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ql-block">어느 외로운 나무의 가지에</p><p class="ql-block">대롱대롱 달려있던 잎이</p><p class="ql-block">끝내는 떨어져 락엽이 되고</p><p class="ql-block">그 우에 첫 눈송이가 내려앉는다</p><p class="ql-block">그리고 어느새 하얗게 두터워지는</p><p class="ql-block">눈탄자 속에 몸을 감추어 버린다</p><p class="ql-block">차츰 혼돈되여가는 천지 속에서</p><p class="ql-block">어느새 눈사람이 되여가는</p><p class="ql-block">자기의 존재는 까맣게 잊은채</p><p class="ql-block">그냥 그 눈송이만을 생각한다</p><p class="ql-block">그런데 락엽이 얼핏 떠오른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