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b>마루젠 서점에서</b><br><br></h1><h1>남철심</h1><h3></h3><h3><br></h3><h3><br></h3><h3>심심하면</h3><h3>마루젠 서점에서</h3><h3>나를 닮은 사람들과 만난다</h3><h3><br></h3><h3>이제는 익숙해진</h3><h3>다니카와 슌다로, 이리사와 야스오, 요시오카 미노루…</h3><h3>그리고 이시가키 린,</h3><h3>나처럼 어여쁜 여인과 만난다</h3><h3><br></h3><h3>바닥이 보이지 않는</h3><h3>회색의 언어들을 만지작거리며</h3><h3>지상에 없는 한알의 종자로</h3><h3>나는 임신해야 한다</h3><h3><br></h3><h3>땀이 내리는 통증으로</h3><h3>10년이 지난 지금도</h3><h3>나는 입덧을 하고 있다</h3><h3><br></h3><h3>낡은 도시의 젊은 거리에는</h3><h3>마루젠 서점,</h3><h3>마루젠 서점에는 하늘이 없다</h3><h3><br></h3><h3>하늘이 없는 마루젠에서</h3><h3>사람들은 길게 늘어서서</h3><h3>열심히</h3><h3>하늘을 찾고 있다</h3><h3><br></h3><h3>마루젠을 나서면</h3><h3>밖의 세상에는</h3><h3>이미 두고온 하늘이 있었다</h3><h3><br></h3><h3>그리고 그 하늘이</h3><h3>지금 재빛으로 저물어가고 있음을</h3><h3>나는 미리미리 알고 있었다</h3><h3><br></h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