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金高恩

아픈 엄마와 뻥쟁이 딸

내가 엄마에게 뻥을 쳤나봐요

엄마의 기력없는 모습이 

이 생을 다 포기한듯한 그 모습에 

너무 마음이 아파서 

그래서 뻥을 쳤나봐요

어느 잡지에 내 글이 실린다고 

엄마에게 보내는 글이 실린다고

글에 곁들일 엄마의 이쁜 모습이 필요하다고 

엄마가 진짜로 약간은 기력을 찾으신거 같아요

아주 잠간이지만...

통증과 함께 몸부림쳐 헝클어진 머리도 

오랜만에 곱게 파마를 해 다듬으시고 

촬영사앞에 당신의 가냘프고 야윈 모습을 

선뜻 내여주셨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이쁜 우리 엄마 모습입니다

못난 자식이여도 우리 엄마 눈엔

제일 착하고 이쁜 딸이였기에 

그 딸이 뻥을 쳐도 엄마는 대견해하십니다

이렇게 기뻐하실줄 알았으면 

이렇게 대견해하실줄 알았으면

공부를 많이 해서 좋은 글을 많이 써올렸을걸

못난 딸이 이제야 알아갑니다

이제부터 엄마가 좋아하신다면 

뻥을 쳐서라도 엄마를 즐겁게 해드리고싶어요

선의에 거짓말이 약이 될수 있다면요

엄마에게 또 편지를 썼어요 보내드릴게요

누구 도움없이 엄마가 읽을수만 있다면

어설픈 글이여도 많이 써서 보내드릴게요

엄마도 나에게 편지를 보내주셨으면 좋겠어요

고아로 학교를 못다니신 엄마여서

글이 비뚤비뚤 철자도 어법도 안맞겠지만

그래도 엄마가 보내주시는 편지는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편지가 될거예요

오래전부터 귀가 안들리시는 우리 엄마 

엄마, 우리 편지로 마음을 전해요

죽기보다 힘든 동통에 고통스러워

너까지 오면 그때 죽고 싶다고 하셨던 엄마

나도 내 품으로 엄마를 편하게 보내드리고 싶어요

고통이 없는 환락의 세계로...

하지만 엄마 미안해요

이 딸이 아직 철이 못들어서 

엄마는 힘들어도 고통스러워도

내 옆에 지켜주셔야 해요

어릴땐 엄마가 외출하고 돌아오면 

그 사이를 참지 못해서 너무 보고싶어서

저 멀리 돌아오시는 엄마모습만 봐도

와~ 울음을 터뜨렸을때가 있었습니다

왜 그리도 울보였을까요 지금도 여전하지만...

소학교 시절 소년보에 제목

“울보가 소대장으로” 글이 실렸던적 있었죠

어느날 내가 소대장이 되였을때 온 집안이 

그 글을 떠올리며 많이도 웃었습니다

진짜로 울보가 소대장이 되였다구요

오늘은 어린시절 그때로 돌아갔나봅니다

힘들면 엄마생각 하는 불효한 자식입니다

엄마생각에 자꾸 눈물이 흐릅니다

쏟아지는 비가 잔잔한 파장으로 반주를 합니다

엄마에겐 늘 눈물로 편지를 씁니다

엄마에게 보내는 글들이 

진짜로 잡지에 실리고

책으로 되였으면 좋겠습니다

엄마에게 드리는 세상에서

가장 값지고 아름다운 선물로

엄마 제 글이 진짜로 잡지에 실렸습니다

편집부에서 제 마음을 헤아려 잡지에 실어주셨네요

엄마가 너무 기뻐하십니다

아버지도 너무 대견해하십니다

온 가족이 경사가 난듯 축복을 해주십니다

아버지랑 영상통화를 했습니다

엄마는 뭐하고 계시는지...

엄마가 해볓이 내려지는 창가에 기대여

내 글이 실린 책을 들고 보고 계십니다

글을 읽을 수가 없어서 책속에 실린

사진들을 하나하나 다 보고 계십니다

그렇게 훑어보시면 그 안에서 

엄마의 이쁜 딸이 보여오나 봅니다

그 책을 들고 기쁘다고 하십니다

엄마 죄송합니다

못난 딸이 이제서야 철이 드나봅니다

엄마의 가슴에 맺힌 한을 풀어못드려서

늦게야 철들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아직 같은 하늘 아래서 엄마에게

작은 선물 하나 올려드릴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엄마 부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