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배꽃

金明姬

<h3>  올 가을 출퇴근하는 길에는 매일마다 별처럼 반짝이며 나와 눈 마주치는 꽃이 있다. </h3><h3> 졸배꽃.</h3><h3> 봄까지만 해도 공터에 돼지풀라고 별로 눈길조차 주지 않던 잡초에 불과하던것이 이렇게 이쁜 커다란 노란꽃을 피운다는것을 처음 알았다.</h3> <h3>  </h3> <h3>  졸배하면 량식난을 겪어온 어머니와 웃세대 사람들의 추억속에 있는 귀한 풀이다.</h3><h3> 졸배를 캐서 데쳐서 말리워 가루내서 입쌀가루와 반죽하여 떡시루에 찌면 맛있는 졸배떡이 된다.</h3><h3><br></h3> <h3>  올봄에도 울 엄니와 친구들이 졸배를 캐서 말리웠다는 얘기를 귀등너머로 들었지만 별로 개의치 않았다.</h3> <h3>   잡풀속에 해바라기꽃마냥 시원하게 서있는 졸배꽃이 이 가을에 왠지 발목을 잡아 매일마다 눈여겨본다.</h3> <h3>  볼수록 예쁘고 환한 졸배꽃을 젊었을때라면 한묶음 뚝뚝 꺾어 집의 꽃병에 꽂아놓으면 좋아했을것이다.</h3><h3> 50 살 고개를 넘고보니 굴뚝같던 모든 과욕들을 바람따라 훨훨 날려버리고 홀가분히 조용하게 살고싶은 마음이 생겨난다.</h3><h3> 졸배가 길가에 노란꽃으로 서있을때 1 야생화로 존재하지만 나 욕심으로 집의 유리병에 꽂혀있을때에는 꽃이 아닌 장식품이 될것이다.</h3><h3> 살다보니 내것이 아닌것에 욕심을 부릴때 그것들은 자체의 존재의미를 잃게 되여 삶이 흔들거리고 힘들어진다는 도리를 서서히 알게 되였다.</h3><h3> 졸배가 나에게 꽃으로 소리없이 다가오는것처럼 나도 지금 살고있는 이 자리에서 한송이 꽃처럼 누구에게 살며시 다가가고 싶다.</h3><h3><br></h3> <h3>  민들레꽃처럼 누가 내 이름을 불러주기전에 수수한 가을꽃이 되여 만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항상 추억속에 그리운 사람으로 남고싶다.</h3> <h3>  해마다 교사절날 학생들한테서 받은 화려한 꽃다발들을 기쁨과 행복으로 간주하고 오늘에도 평범한 일상이지만 참 즐거운 하루였다고 스스로 자아만족을 느껴본다.</h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