牡丹江三道关之旅2020.10.17

黄香淑

<p>  2020.10.17일, 냉기를 품은 늦가을 아침공기는 두터운 옷깃을 헤치고 파고들며 으스스 몸을 떨게 했다.</p><p> 이른 아침부터 층계를 두세번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옷을 갈아입고서야 떠날 차비를 마쳤다. 이날은 곧 떠나려는 늦가을과 내고향 목단강 서북부 아름다운 三道关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날이다.</p><p> 떠날 준비를 하고있는 2020년의 늦가을과의 만남을 가지고 추위가 아무리 호들갑을 떨며 떠나라고 채촉해도 하루만 발길을 멈추고 나하고 놀아달라 할 예산이였다.&nbsp;</p><p> 어이쿠,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매일 문을 열던 떡집이 문을 잠궜네. 참, 어떻하지? 하는수없이 꿩대신에 닭이라고 面包🍞를 샀다.&nbsp;</p><p> 아침 첫 사건부터 고무로 지울수없는 낙서처럼 계획이 빗나간 그림으로 그려졌지만 그래도 웃음집은 흔들흔들 조금도 상하지 않았다.&nbsp;</p><p> 아릿다운 단풍잎에 짝지지않는 내 모습의 사진을 남기려고 치마저고리도 꺼내 입어보고 청아한 목소리로 돌돌돌 노래부르는 시냇물소리에 자갈돌 굴리는 내 목청을 실어보려고 코노래를 흥얼댔던 어제밤 추억이 잔등에 업힌 멜가방에서 “괜찮아,괜찮아!”하면서 어깨를 다독여 주었다.&nbsp;</p><p> 차창으로 보이는 들판은 벌써 추위의 재촉에 급한 걸음으로 떠나고 있어 산은 서리맞은 얼굴로 칙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nbsp;</p> <p>  산 꼭대기까지 오르는 층계가 모두 돌로 되여있었다.주위를 둘러보면 거무충충한 나무숲에는 여럿이 모여앉아 밥을 막을수 있으리만큼 등이 펑퍼짐한 커다란 괴석들이 엎드려 있는가 하면 삼삼오오 떼를 지어 나타나나는 괴석들도 있었고 어떤 이야기를 담은 조각상처럼 조형을 짓고 나타나는 괴석들도 있었다.&nbsp;</p><p>오르다 허리쉼을 하느라고 머리를 들어 멀리 바라보노라면 사위가 모두 괴석들의 륜곽이 안겨오는 산들로 병풍을 이루었다</p><p> 그야말로 발밑부터 저멀리 하늘가까지 괴석들이 숱한 알수없는 이야기로 다가서고 있었다.&nbsp;</p> <p>  문득 땅바닥에 두텁게 펴놓은 폭신한 나뭇잎 노랑 탄자가 다리쉼을 하고 가라고 눈짓했다. </p><p> 나는 나뭇잎을 두 손에 듬뿍 담아서 눈꽃처럼 하늘에 올려 뿌려 보았다. 호랑나비처럼 하늘하늘 날아내리는 나뭇잎이 넋이 나가도록 예뻤다. </p><p> 그만 황홀경에 빠져든 나는 동심의 세계로 뛰어들어가 그 척신하고 두터운 노랑탄자 우에서 마구 뒹굴었다. </p><p> 나와 가을과 나무잎과 해살과 바람은....</p><p> 그 노랑 나뭇잎 탄자우에서 뒹굴뒹굴 뒹굴며 웃음소리와 즐거움을 굴렸다 오래도록...</p> <p>  “여기와서 잠간 앉아 쉬였다 가세요.”</p><p> 손짓하며 길손을 쉬여가라 부르는듯 길다란 의자처럼 가로로 누워서 자란 나무가 있는가 하면 꼬불꼬불 울퉁불퉁 기이한 모습의 조각상 같은 나무도 있었다. </p><p> 독특한 풍격의 나무와 괴석이 어울린 풍경은 조물주의 조각 작품임이 틀림없었다. 걸어 올라가는 내내 보는 눈이 모자랐고 부족한 내 언어의 표현이 무색해지는 독특한 작품들이 진렬되여 있었다.</p><p> 말그대로 자연의 보물 작품 진렬장이였다. </p><p><br></p> <p>  숨이 턱에 닿아 터벅터벅 산을 오르는 내내 손잡아 끌어 올려주고 궁둥이를 밀어 올려준 따뜻한 큰 언니의 손이 내 가슴까지 따뜻하게 덮혀 주었다. 잊혀질것 같지않는 따뜻한 순간이였다. </p><p> 나의 따스함으로 누구의 가슴을 덮혀준적이 있었던가? 저도몰래 사색의 청진기를 자신의 심장에 대고 가물가물 들려오는 화답소리를 애써 들으려는 부끄러운 순간이기도 했었다. </p><p><br></p><p><br></p><p><br></p> <p>  드디여 오른 산의 정상은 그야말로 가관이였다. 산인지? 커다란 산 같은 돌인지 분간이 안되는 소소리 높은 산이 아니, 커다란 괴석이 두쪽으로 쪼개져 있었는데 쪼개진 비좁은 돌틈사이로 해빛이 얇은 예리한 칼날인양 눈부시게 번쩍이고 있었다 .</p><p> 쪼개진 그 틈 사이는 어찌나 좁은지 겨우 한사람이 드나들수 있었는데 여행용 가방을 메고 뒤로 돌아서려니 등에 멘 가방이 벽에 스치는것이였다. </p><p> 궁금증에 머리를 들어보니 량옆 벽이 소소리 높아 절벽같이 아찔한 느낌을 주었고 바로 내 머리우에 커다란 돌이 얹혀 있었다. </p><p> </p> <p>  갈라진 칼집사이가 닫히기라도 할가봐 돌을 끼워 놓은듯 했는데 당금이고 뚝 떨어져 내 머리를 박살낼것같은 환상이 펼쳐지면서 무서움에 가슴이 떨렸다. </p><p> 인츰 무섭기도 하고 그 기괴함에 놀랍기도 하고 자연의 미묘한 조각품에 혀를 끌끌 차기도 했다. </p><p><br></p> <p>  쿵 소리내며 떨어질것 같이 틈에 끼워있는 커다란 돌! 그런데 사진으로 보니 이렇게 흐르는 시내물의 징검다리같이 예쁘네요 . </p><p> 이렇게 현장 느낌과 사진 느낌이 다른것인줄 새삼스레 느껴본다. 아니면 당시 바라보는 마음의 색갈이 달랐던걸가? </p><p> (머리우로 렌즈를 대고 올리찍은 사진)</p> <p>  또 어찌보면 앞 이마를 넓다란 가슴에 파묻고 서있는 련인같기도 하고 무슨 사연이 저리 깊어서 망부석으로 굳어졌을가? </p> <p>  그 신비한 통로를 따라 걸어나가면서 사진한장 찰칵 남겨본다,.&nbsp;</p><p> 그래 비좁은 통로일지라도 해빛은 저렇게 스며들고 있구나! 물처럼 바람처럼... 그어떤 계시를 주는듯한 희망의 불빛을 따라 걸어나가니 또다시 확 틔인 넓은 세상이 펼쳐졌다.&nbsp;</p> <p>  멀리 보이는 괴석들은 누구도 읽지못할 이야기를 주렁주렁 달고 병풍처럼 둘러서있었다. </p> <p>  돌과 함께, 나무와 함께, 바람과 함께, 떠나려는 늦가을과 함께 찰칵 기념 사진도 남기고 2020년의 나를 렌즈에 남겨본다. </p> <p>  어디선가 나타난 아기 도마뱀 한마리가 꼬불꼬불 엉기엉기 걸어 발밑을 지나가고 있었다. 순간 얼음이 된 나는 숨도 바로 쉴수가 없었다 저도몰래 악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얼음되여 서 있었다. </p><p> 태여나서 실제로는 처음으로 보는 아기 도마뱀인데 얼어버리는 바람에 제대로 관찰 못한것이 아쉽기는 한데 심장이 콩알만해서 대뇌가 정지되니 어쩔수 없는일이 였다. </p><p> 지금도 도마뱀이라는 단어만 떠 올려도 끊어놓고 간 아기 도마뱀꼬리가 산 미꾸라지처럼 꼬불당거리던 정경이 눈앞에서 다시 상영되면 또 머리는 정지되고 숨이 가쁘다. 참 ! </p><p> 사실은 그애도 산책 나왔거나 지나가는 길일지도 모르는데 .. </p><p><br></p> <p>  스무명이 올라서도 되리만치 큰 이 돌우에 잊지못할 추억한장 남기고 왔다. </p><p> 팔굽을 치켜들고 랑아산의 다섯 용사의 포즈를 취하며 찰칵! 엄마의 따뜻한 온돌에서 뒹굴듯 엎드려 찰칵! 비스듬히 누워서 텔레비죤을 보듯 누워서 찰칵! ....</p><p> 아마 먼 후날 이처럼 커다란 돌을 봐도 오늘 이 돌우에 락엽처럼 떨군 추억의 페지들이 가슴에서 한장한장 펼쳐지리라! </p> <p>  산에서 내려오는 길은 널판자로 된 계단이였다. 오를땐 돌 계단, 내려올때는 널판자 계단...</p><p> 내 발밑에서 수많은 땀방울과 이쁜 마음들이 등산에 힘든 내 몸을 받쳐주고있음이 느껴졌고 그 고마움에 내 마음까지 단풍잎처럼 예쁘게 물들여 지는 느낌이였다. </p><p><br></p><p><br></p> <p>  잘 있거라, 내 고향의 산아! 2020년 늦가을아! </p><p> 한껏 흥분에 부푼 분홍빛 마음과 오늘의 행복한 추억을 곱게 나뭇가지에 걸어두련다. 내가 집으로 돌아와도 나의 마음이, 나의 추억이 떠나는 늦가을 너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손저어 바래 줄것이다. </p><p> 바람아, 내고향 떠나는 늦가을의 등을 도닥여다오. 애석함이 묻어있는 저 뒤모습을 오랫동안 손저어 바래고 싶구나! 세월이 흘러가면 봄은 다시 오련만 떠나면 또 언제오리 ....</p><p><br></p><p><br></p> <p>  사랑스럽게 바스락대던 낙엽들에게 돌아서서 또 한번 하트를 날리며 ...</p> <p>낙엽아, 한번만 더 널 하늘에 날려주마! </p> <p>  노래하며 반겨주던 맑고 맑은 옥계수, 너울너울 춤을추며 반겨주던 낙엽들! </p><p> 아, 노래싣고 웃음싣고 三道关찾아온 유람길은 즐거워라! </p> <p>  집으로 돌아오는길 차창밖으로 주은 가을의 예쁜 모습... </p><p> ㅋㅋ 시작! 나만 알고있는 이 단어에 담긴 예쁜 추억! 차안에서 주은 이 즐거움과 행복, 이제는 “시작” 이 단어만 들어도 쿡 웃음이 터져나올듯 즐겁다.</p><p>그래, 모든것은 바르게 방향을 잡고 시작하는거야! </p><p> 아마 이 나만의 추억, 이 즐거움은 오래도록 나와함께 동반할것 같다. </p><p> 내 기억의 2020년의 단풍잎 하나에 오늘의 예쁜 내 추억을 담아 머리속 내 인생페지의 책갈피속에 소중히 끼워 넣었다. </p><p> 그리고 마음속 한구석에서 잔잔하게 일고있는 아쉬움의 물결을 달래며 즐거움 싣고 노래싣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또 차창으로 스치는 가을의 모습을 렌즈에 주어 담아본다. </p><p><br></p> <p>  한껏 부풀었던 가슴에 즐거움을 꽉 채워 담고 돌아왔다. </p><p> 콩크리트 그림자만 짙었던 머리속에 바람이 선들선들 불어오는 자연 그대로를 옮겨 담고 돌아왔다. 귀가에선 아직도 가랑잎 바스락대는 소리가 들린다. </p><p> 잘 가거라, 늦가을아! </p><p> 래년에 다시 만나자! </p><p><br></p><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