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봄날이 가는 소리</p><p class="ql-block"> 윤슬</p><p class="ql-block">삶의 꿈을 잉태하던 희망의 봄날을 사뿐히 건너서 어느덧 계절은 여름의 길목에 들어섰다.아침부터 아빠트 단지안은 북적거린다. 아침시장으로 가는 아줌마들은 전날의 장 시세를 공유하면서 새로운 하루의 식탁준비에 바쁘게 걸음을 재촉하고 조깅에 나온 아저씨들은 최근의 국제 뉴스를 서로 흥미진지하게 담론 하고 있다. 우리들의 삶의 풍경은 언제보아도 아름답다.그보다 더아름다운 풍경은 매일 아침 이 단지안에서 사계절 볼수있는 한쪽지팽이에 의거해 절룩거리며 걷는 60대의 남성과 그 옆에서 나란히 걷고 있는 50대 초반의 이쁜 여인의 얼굴이 그려진 아름다운 풍경이다.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남자가 힘들다고 운동 안한다고 애들처럼 투정부리면 아기 달래듯이 달래고는 남자의 옆에서 저렇게 단지안을 몇십번씩 걷고 있다. 하루 이틀도 아닌 5년이란 긴세월을...</p><p class="ql-block">여자가 남자를 만났을때 여자 나이는 35살 남자는 45살, 두사람은 모두 재혼이였다. 여인은 첫 혼인에서 사랑이 먼지 모르고 남자의 폭행에 참을수없이 이혼을 선택하였던지라 이 남자를 만났을때 엄청난 나이 차이를 뛰여넘어 그냥 자신을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조건으로 만났다고 한다. 여인은 순진하고 심성이 착해보였다.남자의 7살 되는 딸애를 자신의 딸처럼 키워서 시집보냈고 남편의 퇴직하면 함께 한국 가서 돈도 벌구 세상 구경도 하면서 남은 인생 즐겁게 살려는 꿈을 그리고 있었다. 남편 퇴직을 반년앞둔 어느날 남편이 갑자기 뇌경색에 걸렸다. 180메터의 거장인 남편이 하루 밤 사이에 대소변도 가릴 수 없고 오른쪽 몸전체가 불구가 되여버려 여인은 억장이 무너 지는것 같았다.남자의 딸은 아버지 병시중을 하루만 하더니 못하겠다고 하면서 간병인을 모셔왔다.남자는 이튿날 날이 밝아서부터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간병인에게 욕을 퍼붓더니 당장 가라고 쫓아버리는 것이였다.여인은 주저없이 남편앞에 나섰다. 가냘픈 여자의 몸으로 그것도 큰 체구의 남자의 대소변 받아내는 너무 힘들었다. 남편은 뇌경색에 걸려서 의식은 흐려졌지만 건강한 위장 때문에 왕성한 식욕은 절제할수없어 시도 때도 없이 밥을 달라고 소리질렀다고 한다. 하루에도 몇번이고 어지럽히는 침대보며 옷가지들, 쉴새없이 바꾸어 입히고 씻기를 거듭하여야 하였고 뇌경색 치료에 좋다는 여러가지 건강식을 직접 만들어서 남편에게 대접시키면서 지극정성으로 3개월이라는 힘든 세월을 병원에서 보냈다.여인은 체중이 10키로나 감량되였지만 다행이 남자는 3개월간 안해의 살뜰한 보살핌과 재활 치료를 거쳐 왼쪽 몸체는 령활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되였다, 병원에서 금방 퇴원 하였을 때 나는 여인을 보고 물었다. 어떻게 그동안 저렇게 우람진 남편의 시중들었냐고? ,,,여인은< 내 몫이라도 생각하면 누구든지 다 할수있습니다 > 라고 짤막하게 대답하는것이였다. 내 몫이라는 단어가 웬지 익숙하면서도 생소하게 느껴지는 말이다.</p><p class="ql-block">살면서 우리는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여러가지로 나누어진 자신만이 의무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 몫으로 나뉘여져 있다.그래서 직장에서는 자신이 분담되여있는 령역에서 만큼은 어디에 가서든지 똑소리 나게 모든일을 빈틈없이 처사하고 깔끔하게 일을 마무리 하는 사람들이 상사들의 사랑과 인정을 받을수 있다. 한개 가정에서도 어른은 어른이 해야 할 몫 자식은 자식의 몫 이렇게 개개인에게 모든일이 분별있게 확실하게 배정되여있다. 그래서 어른이 자신의 몫에서 빈자리가 보이면 나이먹고 나이값 못하다든가 자식이 자식 구실 못하면 반푼같은 자식이라고 욕보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 것이다. 물질 생활이 제고 되면서 부터 인간의 생활자체는 야금야금 모든것이 상품화 되고 경제가 생활이 주선이 되고 차츰차츰 도덕과 양심의 몫까지 금전으로 좌우지 되면서 몫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머리속에 희미해져 가고 있다. 그리하여 사회는 모든것이 돈으로 이루어지고 돈으로 귀결되면서 젊은 사람들의 의식은 모든것이 금전에 집착되는 현실을 이루어지고 있다.</p><p class="ql-block">부모사랑이 제일 필요한 적령기 애들도 서슴없이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전탁 시키고 돈벌러 떠나서 7.8년 지어 10년이 지나서 애들을 찾아오는 사람들, 부모가 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여 가족의 사랑이 절실히 필요할때 돈 내고 간병인을 찾아 놓고는 이튿날 다시 해외에 떠나버리는 자식들 ,물론 자식들은 자식 나름대로 부모는 부모 나름대로의 고통과 사연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자신의 몫에 대한 결여로 사회는 점점 인정세계가 메말라 버리고 도덕과 양심이 금전으로 전화해 간다. 그래서 3.4십년 함께 살던 부부도 어느 한쪽이 병들어 버리면 헌신 짝 차버리듯 요양원에 돈 내고 들여놓고는 나 몰라라 하는 사람들이 비일비재하게 볼수있다. 이런 현실속에서 너울 쓰고 처음 만난 남편도 아니고 재혼이라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믿기 어려운 혼인이라는 소외된 혼인에도 여인은 불구가 된 남편을 몇개월이 아닌 지금까지 5년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시중들면서 아름다운 미덕을 쌓아가고 있다.</p><p class="ql-block">자기 몫에 대한 한결같은 책임감으로 50대 초반의 젊은 여인이 앞으로 걸어갈 길은 얼마나 험난 할지 알수없다. 여인은 자기가 저 남편을 만나서 받은 사랑을 이렇게 다시 돌려줄수있어서 행복하고 저 정도 만큼이라도 매일 열심히 운동하고 있어서 다행이라면서 지금처럼 살다가 저 세상에 남편을 보낼수 있다면 자기는 자신의 몫을 충분히 완수하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것이였다. 자신의 몫에 대한 책임감과 충성심은 여인이 저남자하고 동행하면서 마음에 소중히 간직한 도덕과 양심의 극치인것 같다.</p><p class="ql-block">주위의 사람들이 가끔 그 여인이 남편이 6천여원되는 퇴직금을 보고 저렇게 남편을 잘 보살펴준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6천원의 퇴직금이 물론 경제적으로 생활에서 부족함을 느낄수없는 돈이라고 할수있지만 남편에게 달마다 여러거지 보건품과 약들을 사오고 생활에 여기저기 쓰다보면 남는것도 별루 없다고 한다. 건강하고 아직은 젊음이 엿보이는 50대 초반의 나이에 퇴직금 하나에 저렇게 한다는것은 믿을수없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저 여인이 지금 해외에 나가서 어느 요양원 간병일을 한다면 한달에 적어도 만원은 큰소리치면서 벌수있을거니깐 ...나는 항상 여인을 응원한다. 누가 머라고 하든지 자신의 삶을 자신의 반듯한 생각으로 산다면 언제인가는 하늘도 감동하게 된다고 화이팅을 불러준다. 금전이 먼저 아닌 사람이 먼저 라고 생각하는 순박한 여인의 작은 소망이 우리 사는 세상 사람들이 누구나가 져야 할 몫이고 그 몫에 대한 충실한 리행을 완수할수 있는 삶을 살고 좀 더 헌신하는 사랑과 배려로 더 아름다운 삶을 꽃피울수있으면 좋겠다. 행복이란 안정과 평화와 자유에 있는것이 아니라 그것을 향하여 작은 의무를 충실히 향 하는데 있다.</p><p class="ql-block">아침이 지나 정오가 다가오면서 단지안의 양지쪽에는 해빛을 쪼이러 나오신 할머니들이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저할머니들속에 등 굽은 나의 엄마가 보이는것 같다. 나는 엄마에게 딸의 몫을 얼마나 이행하고 살았던가?</p><p class="ql-block">봄날은 간다. 여름이 조용히 오고있으니깐....</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