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달밤 소나타</p><p>설련이</p><p><br></p><p><br></p><p>은수저 꼭지 같은 반달이</p><p>산언덕 넘어 푸른 반공중에서 웃을 때면</p><p>부엉이는 사람 사는 가까이</p><p>가로등에 걸터앉아</p><p>먹이감 노린다</p><p>삼봉동을 뒤로하고 해란강에 이르면</p><p>어느새 중천에 오른 달이 하얗게 부서지고</p><p>별들도 잘디잔 보석으로 한결 아름답다</p><p>서너마리 물오리들이</p><p>큐피드의 화살처럼</p><p>달을 꿰지른다</p><p>두루미도 뒤질세라 하늘 날아오른다</p><p>눈 감고 귀마저 반쯤 감고</p><p>흐르는 물소리에</p><p>정신을 맡겨버린다</p><p>세상이 오로지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가</p><p>콜라 한모금과 달빛소스를 바른 빵 한조각</p><p>천하별미인데</p><p>콜라에 젖은 빵 먹은 나는 잔디우에 쓰러지고</p><p>독실한 수석 하나 먹은 배낭은 우뚝하니 일어선다</p><p>우리의 순애보에 억새풀들이</p><p>허리굽혀 인사를 한다</p><p><br></p><p>2020년 9월 25일 아침 6시 50분</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