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전설

海兰江

<p class="ql-block"> 2023년 4월 30일,도로나 산악회는 도문시석현진 중고령을 향해 출발했다.</p><p class="ql-block"> 이른 아침부터 찌뿌둥하던 하늘이 검으락 푸르락 하면서 유별나게 성화 부렸다.</p><p class="ql-block"> 먹장구름이 온 하늘을 덮었다.산채같은 검은 구름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밀려오니 흑룡이 춤추는듯했다.</p><p class="ql-block"> 실오리만한 해빛도 보이지 않는다.파란 하늘이 어쩌다 얼굴 살짝 내미니 구름덩이 사정없이 삼켜버린다.</p><p class="ql-block"> 아름드리 나무도 휘청거리며 부르르떤다.살며시 고개 들었던 풀들도 땅에 엎드려 몸부림 친다.</p><p class="ql-block"> 산행중 보기드문 을씨년 스러운 날씨다.그러나 중고령은 변함 없었다.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산마루에 연분홍 주단을 쭉~펼치고 우리를 반겨주었다.</p><p class="ql-block"> 야~진달래! 진달래 꽃이다! 산마루에 환호소리 터지더니 흥겨운 노래소리까지 울려퍼졌다.산에는 초목이 자라고 음악에는 춤이 따른다.</p><p class="ql-block"> 푸른숲에 둘러싸인 진달래를 배경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복차림으로 하늘하늘 춤추는 자태는 꽃밭속 나비인듯 했다.</p><p class="ql-block"> 음악 선률에 따라 움직이는 가벼운 발검음,날씬한 몸놀림,유연한 팔동작,부드러우면서도 격정으로 넘치는 무용,우아하면서도 강인함이 뚜렷한 무용,지체의 놀림으로 기교와 지혜와 민족특색을 엮는무용,치마폭을 날리면서 꽃밭을 누비는 모습이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온듯 하였다.</p><p class="ql-block"> 민족무용에 대한 사랑으로 불타는 산악인 무용수,악대가 없어도 화려한 무대가 없어도 산을 사랑하고 민족문화를 사랑하는 그마음이 자연에 어울려 <span style="font-size: 18px;">마음을 끌었고 </span>산악인의 바른 심성과 고운 마음과 착한 덕성에 진한 감동을 느꼈다.</p><p class="ql-block"> 본보기의 힘은 크다.감동의 힘은 더 놀라윘다.산악인들은 너도나도 무용수로 탈바꿈 하였다.산마루에 춤판이 벌어졌다.저마다 타고난 무용수인가 싶다.즐거움과 격정에 목청껏 웨치고 기교도 요령도 상관없이 마음의 감동에 따라 움직이니 너도나도 신나고 즐겁기만 하였다.</p><p class="ql-block"> 열광의 웨침과 격정의 춤에 기승부리며 달려가던 구름도 멈춰서고 울부짓던 수림도 소리를 죽이고 날아가던 산새들도 깃을 멈추었다.</p><p class="ql-block"> 진달래와 어울러진 춤의 감동은 도로나의 산행전설로 길이길이 전해질것이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