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궁

花仙

<p class="ql-block">  새벽까지만해도 억수로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언제 흐렸었나 싶게 바람 한 점없이 맑게 개인 날씨다. 나는 얼른 설거지를 끝내고 부르는듯 인민공원으로 달려갔다 .</p><p class="ql-block"> 7~8분정도면 도착할수 있는 이 공원은 이 성시에서 도심에 만들어진 천여개나 되는 공원중의 하나인데 매년 장미꽃축제를 하는 유일한 장미꽃 주체공원이기도 하다. 공원에는 한참은 돌아야 다 볼수 있는 넓은 장미꽃밭이 있고 그옆의 넓고 푸른 잔디밭머리에는 "장미꽃사랑"이라는 백옥같은 두 연인의 석상이 유난히 눈길을 끈다 .</p><p class="ql-block"> 아직은 꽃철이 아닌지라 요지음 제일 매력적인 것은 조잘거리며 흐르는 맑은 시내물우에 걸쳐진 예쁘고 깜찍한 다리들이며 공원내에 진주처럼 뿌려진 크고 작은 호수들이다. 아름드리 용나무와 키큰 수양버들, 꺽다리 야자수 그리고 사시장철 꽃피는 키큰 꽃나무들로 병풍처럼 둘러싸인 아름다운 호수가의 갈래갈래 뻗은 산책로며 알맞게 놓여진 벤취에도 한가로운 사람들의 모습이 넘실거렸고 낚시군들은 벌써 낚시터에 자리잡고 조용히 고기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좀 넓은 공간엔 태권도, 노래, 광장무가 한창이다. </p><p class="ql-block"> 비록 마스크는 끼였지만 담연하고 한가롭게 이 아침의 아름다움과 평화로움. 여유로움과 낭만을 즐기는 사람들의 행복이 넘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뜻밖의 선물을 받은양 무척 감사하고 가슴이 뜨거워나기까지 하였다 .</p><p class="ql-block"> 도심에 자리한 이런 공원들을 사람들은 사막의 오아시스, 푸른 진주, 지어는 도시의 페라고도 친절하게 불렀다. 하긴 참 기적이다! 가난하고 어수선했던 어촌에 짧디짧은 40년간에 고층빌딩들이 수림처럼 일어섰고 그속에 이처럼 아름다운 공원들까지 수 없이 마련됐으니 말이다.</p><p class="ql-block"> 호수가에 이른 나는 푸른 물에 비낀 그림자들에 마음이 끌리움을 어쩔수 없었다 . 고요한 물에는 흰구름을 품은 채 물속에 내려 앉은 푸른 하늘, 거기에 푸른 숲을 꿰뚫고 하늘로 치솟는 제왕빌딩등 고층 건물들도 하늘을 따라 섰고 호수가의 무성한 수양버들과 철늦게 피는 봉황나무들이 얼굴을 붉힌채로 행렬에 끼여 들어 물속으로 들어갔다. 온 세상이 꺼꾸로 물속에 쏟아져 아름답고 황홀한 수정궁을 이루고 있다 .</p><p class="ql-block"> 어디가나 물이 없는 풍경은 메마른 감이들고 풍경이 없는 물은 품위가 없는것처럼 느껴진다 . 더우기 풍경의 그림자를 비껴담은 물은 한결 더 아름다워 늘 여행객들의 넋을 빼았군 한다. 그래서 물만 보면 그림자를 찾아보고 그림자만 보면 열광하군 한다.</p><p class="ql-block"> 돌아오면서 보니 호수우에 잔잔한 물결이 일고 있었다 . 진가를 가리기 어렵게 선명하던 그림자는 파도에 살랑살랑 흔들리며 추상화를 그리고 있다. 분명 예술이다. 감탄을 하면서도 한편 바람이 더 세질가봐 걱정도 하였다 .그래서 바람자기를 기다리면서 흔들리는 그림자를 물끄럼히 바라 보았다. 볼수록 참 신비하다. 어쩌면 저 호수 안에 저렇게 아름다운 세상이 있을 수가! ,수많은 요술가가 무수한 표현을 하고 있는 듯 , 종잡을수 없이 수시로 천변만화하는 저 신비로운 세계. 막 들어가 보고 싶은 환각을 불러주는 저 신기한 수정궁 .역시 또 하나의 자연이 창조한 황홀한 아름다움이다 .</p><p class="ql-block"> 웬일인지 형체를 알 수 없는 흔들림속의 그림자는 무수한 상상과 창조의 힘을 자랑하면서 미지의 세계를 펼쳐 주듯했다. 마음이 홀린듯 엉뚱한 생각에 사로 잡혔다. 자연계의 환영이 이렇듯 황홀하고 매력이 있다면 인간세상에는 수정궁이 없을가? 있다면 어떨가?</p><p class="ql-block"> 삶의 현실이 마음에 남긴 그림자가 바로 마음속의 수정궁이 아닐가? 바로 나만의 세계. 그렇다면 이 마음의 수정궁을 어찌 호수물에 비낀 수정궁에 비길수 있으랴! 마음의 수정궁은 삶의 달고 쓰고 시고 매운 세상살이의 색갈과 맛을 고스란히 그려넣은 오색찬란한 수채화처럼 아름답고 황홀한 수정궁이다 .날이 흐리면 쉽게 사라지고 마는 물속의 수정궁과는 달리 마음속의 수정궁에는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사람들과 소중한 인연들 그리고 소중한 추억들이 들어 있고 살아온 세월속에 피와 살로 녹아버린 더없이 소중한 뜨겁고 끈끈한 정들이 들어 있다. 그래서 마음의 수정궁은 그 실속을 알수없는 무한한 매력을 갖고 있다. </p><p class="ql-block"> 이처럼 마음의 수정궁은 호수물속의 수정궁처럼 허상이 아니라 마음속의 모든 소중함이 가득찬 보물고이다. 또 거기엔 단하루도 지워버릴 수 없는 삶의 발자취와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정감 사랑이 간직되여 있다. 바로 잠시도 멈출 수 없는 사랑이 말이다 .그리고 거기엔 또 꿈도 있다. 그래서 더없이 아끼고 감싸주고 고이 간직하게 되는 나만의 세계. 날이 갈수록 점점 진해지고 달콤해지고 아름다워지면서 어울러져 변함없는 황홀한 수정궁으로 되는 것이겠지 . 인간의 삶은 이런 수정궁으로 하여 한결 아름답고 짙은 맛이 나는게 아닐가?,</p><p class="ql-block"> 물에 비낀 그림자는 내가 제일 즐기는 풍경이다. 실물에 의해 생긴 그림자 비록</p><p class="ql-block"> 허상이지만 아름답고 신비하고 무진장한 환상과 매력을 안겨주는 황홀한 풍경이였다. 아니, 단순 풍경이 아니라 신비스런 수정궁이였다 . 알고보면 사람마다의 내심에도 모두 더 아름다운 수정궁이 있었는걸. 나는 새로운 발견에 뿌듯해진 마음으로 귀로에 올랐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