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나면 그리움이 남으리...

雁南飞Y

<p class="ql-block"> 오늘도 나는 병원 응급실에서 점적주사를 맞고있다. 간밤에 무얼 잘못 먹었는지 급성위장염이란다. 홀로 병상에 누워 똑똑 떨어지는 약물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는 나의 눈엔 손에 죽그릇을 들고 땀을 줄줄 흘리며 천방지축 달려오던 그 사람이 떠오른다.</p><p class="ql-block"> … 그날도 난 급성위장염으로 새벽에 급진에서 점적주사를 맞게 되였다. 바로 이 병원, 이 침대에서 말이다. 수분보충제, 소염제, 위치료제까지 맞다보니 아마도 다 맞으려면 반나절은 걸릴것 같았다. 그런데 그때까지 아침을 먹지 못한 나는 위가 쓰려나면서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내돋고있었다. </p><p class="ql-block"> 그렇게 한참 참고견디던 난 더는 참을수가 없어 용기를 내서 그 사람한테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던 그는 나의 말이 채 끝나기도전에 기다리라는 말 한마디 남기고는 급급히 전화를 끊었다. 얼마 안돼 땀범벅이 된 그가 정신없이 병실로 달려들어왔다. 손에 죽까지 사들고서.</p><p class="ql-block"> 고혈압으로 그 시간대에 약먹고 시간맞춰 때식을 자셔야 하는 사람인데 나때문에 자기 몸도 돌볼 새 없이 뛰여온것이다. 줄줄 흘러내리는 이마의 땀을 손등으로 쓱 훔치며 내앞에 죽을 챙겨놓는 모습을 보면서 난 목구멍으로 뜨거운 그 무엇이 울컥 솟구침을 느꼈다.그날 그는 돌아가 쉬라고 그렇게도 권고하는 나의 말은 들은척도 안하고 내가 점적주사를 다 맞을 때까지 곁을 지켜주었다. </p><p class="ql-block"> … 오늘도 나는 그때 그 병원의 그 침대에서 점적주사를 맞고있다. 쉼없이 똑똑 떨어지는 약물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면서 웬지 그때 그 사람이 자꾸 기다려진다. 마치 저 문으로 죽그릇을 들고 부리나케 다가오는것만 같이.</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나에겐 항상 고마왔던 그 사람, 난 그저 그 사람이 그 어데에서든 맘 편히 보내길 바랄뿐이다. </p><p class="ql-block"> - j. h. h -</p><p class="ql-block"> 추억의 미니계렬수필(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