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3><b>누름돌 / 백진숙</b></h3><h3><b><br></b></h3><h3><b><br></b></h3><h3>힘들 때마다</h3><h3>엄마가 두고 간</h3><h3>세월의 항아리 열어본다</h3><h3><br></h3><h3>항아리 맨우에</h3><h3>여섯 자식 꼭 끌어안고</h3><h3>누름돌로 차분히 앉아계시는 엄마가</h3><h3>아프게 아프게 보인다</h3> <h3>크림 냄새</h3><h3>분 냄새는커녕</h3><h3>김치 냄새</h3><h3>장아찌 냄새</h3><h3>곰팡이 냄새</h3><h3>가난 냄새만 났던 엄마</h3> <h3>세월의 비바람에 휘청이는 아버지를</h3><h3>따뜻한 사랑으로 지켜주고</h3><h3>아픔에 떠는 자식들을</h3><h3>한품에 안아주다가도</h3><h3>몰래 눈물 훔치던 엄마는</h3><h3>아 혼자서 혼자서</h3><h3>그 아픔을 감내하시던 엄마는</h3><h3>우리 가족 모두를 지켜준 누름돌이였다</h3> <h3>누름돌 사랑으로</h3><h3>아버지의 억울함 삭여드리고</h3><h3>죄 없는 자식들의 파란 반항도</h3><h3>꾹꾹 잠재워주면서도</h3><h3>세상을 아름답게 보라</h3><h3>정도에로 이끌어주신</h3><h3>엄마는 아 나의 엄마는</h3><h3>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누름돌이였다</h3> <h3>세월의 항아리 덮고</h3><h3>엄마 이름 가슴에 쓴다</h3><h3>그리고 마음속 깊은 곳에</h3><h3>누름돌 하나 집어넣었다</h3><h3>사랑하는 가족에게</h3><h3>소중한 친구들에게</h3><h3>엄마 같은 누름돌로 살아가려고</h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