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作)

金千根

<p class="ql-block">창문 절반으로 해빛이 들어옵니다. 그래도 밝습니다. 다른 절반이 밝는 것도 빛의 작품이겠지. 바라보이는 인생을 너무나 익숙하게 살면서 너네도 그렇게 살라고 그렇게 당당하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당신도 당당하지 못하면서 남을 가르치며 살아왔습니다. 애는 왜 있지?내가 낳은 것이 아니라 니가 낳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낳았겠지. 책임져야지. 잘 살고 있는지? 어느날 나는 참 부끄럽습니다. 없으면서 있다고 살아온 내가 가끔 부끄럽습니다. 창문을 엽니다. 바람이 들어오겠죠. 살아있다는 짓이 바람에 실려 시인의 글에 올려지는 것이 싫지도 않은지. 바람이 시인인 것을, 나는 차츰 알아가고 있습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