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3>따뜻한 책 /이기철
행간을 지나온 말들이 밥처럼 따뜻하다
한마디 말이 한그릇 밥이 될때
마음의 쌀씻는 소리가 세상을 씻는다
글자들의 숨쉬는 소리가 피속을 지날때
글자들은 제뼈를 녹여 마음의 단백이 된다
서서 읽는 사람아
내가 의자가 되여 줄게 내위에 앉아라
우리 눈이 닿을 때까지 참고 기다린 글자들
말들이 마음의 건반위를 뛰여다니는것은
세계의 잠을 깨우는 언어의 발자국 소리다
엽록처럼 살아있는 예지들이
책밖으로 뛰여나와 불빛이 된다
글자들은 늘 신생을 꿈꾼다
마음의 쟁반에 담기는 한알 비타민의 말들
책이라는 말이 세상을 가꾼다
</h3> <h3>2021년 5월 24일 </h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