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눈물/ 강효삼 시 ㅣ한란 랑송

寒兰

<p class="ql-block">당신의 눈물</p><p class="ql-block"> 강효삼 </p><p class="ql-block"> 학생이 없어 학교문을 닫는 날 로교장은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고야 말았다.</p><p class="ql-block"> 화단의 꽃들은 의연 고운 맵시 그대로이고 둘레의 백양나무는 파란 잎 한껏 흔드는데 종소리도 멎고 간판도 내려지고 아이들의 숨결 잃은 교사(教舍)만 우두커니. 그대 어이 작별인사 나누려는가? 이제 떠나가면 허망 남은 저 빈 운동장, 풀들만 가득 채워질 저 공허를 눈물로라도 채우고 싶어 당신은 지금 울고 있는가? 눈가에 맺히는 방울방울의 눈물들 지금껏 써온 페지의 그 마지막을 찍는 마침부호들일듯...</p> <p class="ql-block">  아, 아니라고 하자. 설사 마지막이 된다고 해도 결코 그건 아니라고 하자! 대신 줄임표라면 어때? 슬픔이 그냥 연장되지 않게 똑...똑...똑...지워가는 오늘의 아픈 사연들. 더는 외우지 않기로 하고 아, 아니라고 하자. 설사 마지막이 된다고 해도 결코 그건 아니라고 하자! 대신 줄임표라면 어때?슬픔이 그냥 연장되지 않게 똑...똑...똑...지워가는 오늘의 아픈 사연들, 더는 외우지 않기로 하고 그 다음 그 다음은 연장부호라면 어떨가? 그 다음 그 다음은 새로운 시작의 연장부호라면 어떨가? 우리 이대로는 무맥하게 끝낼 수 없지 않은가? 우리 이 땅에 어떻게 와서 어떻게 이 땅에서.오늘까지 걸어왔는데.배고파 죽어가면서도 학교만은 일떠세우고 아이들만은 공부를 시키지 않았더냐.</p><p class="ql-block"> </p> <p class="ql-block">  그 날이 언제일지 아직은 기약할 수 없어도 눈물을 흘릴수 있다는 것은 아직 우리에게 희망이 남아있다는 것. 이 눈물이 헛되지 않게 언제인가 그대 아니면 또 다른 누구라도 기어이 다시 이 운동장에 아이들 가득 불러모으고 종소리 힘있게 울려볼 그 날을 향해 걸음걸음 딛고 갈 발자국인양 뻗어가는 이 눈물의 방울방울...</p> <p class="ql-block">  돌아보면 우리 이 땅에서 사라지고 비여가는 숱한 것에 목 매일 적마다 열마나 많은 눈물 흘리였던가! 하지만 그 때마다 눈물 딛고 일어섰으니 울어라, 울어! 결코 이것만은 포기할 수 없는 이 땅 우리들의 미래, 그 절절한 갈구로 쏟아지는 눈물의 방울방을 씨앗이 되여 저 운동장 가득 메운 민들레꽃들처럼 화사하게 피여날 아이들 래일의 웃는 얼굴이 되리. 그리하여 오늘의 올음이 아이들의 올음으로 이어지게 할수 있다면 눈물을 동이로 쏟은들 어떠하리, 어쩌면 저 눈물이 이 땅에서 다시금 래일을 불러 하나 또 하나 소중히 꿰여갈 그 기원의 은빛구슬은 아닐가.</p><p class="ql-block"> 똑...똑...똑...</p>

教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