃이다.&nbsp;</p> <p class="ql-block">아마도 자주색을 좋아하는 편향이 있어 그런지는 몰라도 처음 만나자부터 마음에 환희의 잔치상이 떡 차려졌다.&nbsp;</p> <p class="ql-block">사랑을 하면 도파민이 생겨서 건강에 유익하다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꽃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도 사랑이라서 그런가, 느낌의 샘에서 솟아올라오는 기쁨은 어떤 말로도 형언이 안된다. 좋은 기분을 더 멋지게 윤색할 수 있는 언어들을 죄다 가져다 놓아도 쓸모가 없을 거 같다.&nbsp;</p> <p class="ql-block">입귀가 양쪽으로 올라가고 머리안이 깨끗해지고 몸이 무엇을 타고 날아가는듯하고 감탄이 자꾸 터져나가려 하고.... 그런 느낌과 같이 하는 시간이다. 그냥 복된 마음뿐이다!&nbsp;</p> <p class="ql-block">미학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보면 미학이란 미를 발견하는 능력과 그것의 아름다움을 느낄줄 아는 힘이라고 되어 있다. 너무 마음에 드는 해석이다.&nbsp;</p> <p class="ql-block">그런데 미학이란 용어가 일본의 한 학자에 의해 잘못 옮겨지면서 미학을 미에 대해 분석하는 것이고 평론하는 것이라고만 정의한 탓에 우리는 내내 미와 같이 하면서도 잘 모르고 살아온듯 하다.&nbsp;</p> <p class="ql-block">이제는그 리론의 베일만 쓰고 학자들의 담론저울의 존재로만 살아온 미학을 더이상 종용하지 말면 좋겠다. 이렇게 보면 미학이란 우리 모두의 것이 된지 오래고 우리 는 아름다운 것들과 친하게 산지도 오래다.&nbsp;</p> <p class="ql-block">몸을 내려서 그 자주색 국화꽃들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그들은 이미 생을 마감하는 길에서 한참 걷고 있는 중이었다. 파란색을 잃어가고 있는 꽃나무잎들에는 아직 기가 살아있는듯했으나 겹꽃으로 한층 또 한층을 받치고 상부상조하던 꽃잎 모두들은 이제 곱게 하단을 행해 내려가고 있었다.&nbsp;</p> <p class="ql-block">그런가 하면 이미 겨울색 차림으로 완전 바꾸어버린 꽃잎과 꽃송이들도 꽤 눈에 띄었다. 다행한것은 생의 최고봉을 맞이하는 꽃송이들 몇몇이가 그들의 초라해지려는 모습들을 힘껏 받쳐주려고 방긋 웃고 있었다. 그 덕분에 마감길로 종종 걷던 왕선배꽃들의 얼굴에 고운 미소가 어렸다.&nbsp;</p> <p class="ql-block">나는 그 미소에 담긴 에너지원을 발견했다. 겸손하게 들려주는 가르침이었으나글을 쓰는 지금도 참 기억이 된다. 그는 미소 하나로 산다는 것은 편한 침대에 누워서 휴대폰에 매달려 사는 뿌시시한 삶보다 고달파도 달게 멋스럽게 그리고 품위있게 밀고 나가고 버텨내는 일이고 말하고 있었다.&nbsp;</p> <p class="ql-block">그는 미소 하나로 자연의 꽃자식으로 인고의 힘은 기본이고 어떤 경우에도 미소로 대하는것은 모든 아름다움에 대한 최상의 박수라고 말하고 있었다.&nbsp;</p> <p class="ql-block">그는 미소 하나로 갔다가도 올 수 있는 미래지향적 마인드로 자연엄마의 품격을 닮으려고 하다가 보면 갈때는 가더라도 발산하는 빛을 남기게 되고 계절이 부르면 또 꽃걸음마타고 올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nbsp;</p> <p class="ql-block">그는 미소 하나로 힘과 마음과 인내와 극기와 봉사와 좌절과 성공과 ... 이 모든것을 반죽하여 만든 노력조각들은 오늘을 잘 살게 하고 내일을 향해 갈 수 있는 삶의 샘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nbsp;</p> <p class="ql-block">가을국화는 그런 꽃이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