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꽃 / 김영춘

春光

<p class="ql-block">내 하늘땅의 조화를 은근히 즐기는 꽃</p><p class="ql-block">바람의 심술이 기승부릴 땐</p><p class="ql-block">온 겨울 침묵하며 견디다가</p><p class="ql-block">봄해살 호의가 넘쳐날 때</p><p class="ql-block">재빨리 꽃망울 터뜨리며 웃음 짓는 꽃</p> <p class="ql-block">꽃샘바람 불어오면 온몸을 흔들며</p><p class="ql-block">둥글게 모여서 핀 꽃 고이 지켜내다</p><p class="ql-block">배고픈 아이 와서 따면 순순히 내여주는 꽃</p> <p class="ql-block">꽃보다 밥이 더 귀한 보리고개 시절엔</p><p class="ql-block">시어머니 미움 받았다던 며느리꽃</p><p class="ql-block">지금은 고향 떠난 사람들 그리워하는 향수의 꽃</p> <p class="ql-block">바위틈에서도 싱싱하게 진분홍 진달래</p><p class="ql-block">공원에선 가냘프게 피여나는 연분홍 진달래</p><p class="ql-block">스스로 꽃펴야 꽃기운 생생하고</p><p class="ql-block">뿌리 옮겨 자래우면</p><p class="ql-block">기운 못 차리는 꽃</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