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에세이]</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볼쉐위크의 이미지』의 또다른 '시간'</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墨晝 정 세 봉</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 <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이호철(李浩哲, 1932년 ~ 2016년) 한국 분단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1932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0년 터진 6ㆍ25 전쟁 때 인민군으로 동원됐다. 포로로 구금됐다가 풀려난 후 1951년 1ㆍ4 후퇴 때 홀로 월남했다. 1955년 부두 노동자의 삶을 다룬 단편소설 《탈향》을 발표하며 등단했고 이후 직접 겪은 전쟁과 남북 분단을 주요 소재로 삼아 작품 활동을 했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등단 이후 60여 년간 장편소설 《서울은 만원이다》, 《남풍북풍》, 중·단편소설 《판문점》, 《퇴역 선임하사》, 《무너지는 소리》, 연작소설 《남녘사람 북녘사람》, 《이단자》 등 수십 편의 작품을 집필하며 전쟁과 분단의 고통을 섬세하게 그려 냈다.</p><p class="ql-block"><br></p> <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에세이]</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볼쉐위크의 이미지』의 또다른 ‘시간’</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정 세 봉</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계열 사건들로 시간은 현실화 되는 것이다.> </p><p class="ql-block"> ㅡ루이스 보르헤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문학 본연’이라는 암장 속에 깊이 침잠을 해서 형벌과도 같은 진통을 겪으면서 출산을 했던 나의 중편소설 『볼쉐위크의 이미지』는 발표(1991년 《장백산》 2기) 뒤에 촉발되었던 ‘닉명고발사건’으로 인해서 문단을 휘딱 뒤집어 놓았었다. 격렬한 찬반쟁론으로 이어지면서 문자그대로 ‘문학격동기’의 정점을 이루었다.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많은 평론들이 쏟아져나왔지만 국내에서의 가치평가는 남영전시인의 촌평으로 대신하려 한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郑兄:</p><p class="ql-block">这篇作品的发表以及争论风波,是文坛思想解放的契机,拨乱反正的开始,您的功劳不可没,这是历史性的贡献,怎么评价也不为过。一个作家,一生有一部历史性的作品,就是了不起的家,您就是了不起的作家。值得作自豪.</p><p class="ql-block"> ㅡ 南永前</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그것은 하나의 ‘사건’이었고, 나의 ‘형이상학적' 산아(産兒) ㅡ『볼쉐위크의 이미지』의 운명적인 ’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기원 1991년이라는 ‘시간’과 당시 《장백산》 주필이셨던 남영전시인을 잊지를 못한다.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로부터 4년 뒤에 있었던 ‘사건’이다. 내가 《천지》 월간사(《연변문학》 전신)에 입사했던 바로 이듬해, 그러니까 1995년 초가을의 어느날 나는 뜻밖의 우편물을 받았다. 《한국문학》 1995년 ‘여름호’와 원고료 1천 달러(1000弗)였다.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460페이지의 거대 문학지에는 나의 중편소설 『볼쉐위크의 이미지』가 실려있었다. 내가 놀래고 감격했던 것은, 잡지 표지에 작품명과 함께 나의 칼라사진이 올려져 있었고, 목차 (目次)에는 사진과 함께 나의 소설에 대한 촌평이 첨부되어있었다.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볼세비키적 삶>과 <인간적 삶> 사이에서 갈등하는 오늘의 중국적 상황들, 그 혼재된 가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연변 조선족들의 절절한 삶의 흔적들 ...... 과연 그들이 나아갈 길은 어디인가!”</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그리고 제일 마지막 페이지의 ‘편집 후기’에도 특별히 언급을 하셨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연변 조선족작가 정세봉 씨의 중편 『볼쉐위크의 이미지』를 소개한다. “<볼세비키적 삶>과 <인간적 삶> 사이에서 갈등하는 오늘의 중국적 상황과 더불어 연변 조선족들의 삶의 양태까지 한눈에 훤히 들여다보이는 작품으로, 특히 우리 민족적 정서와 우리 말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어 신선한 감동까지 느껴진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이처럼 나의 소설을 중점적으로 다루어 주신 분이 바로 당시 《한국문학》 주간을 맡고 계셨던 "'분단문학’의 대부" 이호철(李浩哲) 소설가였다.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그날, 그리고 며칠을 나는 그 《한국문학》 여름호를 손에서 놓지를 못하고 있었다. 표지와 목차를 다시다시 들여다보고, 본문과 편집후기를 번져보고.....했다. 그만큼 신기하고 감격스러웠던 것이다.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국내 잡지 《장백산》 에 발표된지 4년, 중한수교 3년이 되는 시점에 처음으로 ‘해외’ 문학지에 발표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한국의 "'분단문학'의 대부" 이호철 소설가가 직접 선택, 게재하였다는 사실은 『볼쉐위크의 이미지』가 해외에서 ‘문학’으로써 인정받은 ‘사변적인 사건’이었다. 그래서 나는 기원 1995년이라는 또다른 ‘시간‘과 이호철 소설가를 잊지를 못한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그로부터 27년 세월이 흘러갔다. 그간 나는 이호철소설가를 딱 한번 만나뵐 기회를 가졌었다. 2008년 초가을의 어느날 서울 은평구 소재, 불광동에서 이호철 소설가의 팬모임이 있다고해서 당시 《통일과 문학》 편집인이었던 강종원 시인을 따라 갔었다. 30여명이 모인 술자리였는데, 이호철 소설가는 부인과 함께 정중앙 식탁에 앉아 계셨다. 나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분위기를 지켜보다가 용기를 내어 선생님 좌석으로 가서 인사를 드렸다.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제가 『볼쉐위크의 이미지』의 작자 정세봉입니다. 선생님께서 저의 소설을 《한국문학》 에 실어주시고 원고료 1천 달러까지 보내 주셨지요.”</p><p class="ql-block">“아, 그 소설..... 참 좋았어요. 전혀 ‘낯선 세계’를 보여주었어요, 여기 독자들한테는..... 그게 문학의 ‘진실’ 아니겠어요? 그 해 겨울호에 성공회대 임규찬교수의 평론도 나갔어요.”</p><p class="ql-block">나는 술 한 잔 부어올리면서 문학의 ‘진실’이라는 낱말을 그렇게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그 뒤 나는 가끔씩 문학의 ‘진실’이란 무엇일까?... 뜬금없는 생각에 사로잡히군 했다. 나 자신과 우리 소설문단의 상황들을 두루 살펴보고, 세계문학을 고추장 맛보기로나마 섭렵해 보면서 그 막연한 질문에 눈떠보려고 나름 애써왔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그 심오한 진의(眞意)를 터득하는 데에는 동구권(東歐圈) 소설가들의 영향이 지대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를테면 임레 케르테스(헝가리)의 『운명』, 밀란 쿤데라(체코)의 『농담』, 이스마일 카다레(알바니아)의 『꿈의 궁전』, 헤르타 뮐러(동독)의 『저지대』 등 소설들은 우리가 써야하는 문학(소설)의 ‘진실’이란 어떤 것이며, 역사의 흐름 속에서의 소설문학의 존재이유와 인류보편의 가치 및 그 문학사적 생명력에 대하여 ‘원점’으로 되돌아가 재삼재삼 숙고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분단문학'의 대부” 이호철 소설가는 2016년 9월 18일, 향년 85세를 일기로 별세하셨다. 하늘의 ‘별’이 되신 선생님의 명복을 삼가 비는 바이다.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2022년 6월 5일)</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 <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정세봉(鄭世峰) 프로파일;</p><p class="ql-block">1943년 12월 7일 중국 할빈시 도리구 신안가(府) 24호에서 출생.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대표작: 단편소설 “하고싶던 말”, “빨간 크레용태양”, 중편소설 “볼세비키의 이미지“ 등 다수.</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문학상수상: 제1회 전국소수민족문학상, 미국 “해외문학상” 소설부문 대상, 한국예술평론협의회 주최 “2017년 ‘제37회 최우수예술가상(문학부문)’” 등 20餘次 수상.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주요경력; “연변문학”월간사 소설편집. 미국 L.A 所在, “해외문학” 편집위원. 사단법인 “연변소설가학회” 初代회장. 소속 직장; 연변작가협회(퇴직)</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