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 을씨년 스러운 마가을</p><p class="ql-block"> 창밖엔 주룩주룩 부질없는</p><p class="ql-block"> 궂은비 내리네.</p><p class="ql-block"> 가을날의 궂은 비는</p><p class="ql-block"> 조락하는 가랑잎에</p><p class="ql-block"> 슬픔만을 더해주고</p><p class="ql-block"> 지는 가을 들국화</p><p class="ql-block"> 석별의 애잔함에 </p><p class="ql-block"> 눈물 짓누나.</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봄날의 즐거움도 고작</p><p class="ql-block"> 스쳐가는 바람 이런가</p><p class="ql-block"> 싸늘한 가을날</p><p class="ql-block"> 꽃잎에 내린 이슬이</p><p class="ql-block"> 눈물처럼 고여있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당신은 가을남자</p><p class="ql-block"> 차고도 매정한사람</p><p class="ql-block"> 정 주었으면 버리지 말고</p><p class="ql-block"> 버릴거면 정이나 주지 말것이지...</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마른 장작 같이 </p><p class="ql-block"> 메마른 이내 가슴에</p><p class="ql-block"> 광란의 불길 지펴 놓고</p><p class="ql-block"> 아득히 멀어져 가는</p><p class="ql-block"> 저 쪽구름 같은 야속한 나그네야.</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사랑이 뭐 유희더냐</p><p class="ql-block"> 헌 신짝 이라더냐</p><p class="ql-block"> 자기 마음대로 가지고 </p><p class="ql-block"> 또 버리게...</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내리는 가을비에 사랑의 </p><p class="ql-block"> 불꽃은 처참히 사그러 들고</p><p class="ql-block"> 스님이 떠나고난 빈절에</p><p class="ql-block"> 홀로 버려진 강아지 같은</p><p class="ql-block"> 이내 신세여.</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잘 가거라,</p><p class="ql-block"> 무정한 가을 남자여!</p><p class="ql-block"> 내 마음속에 쓸쓸한 </p><p class="ql-block"> 가을만 남기고 떠나간</p><p class="ql-block"> 얄미운 그 사람.</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나는 알리라</p><p class="ql-block"> 가을이 지면 어련히</p><p class="ql-block"> 새봄이 또 올것이라고...</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