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한 골목길에서 뒹구는 외짝 구두를 본다면

南铁心

<p class="ql-block"><b style="font-size:22px;">허름한 골목길에서 뒹구는 외짝 구두를 본다면</b></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 style="font-size:20px;">남철심</b></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버려진 누군가의 삶의 냄새에</p><p class="ql-block">얼굴이 있다면</p><p class="ql-block">저렇게 허름하게 웃고 있을걸</p><p class="ql-block">바람난 여자의 구겨진 속옷을 닮아가지고</p><p class="ql-block">하대하면서 얼근슬쩍 수작질 해보고 싶어지는 것들</p><p class="ql-block">길지도 않은 삶의 길에서 징징거리며</p><p class="ql-block">번거롭게 갈아버린 하나님의 이름을 닮아가지고</p><p class="ql-block"> 괘씸하게 비천해지는 것들</p><p class="ql-block">꽁꽁 언 겨울방학이면 </p><p class="ql-block">개똥 소똥 돼지똥</p><p class="ql-block">똥 줍던 기억만 남았다는 멍청한 시인의</p><p class="ql-block">똥같은 유년의 기억 속에서 가물대는</p><p class="ql-block">만세의 시대를 닮아가지고</p><p class="ql-block">재미도 없이 헐고 닳고 펑 구멍나</p><p class="ql-block">남아도는 짜투리로 덕지덕지 기워진 것들</p><p class="ql-block">언제쯤 올가 지루하게 기다려지는 것들은</p><p class="ql-block">다 버리고 홀연 떠나버린</p><p class="ql-block">고향도 사랑도 맛이 변해서</p><p class="ql-block">묵은 김치를 보면 도망가고 싶어지는 것들</p><p class="ql-block">허름한 골목길에서</p><p class="ql-block">혼자 뒹구는</p><p class="ql-block">외짝 구두를 본다면</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2021. 02. 18</p> <p class="ql-block">허름한 골목길에서 뒹구는 외짝 구두를 본다면(노래버전)</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