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그립다/리문호

李福子

어머니, 내가 어머니 세상 뜰 때의 나이가 되니

어머니가 그리운걸 어쩌지요

지금도 등잔불 아래 어머니 무릅 베고 누우면

허연 내 머리 쓰다듬으며 자장가도 부르고

창문 너머 눈 시울에 옛 고향 떠 올리며

밤 줍 던 옛말 도란거리겠지요

창호지 밖에서 승냥이 우는 밤

무서워서 품속으로 파고들면

-너도 헛 늙었네, 무서운 세상 간이 콩알만해

어찌 살아 가겠냐며 꾸중하겠지요

어머니, 나는 수염이 나도 어머니 앞엔

엉석 부리고 픈 아기가 되는걸 어쩌지요

아직 입을 다시면 달콤한 젖 향기가 나는 걸요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시집 올 때

하얀 무명치마 저고리에 얼마나 고왔을까요

어머니가 가실 때는 고생에 절인

쪼글쪼글한 장졸임 같은 감자가 되여 내 품에서

몇 일을 앓다가 모둠 숨 후 내쉬며

살결이 녹녹히 풀어져 돌아가셨지요

후 내쉬는 마지막 숨결에 얼마나 많은

피난의 한이 서렸는지 나는 모르지요





어머니, 나도 늙어 어머니 돌아 가실 때의 나이,

흰 눈 섭 멀리 어머니가 그리워 지네요

너도 나와 함께 늙누나 하시며

곱게 늙으라는 말 명심하고 있어요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