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 당신은 소리없이 다가 왔다가</p><p class="ql-block"> 자취없이 사라져가는 바람이런가,</p><p class="ql-block"> 미련만 남겨놓고 실안개 처럼</p><p class="ql-block"> 한 순간에 사라진 얄미운 사람아,</p><p class="ql-block"> 웬수 같은 당신인데 내가 왜서 </p><p class="ql-block"> 그토록 아쉬움에 휩쌓여 아직도 지난</p><p class="ql-block"> 세월 눈물의 흔적들을 지우지 못할까.</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잊으려고, 비우려고 애를써봐도</p><p class="ql-block"> 버려지지 않는 그 사람,</p><p class="ql-block"> 자나깨나 한결같이 믿어온</p><p class="ql-block"> 사랑인데, 어찌 한순간에 </p><p class="ql-block"> 처참하게 무너질 수 있단 말인가.</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그 처량한 사랑이 아직도 떠나지 않고</p><p class="ql-block"> 나의 몸 속에서 혈액처럼 뜨겁게</p><p class="ql-block"> 흐르며, 타는 가슴에 재가루만</p><p class="ql-block"> 수북히 쌓이고 쌓인다.</p><p class="ql-block"> 아, 바보같은 이내 마음의 고초</p><p class="ql-block"> 그누가 알아주랴...</p><p class="ql-block"> 달님에게 물어도 대답없고</p><p class="ql-block"> 별님께 물어도 묵묵부답 이라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사랑이 이토록 잔인하고</p><p class="ql-block"> 매정 할 줄 진작 알았다면</p><p class="ql-block"> 애당초 사랑과 담이라도 쌓을걸,</p><p class="ql-block"> 독수공방 외롭고 쓸쓸하다지만 </p><p class="ql-block"> 그래도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p><p class="ql-block"> 보다는 차라리 낳으련만.</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풍월에 도취되던 호숫가의 밤,</p><p class="ql-block"> 능수버들 바람에 하늘거리고</p><p class="ql-block"> 교교한 달빛에 촐랑대는 윤슬이</p><p class="ql-block"> 수없이 달을 향하여 해롱이던 </p><p class="ql-block"> 그 밤도 당신의 이슬 같은 사랑이</p><p class="ql-block"> 나의 진정 어린 사랑의 감정을</p><p class="ql-block"> 사정없이 롱락 하였었지.</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바다가 뽕밭이 되고,</p><p class="ql-block"> 뽕밭이 바다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p><p class="ql-block"> 사나의 한번먹은 마음 철석같이</p><p class="ql-block"> 변치 않겠노라 굳은 맹세 던져놓고,</p><p class="ql-block"> 마치 가을제비 강남 날아 가듯이</p><p class="ql-block"> 그렇게 냉정하게 돌아서버린 당신,</p><p class="ql-block"> 그래, 당신이 나한테 꺼내보인 사랑의</p><p class="ql-block"> 감정이란 죄다 거짓이 였단말인가.</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애당초 맺지 못할 사랑인줄을</p><p class="ql-block"> 알았으면, 나붓기는 가벼운 인연의</p><p class="ql-block"> 끈을 잡지나 말았을걸.</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나는 오늘도 병든 사랑에, 멍든</p><p class="ql-block"> 가슴 부여잡고, 실낱처럼 야위여</p><p class="ql-block"> 가는 밤하늘의 조각 달을 바라보며,</p><p class="ql-block"> 거짓과 기만으로 가득찬 황홀한</p><p class="ql-block"> 사랑이야기의 쓰라린 기억의 잔광</p><p class="ql-block"> 들을 하낫, 둘씩 지우고 있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