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평론:</b></p><p><br></p><p><b style="font-size: 22px;">. 우리 동시단에 나타난 샛별</b></p><p><b> ㅡ 박서경 동시집 <<봄맞이 오락회>> 서평</b></p><p><br></p><p><b> 《청춘극장》신문 사장 홍용암 </b></p><p><br></p><p><br></p><p><b>. </b><b style="font-size: 22px;">들어가면서</b></p><p><br></p><p><b> 우리 <<청춘극장>>신문의 특약편집인 박서경 양이 스물한 살 꽃나이에 놀랍게도 예쁜 동시 90수로 묶은 첫 동시집 <<봄맞이 오락회>>를 펴내게 된데 대해는 나는 나와 편집부 전체 임직원들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열렬한 축하를 보냄과 동시에 우리 편집부에도 이렇듯 재질이 꽃피는 나젊은 여류시인이 산생된 것으로 하여 자랑과 긍지를 느낀다. </b></p><p><b> <<박서경>>이라 하면 3년 전인 1998년 9월부터 신문이나 잡지의 한 모퉁이에 동시를 위주로 동요, 동시, 성인시 등 시작품들을 드문드문 발표하면서 갓 두각을 내밀기 시작한, 말하자면 문단의 여러 작가 분들과 독자들에게는 그다지 익숙하지 못하거나 거의 생소한 이름이다. 지금까지 <<별나라>>, <<연변문학>>, <<중학생>>, <<조선족중학생보>> <<청춘극장>> 등 간행물들에 20여수의 시작품밖에 발표하지 못하였으니 말이다.</b></p><p><b> 처음 그가 나를 찾아와 <<사장님, 제가 동시집 한권을 묶자고 그러는데 도와주실 수 없겠어요? 분망하시겠지만 시간을 좀 타내어 한번만 보아주세요...>>라고 간청할 때만 해도 나는 놀랍기는 하면서도 속으로 <<이 아가씨가 시를 괜찮게 잘 쓰기는 해도 뭐, 벌써 시집을 묶을 수 있는 정도에까지야...???!>>하는 의심이 들었다. 아마 고작해야 겨우 50ㅡ60여수가량 되는 엷고 미숙한 시집원고묶음이나 들고 와서 보이겠지 하는 제 나름대로의 추측을 하면서 <<가져오시오, 한번 봅시다...>>라고 대답하였다. </b></p><p><b> 그런데 이튿날 그가 갖고 온 것을 보니 무려 110여수에 달하는 두툼한 시원고집이었다. 작품의 질이 여하한가 하는 것을 잠시 제쳐두고라도 우선 그 묵직한 수량에 나는 또 한 번 놀라움이 갔다. </b></p><p><b> <<이 햇내기 아가씨가 정말 뭘 좀 하기는 해내려는 모양이구나!>> </b></p><p><b> 그러한 생각을 하면서 나는 그 원고묶음을 받아들고 와서 하루 일을 다 하고 퇴근한 늦은 저녁에 한수 한수씩 훑어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아래로 깊이 훑어 내려갈수록 점점 더욱 놀라운 생각이 갈마들면서 우리 <<신문>>의 이 햇내기 문학도아가씨를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되었다. </b></p><p><b> 내가 예상했던 바와는 달리 질적으로 시들이 생신하고 생동하며 착상이 기발하고 개성이 있었다. 110여수나 되는 그토록 많은 분량의 시들 중에서 버릴 시가 그리 많지 않았고 그 절대대분이 쓸 만한 알쭌한 시들이었다. </b></p><p><b> 아무튼 한밤을 패워가며 단숨에 그 원고들을 다 읽고 나니 육체적으로는 좀 피곤하기는 해도 흥분에 눈앞이 금시 환히 밝아지는 것 같았다. 아무튼 한마디로 내가 볼 바엔 박서경양이 만약 이대로 계속 동시창작에서 꾸준히 노력하고 견지해나간다면 앞으로 얼마든지 우리 문단의 훌륭한 아동문학작가, 여류시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싹수가 크게 보이는 전도유망한 후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로서 이러한 후배의 발견, 성장, 발전에 대해 적극 관심하고 이끌어주며 부추겨주어야 할 책임감을 깊이 느꼈다. 가능하다면 그들의 밑발판이 되어주고 무명등불이 되어주며 도로표식이 되어주어야 한다. 이것이 문학선배로서 문학후배에게 해주어야 할 당연한 의무가 아니겠는가? 더욱이 박서경양이 내가 이끌고 나아가고 있는 우리 <<청춘극장>>신문의 특약편집이고 특약기자인데야! </b></p><p><b> 나는 며칠 후 서경양을 불러서 원고의 질을 보니깐 시집출판이 가능할 것 같다는 개인견해를 내놓은 후 수개의견을 제기하였다. 낮에는 출근하여 너무 분망히 돌아치며 많은 일을 보다나면 근본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에 연 며칠 퇴근한 후 저녁시간을 타서 매 한수 한수의 시원들을 재 다시 훑으면서 함께 연구하며 다듬고 수개를 가하였다. 그리고 전반 시집의 질을 보장, 제고하기 위해 부족점이 가장 많은 동시 20수 가량을 뽑아버리고 현재의 90수만을 남겼다. </b></p><p><br></p><p><br></p><p><b> . </b><b style="font-size: 22px;">본 론</b></p><p><br></p><p><b> 박서경양은 이제 금방 고중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시일이 얼마 안 되는 성격이 매우 내성적이고 얌전한 편에 속하는 문학소녀이다. </b></p><p><b> 그는 시나리오와 소품창작에 각별한 흥취와 재능을 가지고 있는바 어린 열여섯 살 나이 때부터 벌써 편폭이 상당히 긴 시나리오 <<다시 찾은 인생>>과 소품 <<세대차이>>, <<축구팬가정>>, <<남잡이가 제잡이>> 등 기타 장르의 훌륭한 문학작품들을 많이 창작하였으며 그때 이미 그의 여린 가슴속에는 남몰래 장차 여류작가가 되리라는 짙푸른 꿈이 싹트기 시작하였다. </b></p><p><b> 그 후 시작품들도 부지런히 쓰기 시작하여 육속 여러 가지 신문, 잡지 등 간행물들이나 라지오방송에 발표하기 시작하였는데 그 습작한 시 수량만 해도 이미 300여수에 달한다고 한다. 참으로 탄복이 가는 일이다. </b></p><p><b> 집에 신체가 허약한 어머니가 장기병환자로 자주 앓고 있는 가난한 환경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그는 효성도 매우 극진하다. 그가 쓴 <<조각달은 엄마>>라는 동시에서도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며 고생스럽게 살아오신 자기의 어머니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애대, 효심이 고스란히 깃들어있다. </b></p><p><br></p><p><b> 조각달은 엄마</b></p><p><b> 허리 꼽은 엄마</b></p><p><br></p><p><b> 그 많은 별 아기</b></p><p><b> 업어서 키우느라</b></p><p><b> 허리 꼬분 엄마</b></p><p><br></p><p><b> 조각달은 엄마</b></p><p><b> 너무 야윈 엄마</b></p><p><b> </b></p><p><b> 그래도 별 아기 보면</b></p><p><b> 흐뭇해서 웃는 엄마 </b></p><p><b> 홀쪽 야윈 우리 엄마! </b></p><p><br></p><p><b> 수년전부터 딸의 가슴속에서 남몰래 뽀족뾰족 싹트고 자라고 있는 그 꿈의 오색영롱함과 엉뚱한 재질을 잘 알고 있는 어머니는 사랑하는 딸자식의 미래의 발전과 그 성장, 전도를 위해 병상에서 신음하는 연약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딸의 시집출판을 위해 적극적으로 관심하고 지지하면서 이 책이 하루빨리 세상에 빛을 보기를 목마르게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 너무 기뻐 병이 대번에 절반은 나아질 것 같고 내일 당장 죽는대도 두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너 이 딸자식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어머니를 위해서 어서어서 자비출판으로라도 책을 내란다. 하지만 딸은 어머니의 병이 완치되기 전까지는 한 푼이라도 아껴서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는데 보태려고 견결히 그 출판을 미룬단다. 그래서 옥신각신한단다. 이 사실은 몹시 우리를 감동시킨다. </b></p><p><b> 이 책의 출판을 위해 우리 <<청춘극장>>신문 편집부에서도 사랑의 마음으로 경제적 후원과 협찬을 하였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는 일면도 있겠지만 새싹을 느실느실한 큰 나무로 키우기 위한 거창한 일에 밑거름이나마 되어주려는데 그 주요취지가 있다. </b></p><p><b> 그의 동시집의 많은 시들을 보면 우선 남들이 흔히 쓰는 똑같은 한 가지 동일한 대상물이나 자연현상을 시화하면서도 조금도 거의 모든 초학자들이 습작기에 늘쌍 범하는 유사성이나 개념화에 빠져들지 않고 그 반대로 한발 껑충 뛰어서 썩- 벗어져 나간다. 남과 완전히 판이한 각도에서 유별한 착상, 엉뚱한 상상력으로 독자들 앞에 아직 이 세상에서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아름답고 신기하고 놀라운 미지의 새 세계를 파헤치거나 펼쳐 보이는 것이 가장 특징적이고 인상적이다. </b></p><p><b> 시를 쓰는 작업이란 어찌 보면 상상력으로 사물의 생명을 파고들어 그 정수와 정신을 구체화하여 독자들 앞에 내놓은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시적대상물에 생명을 부여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b></p><p><b> 박서경양이 지기의 동시에 즐겨 끌어들이고 있는 시적대상물은 주로 <<버들개지>>, <<꽃>>, <<애기>>, <<엄마>>, <<별>>, <<하늘>>, <<할아버지>>, <<해님>> 등등이다. 시인은 그러한 대상물에다 생명을 불어넣고 <<봄맞이 오락회>>를 열고 있다. 그렇게 굉장한 <<오락회>>라고 말하기는 좀 어렵겠지만 꽤나 특색 있는 성수가 나고 재미있는 어린이들의 <<봄맞이 오락회>>라는 생각이 든다. </b></p><p><b> 박서경양의 동시에서 첫째로 우선 인정해주어야 할 점은 동심에 걸맞는 동화적 상상력이 아주 풍부하고 기발하며 재미있다는 점이다. 20세의 어린 시인의 필 끝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삶의 현장은 그 공간대가 아주 크고 넓으며 비상히 약동적이고 싱싱하다. 그러면서도 동심의 세계와 그 한계를 벗어나는 과장적 몸짓이 없기에 시적 진실감도 손상을 받지 않고 매우 자연스럽고 성공적인 것이다. </b></p><p><br></p><p><b> 누가 </b></p><p><b> 날마다</b></p><p><b> 해님을 건져 올릴까?</b></p><p><br></p><p><b> 무슨 </b></p><p><b> 그물로</b></p><p><b> 건져 올릴까?</b></p><p><br></p><p><b> 참ㅡ, </b></p><p><b> 무지무지 </b></p><p><b> 힘 많이 들테지?</b></p><p><br></p><p><b> 나도 </b></p><p><b> 크면 </b></p><p><b> 도와줄 텐데... </b></p><p><br></p><p><b> (동시 <<해님>> 전문) </b></p> <p> <b><<해님을 건져 올린다>>는 엄청난 상상력이 시에 활약적인 생명소를 불어넣는다. 아주 어처구니없는 것 같은 상상력이지만 어린이들의 유치하고 천진한 사유로서는 얼마든지 구사가 가능한 자연스러운 생각이다. 인류의 힘으로는 근본 어찌할 수도 없는 어마어마하게 가장 큰 해님이 발아래에 놓이고 <<인간>>이 그 위에 군림하면서 해를 낚아 올리고 있다. 자연의 거대함과 인간의 미소함이 그 위치가 완전히 전도된 채 꿈꾸는 어린이들이 상상의 봉우리에 걸터앉아 있어 전반 동시는 다분히 만화적, 낭만적 색채를 띠면서도 억지감이 없이 그 정경은 비교적 진실하고 자연스럽다.</b></p><p><b> 동시 <<번개>>도 동화적 상상력이 비교적 잘 체현된 시인 것 같다. </b></p><p><br></p><p><b> 하늘나라에 번쩍</b></p><p><b> 섬광등이 번쩍</b></p><p><br></p><p><b> 하늘나라 애들이</b></p><p><b> 사진을 찍는가 봐!</b></p><p><br></p><p><b> 그러게 좋아서</b></p><p><b> 소리만 치지. </b></p><p><br></p><p><b> (동시 <<번개>> 전문)</b></p><p><br></p><p><b> 워낙 생명이 없던 하늘이 순식간 퍼렇게 살아서 숨 쉰다. 번개불빛이 사진을 찍을 때 번쩍이는 섬광등의 빛으로 묘사되고 무형의 생명들, 즉 <<하늘나라 애>>들이 사진을 찍느라고 왁작 떠들고 있는데 그 우레 소리가 너무 좋아 감탄을 연발하는 애들의 목소리로 화해버린다. 코울리지에 의하면 시의 정신은 살아있는 몸체이다. 살아있는 몸체란 하나의 유기적 조직체임을 뜻한다. 상술한 동시 <<번개>>의 경우에는 하늘에서 번쩍이는 <<섬광등>>, 사진을 찍으면서 좋아서 소리치는 <<하늘나라 애>> 등 시의 각 부분들이 상상의 힘을 빌어 자연스럽게 서로 조화되고 연관되는 유기체로 만들어지면서 생명이 없는 어둡고 침침한 하늘에 꿈틀대는 생명의 숨소리가 나래 치듯 싱싱하게 약동하게 한다. </b></p><p><b> 박서경양의 동시에서 두 번째로 긍정해주어야 할 또 다른 하나의 우점은 큰 것과 작은 것, 작은 것과 큰 것과의 교합을 아주 자연스럽게 잘 처리하는 시작법이다. 큰 대상물과 작은 대상물이 분리되지 않고 알맞는 거리에서 서로 손을 잡고 있을 때 그것들은 서로 침투되고 융합되고 평형을 이루면서 그 특유의 시 맛을 풍기고 시에 활력소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b></p><p><br></p><p><b> 해님할아버지 자취소리에</b></p><p><b> 새벽까지 뛰놀던 별 아이들</b></p><p><b> 부랴부랴 뿔뿔이 흩어지고...</b></p><p><br></p><p><b> 온종일 일에 지친 해님할아버지</b></p><p><b> 서산너머 꼴깍 잠자러 가면 </b></p><p><b> 하나, 둘씩 살금살금 다시 나오고... </b></p><p><br></p><p><b> (동시 <<별아이들>> 전문) </b></p><p><br></p><p><b> 이 시에서 서로 대칭되면서도 보완되고 있는 시적 상관물은 커다란 <<해님할아버지>>와 작은 <<별 아이들>>이다. 생동한 의인화수법으로 꾸며진 장난꾸러기들의 재미나는 이야기가 한 폭의 형상적인 화폭으로 밤하늘에 생생하고 또렷하게 떠오르고 펼쳐진다. 손자들을 귀여워하지만 공부보다 노는데 더 정신을 팔면 기탄없이 꾸중을 하는 엄격한 할아버지와 그 할아버지를 두려워하면서도 서로 함께 모여서 놀지 않고서는 못견디는 장난끼가 다분한 어린 아이들의 동심적 심리가 <<부랴부랴 뿔뿔이 흩어지고...>>, <<하나, 둘씩 살금살금 다시 나오고...>> 등에 의해 여실하고도 생동하게 잘 나타나고 있다. </b></p><p><b> 조각달을 엄마에 견주고 별들을 애기에 비유한 위에서 간단히 언급한 동시 <<조각달은 엄마>>도 큰것과 작은것의 교합을 잘 처리한 시라고 볼수 있다. </b></p><p><b> 이외에도 거대한 자연을 하나의 교실, 네명의 학생이라고 한 <<사계절교실>>, 텔레비죤 안에서 비가 내리니 인차 우산을 들고 구경하다가 호랑이가 나타나자 겁이 더럭 나서 소파 뒤에 숨었다는 <<아기와 텔레비죤>> 등도 작은 대상물과 큰 대상물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조화되고 융합된 동시들이라고 볼 수 있겠다. </b></p><p><b> 다음 박서경양의 동시에서 세 번째로 가장 크게 칭찬을 해주어야 할 점은 그가 21세의 어린 나이에 벌써 감수성이 특별히 예민하여 격변하는 시대의 숨소리에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현실 속에서 민족과 그 민족의 미래인 나어린 후대들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아픔과 고통, 소망을 아주 시급하고 적시적이고 소박하게 잘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b></p><p><br></p><p><b> 제비도 참새도 </b></p><p><b> 모두 잠든 이른 새벽</b></p><p><b> 누굴 찾으러</b></p><p><b> 산골마을로 </b></p><p><b> 조용히 내려왔나?</b></p><p><br></p><p><b> 돈 벌러 외국 가고</b></p><p><b> 아빠엄마 모두 없는</b></p><p><b> 불쌍한 우리 옥이 마음</b></p><p><b> 포근히 깜싸주려고 </b></p><p><b> 새벽 일찍 나왔나봐!</b></p><p><br></p><p><b> 동시 <<새벽안개>>의 전문이다. 현재 우리 민족의 많은 학부모들이 자기의 아이들을 친척집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떠밀어 맡기거나 팽개친 채 돈 벌러 외국으로 많이 나가는데, 그렇게 한번 외국으로 나가면 보통 4-5년 내지 6-7년이 걸리며 심지어 10년째까지도 돌아올 염을 하지 않고 두고 온 애들을 전혀 관계치 않은 채 오직 돈 벌기에만 여념이 없다. 이러한 우리 이 시대의 너무나도 뼈아픈 비극적 현실은 지금부터라도 늦게나마 누구나 다 같이 심사숙고하고 시급히 풀어나가야 할 준엄한 과제이다. 인젠 더는 그 무슨 개별적 현상이 아니라 아주 보편화가 되었을 정도로 우리 민족속의 많고 많은 어린이들이 어릴 적부터(혹자는 나서부터) 부모의 사랑이 없는(혹자는 아예 부모의 얼굴조차 모르고) 정상적이 아닌 지극히 기형적인 가정환경에서 상처를 받으면서 쓸쓸히 자라나고 있는데 그 가슴 아픈 이야기들을 시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이 시를 읽고 나면 그러한 애들이 불쌍하여 가슴이 쿵-하고 무너지거나 아릿해나지 않을 사람이 아마 없을 것이다. </b></p><p><b> <<나무할아버지>>란 동시에서는 이렇게 쓰고 있다. </b></p><p><br></p><p><b> 시골학교 담장 안</b></p><p><b> 구부정 고목 한그루 </b></p><p><br></p><p><b> 줄어드는 애들 때문에</b></p><p><b> 망가져버린 시골학교</b></p><p><b> 끝내는 도시학교로 떠나는</b></p><p><b> 애들 뒷모습 서러워</b></p><p><b> 낙엽도 우수수 눈물짓는... </b></p><p><br></p><p><b> 시골학교 담장 안</b></p><p><b> 구부정 고목 한그루 </b></p><p><br></p><p><b> 민족의 슬픈 비운 </b></p><p><b> 가슴에 고이 새긴</b></p><p><b> 세월의 작은 사연 하나... </b></p><p><br></p><p><b> 참으로 엄청 크고 묵직한 쩨마를 매우 작고 짧은 한수의 시에 담아 너무나도 사색적이고 형상적으로 잘 다룬 훌륭한 동시작품이라고 보아진다. 역사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금전만능의 삭풍이 세차게 휩쓸고 있는 오늘의 이 살벌한 상품경제시대, 재래로 벽촌에 뿌리박고 별 탈 없이 농경생활을 경유하여오던 우리 민족의 여성들이 언제부터인가 갑자기 불어치기 시작한 이 거세찬 회오리선풍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들어 여태껏 고취해온 그 전통적 생존방식이 뿌리 채로 흔들리고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가고 있다. 나이 많은 노인이거나 병약자, 어린 아이들을 제외하고 거의 전부가 경제가 발달한 도시로 진출했거나 한국, 일본, 오스트랄이아, 기타 나라들... 등 외국으로 노무가거나 시집가고 해서 지금 농촌에는 금싸래기보다 귀하다고 할 정도로 여자가 없단다. 여자가 없으니깐 그 래원이 끊겨 장기들 수 없는 맨 외보톨이 노총각들만 달랑 남게 마련이고 마을에 또 그렇게 아이를 낳아줄 여성드이 없으니깐 해마다 학교에 붙을 아이들이 점점 줄고 줄어서 시골의 대부분 학교들이 망가져가고 있거나 갌록 쇠퇴의 일로는 치닫고 있다. 따라서 다 알고 있다시피 우리의 민족교육이 전례 없이 엄중한 몰락위기에 직면하고 바야흐로 준엄한 역사적 시련을 겪고 있다. 목전 조선족 아이들이 겪고 있는 그러한 시대적인 민족의 비운을 실감 있게 우리 앞에 그려주고 사색적으로 펼쳐준 비애로 가슴을 꽉- 움켜쥐게 하는 훌륭한 역작이다. </b></p><p><b> 이처럼 작디작고 짧디짧은 동시에 그토록 크고 묵직한 쩨마들을 다룬 시작품들은 상술한 <<새벽안개>>, <<나무할아버지>> 두 수를 내놓고도 여러 편이 되는바 이는 참으로 매우 기꺼운 일이다. <<달나라>>, <<저 멀리 하늘나라에서>>, <<녹지 않은 고드름>>, <<하늘 집>> 등 동시들이 다 이러한 부류에 속하는 비교적 훌륭한 시작품들이다. </b></p><p><b> 물론 동시집의 원고들 중 어떤 동시들은 형상화하는 면에서 시어가 좀 맺히지 못하고 너무 산문적이며 또 시적구성상 째이지 못하고 흐트러져 있거나 흑은 논리적으로 자아모순에 빠져드는 등 미숙점도 더러 보인다. 뿐더러 필경 아직은 시 창작 경력이 짧고 누적된 삶의 경험이나 지식이 그리 썩 두텁지를 못해서 적지 않은 시편들이 단순한 정서토로에 매달리거나 직선사유가 많으며 사상이 깊지 못한 등 허점들도 불가피적으로 껴안고 있다. 하지만 이 동시집이 아직까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햇내기 초학자가 쓴 첫 시집이고 연령적으로도 또한 겨우 21살 나이에 내놓은 처녀시집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시재는 충분히 긍정해주어야 하며 또 거기에 미루어보면 이 시집의 시들은 너무나도 대조적으로 잘 쓴 시작품들이라고 평가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b></p> <p><br></p><p><b> . </b><b style="font-size: 22px;">나가면서</b><b> </b></p><p><br></p><p><b> 박서경양의 이번 시집의 시들은 이미 일어선 완숙된 시들이라기보다 바야흐로 일어서려고 애쓰고 있는 한창 성장 중의 시들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며 한가을의 과원에서 물씬 그 상긋한 향기를 풍기는 빨갛게 통통 익은 과실이라기보다는 봄의 화원에서 꿀벌, 나비를 부르며 바야흐로 망울을 터치는 여린 꽃송이라고 보야야 할 시들이다. </b></p><p><b> 이 동시집의 제목 그대로 이제 <<봄맞이 오락회>>를 다 치르고 나면 장차 더 융중한 <<가을오락회>>도 당겨와 성황리에 거행할 것이라는 믿음이 간다. 이 점을 굳게 믿고 싶다. </b></p><p><b> 이번 이 첫 동시집의 출판은 박서경양의 앞으로의 문학창작과 문학생애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전환점의 계기로 되거나 아주 획기적인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b></p><p><b> 이 <<봄맞이 오락회>>의 출판에 즈음하여 어쩌면 자신의 인생과 문학의 길에서 관건적이고 소중한 큰 한발자국을 성큼 내디딘 박서경양에게 다시 한 번 축하를 보냄과 더불어 옆에서 딸의 성공을 지켜보면서 환히 웃고 계실 서경양의 어머님께도 삼가 경하를 드린다! </b></p><p><b> 바라건대 우리 아동문학의 새싹, 우리 중국조선족동시단의 또 하나의 작은 샛별인 박서경양이 장차 더욱 재능있는 우리 민족의 저명한 여류시인으로 아동문학작가로 성장될 것을 미리 충심으로 기원한다! </b></p><p><br></p><p><b> 2001년 6월 25일, 연길에서. </b></p><p><b> (동시집 <<봄맞이 오락회>>에 발표) </b></p><p><b>.</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