령혼이 살아있는 바위

花仙

<p class="ql-block">  도사리고 앉아 좀처럼 떠나지 않는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온몸에 지닌채 큰 아들을 따라 떠났던 려행이였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자가용을 타고 일곱시간을 쉼없이 달려 도착한 곳이 바로 대만해협을 사이둔 력사 이야기가 수 없이 숨겨진 옛도시 천주였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하도 많은 력사유적을 제쳐 놓고 제일 먼저 찾고 싶었던 곳이 로군암(老君岩)이라 먼저 청원산으로 갔다 .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청원산의 아름다움은 맑고 청신한 공기와 푸르청청한 원시림. 그리고 고요함에도 있었다. 그래선지 청원산엔 도교의 유적지도 많았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우린 먼저 하늘을 찌를 듯 높은 나무들이 우거진 원시림속으로 뻗은 길을 따라 청원산 정상에 있는 도교의 18동중의 하나라는 청원동을 참관한후 다시 산을 내려 산기슭에 자리한 로군암으로 찾아 갔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큰 길옆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소로를 따라 나무숲으로 들어 갔다. 한 300m쯤가서 오른쪽으로 굽어드니 큰 돌비에 "로자천하제일"이라고 씌여 있었다.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저으기 흥분되였다. 이제 강직하고 름름하고 위엄있는 위대한 철학자 로자의 석상을 자기눈으로 보게 되였으니 말이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p> <p class="ql-block">  머리를 들어 바라보니 멀리 푸른 나무들이 병풍처럼 둘러 쌓인 숲속에 어렴풋이 석상이 보였고 벌써 몇몇 유람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자연을 한없이 숭상하는 로자는 선경같은 자연속에 살고 있었다. 과연 " 천인합일" (天人合一)을 이루고 있었다. 길량쪽에는 아름드리 용나무들이 줄지어 있었고 광장에는 나무들이 우거져 푸른 궁궐을 이루었고 줄줄이 내리 드리운 용나무 수염들이 바람에 날리는 모양은 로자의 수염과 흡사하였다.</p><p class="ql-block"><br></p><p class="ql-block"> </p> <p class="ql-block">  로군암에 다가서는 순간 생생하게 살아 있는 로자와 마주 선 심정이였다. 로군암은 참말로 로자의 령혼이 생동하게 살아 있는 바위였다. 정교한 조각술과 화애롭고 친절한 모습은 고금중외 려행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로자천하제일"이라는 미칭을 받고도 남음이 있었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10세기쯤 북송시기에 세워졌다는 이 석상은 체대가 어마어마하게 컸는데 높이가 5.63m, 너비는 8. 01m,두께는 6.85m로 55평방메터나 되는 넓은 풀밭에 태연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이렇게 엄청나게 큰 바위를 그 먼 옛날에 이렇다할 공구도 없이 어떻게 옮겨왔을가?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전하는데 의하면 하늘 나라의 장난꾸러기였던 태상로군은 인간세상의 아름다움에 정신이 팔려 옥황상제 몰래 종종 경치가 수려한 인간세상에 놀러 내려오군 하였다고 한다.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그날도 청원산에 내려와 천지물에 목욕도 하고 새소리에 귀를 기울리기도 하고 꽃향기에 도취되여 시간가는 줄 모르는데 귀청을 째는듯한 소리와 하늘땅을 진감하는듯한 소리가 뒤섞여 즐거운 심정을 깨뜨려 놓았다. 노발대발하여 둘러보니 웬 불덩이가 아우성치는 백성들을 뒤쫓고 있었다 . 늘 찾아와서 백성들을 괴롭히는 화정(火精)이였다.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둘은 무예가 비슷하여 승부를 가르지 못하고 싸우다가 나중에 화정이 맥이 진하여 달아나 버리고 태상로군은 아예 이곳에 남아서 백성을 지켜주리라고 마음먹고 이 산기슭에 자리 잡았다는 재밋는 신화도 있었다 .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로군암은 원래 천연거석이였다.그래서 전해지는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도 있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아주 먼 옛날 백성들은 문뜩 하늘에서 산기슭에 뚝 떨어진 커다란 바위돌을 발견했는데 그 모양이 하도나 로자와 흡사하여 송나라 석공이 심혈을 기울려 다듬어서 오늘의 모습으로 변하였다고 한다.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석공은 섬세하고 부드럽고 정미한 솜씨로 정성다해 이 바위돌에 로자의 령혼을 부어 넣어 주었고 드디여 생생하게 살아 난 로자는 고달픈 삶에 지쳐 일루의 희망을 안고 찾아오는 세인들을 늘 반갑게 맞아 주고 따뜻한 위안을 주었다고 한다..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어쩌면 손재간도 손재간이지만 그 심오한 로자의 정신을 어김없이 표현할수 있었는지 ? 참 옛 사람들의 지혜에 탐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석공은 "가장 좋은것은 물과 같다"는 로자의 인생 철학을 세련되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복성스런 커다란 귀 , 얼굴의 주름살과 코,가볍게 날리는듯한 여섯층의 긴 수염 , 친절한 미소를 띠고 있는 자애롭고 인자한 얼굴표정과 천지사이에서 어연히 자연과 하나로 어울린 안온한 좌세에서 남김없이 표현하였다. 내가 상상하던 강직하고 굳세고 위엄있는 유명하고 위대한 철학자의 틀은 찾을래야 찾아 볼 수가 없었다.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로자는 고귀하고 부유해야할 대신 천여년이라는 오랜 세월의 풍파로 얼룩진 허술한 도포를 걸치고 구들에 앉아 계시는 자애로운 할아버지처럼 풀밭에 편히 앉아서 세운 왼쪽 무릎에 손을 척 올려 놓고 차탁을 짚고 있는 오른손 손가락은 구부려 뭔가 헤아려보는 듯한 모습은 또한 속되지 않고 담연하였으며 신선의 기풍이 당당했지만 신비로운 색채는 없었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로군암은 그 모습이 로자의 령혼자체였다. 로자는 "로자천하제일" 이란 기세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그저 부드럽고 검소하고 겸손한 노인이였다. 하지만 웬일인지 아무리 여겨봐도 눈확만 있고 안구가 보이지 않았다. 참 이상했다. 그랬건만 어쩐지 그가 멀리 앞을 바라보는 그 눈길만은 감지할 수 있었고 그 눈길에서 깊이를 알 수 없는 그의 깊은 아량과 우주와 같이 넓은 흉금, 그리고 심오한 천지의 도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그런데 참 왜 눈확만있고 안구가없을가? 실상 조각예술의 전통에는 신물(神物)이거나 큰 성취가 있는 위인(伟人)들의 조각들은 대부분 모독할가 념려하여 감히 안구를 조각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건 그렇더라도 어찌 이 위대하고 지혜로운 분을 "유안무주" (有眼无珠)하다고 할수 있겠는가? 이중천교수의 해석도 그럼직 했다. 아마도 "대음희성, (大音希声)대상무형, (大象无形) 대언무변, (大言无辨)대지약우 (大智若愚)인 리치로부터 "대시 "(大视)"란 곧 "무시"(无视)가 아닐가? 이 "유안무주"인 로자는 세인들께 천지의 도는 눈으로가 아니라 마음으로 깨달아야 함을 간곡히 일러주고 있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로군암은 령혼이 살아 있는 바위였다. 대지와 긴밀히 하나로 되여 있으면서 천지의 모든것을 다 알고 또 모든것을 다 리해하는듯 하였다.저 차탁우에 올려 놓은 오른손, 손가락으로 뭔가 두드리는듯 헤아려보는 듯한 모습, 천지의 도를 마음에 담고 시름없이 자연에 다 맡기고 자연의 순리에 따르면서 하늘이 무너져도 꺼떡하지 않는 태연자약하고 소탈한 모습에서 지금의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소름끼치는 코로나도 언녕 짐작하고 계신듯 하였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천지는 어질지 못하다. 이번 코로나는 자연을 무시하고 파괴만하는 무지한 인류들께 대자연이 소름끼치는 전쟁보다 더 무서운 징벌이 내린거라고 . 인류는 공포와 신음속에서 막대한 대가를 내여서 교훈을 찾고 우주 자연 인류가 평화롭게 공생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것임을 암시하고 있는듯 하였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 로군암은 령혼이 빛나는 바위이다. </p><p class="ql-block"> 로군암은 로자의 자애롭고 검소하고 다투지 않는 이 세가지 보물을 한몸에 지니고 자연과 흔연 일치를 이루고 있었다. 너무도 인자하고 스스럼없이 편안한 모습이여서 비록 함께 한 시간이 짧은 순간이였어도 몇달동안 코로나에 시달려온 초조함과 공포와 번뇌가 사라져가면서 한결 홀가분해지고 편안한 마음으로 귀로에 올랐다.</p><p class="ql-block"> </p><p class="ql-block"><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