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3>슬퍼서가 아닙니다
아파서가 아닙니다
그냥 괜히 눈물이 나는
그런 날이 있습니다
빨래 가득 씻은
햇살 좋은 오전이었습니다
그 많은 빨래를 행거에
다 걸어두었습니다
갑자기 찌익하는 소리가 들리기에
행거에 눈길을 돌려보았습니다
아차,
행거 가림대가
휘익~
심하게 처져있었습니다
과부하였습니다
부랴부랴 젖은 옷들을 덜어서
다른 곳에 걸어두기 시작했습니다
휘어졌던 행거 가림대가
조금씩 원래 자리로 되돌아왔습니다
주인이라는 사람이,
행거를 너무 용도로만 사용했던 것입니다
아무리 말 못하는 행거라고…
여직 얼마나 구박했으면
저렇게 많이 휘어졌을가…
마음이 울컥해지면서
눈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주변 사람과 사물에
얼마나 부담을 주면서 살고 있는지
돌이켜보게 되었습니다
지나친 관심과 사랑에 버거워서
도망친 친구녀석이 떠올랐습니다
그땐 몰랐습니다
사랑도 관심도 지나치면 과부하가 되는줄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비오는 날, 하학하는 친구위해
우산을 들고 마중나선 적이 있었습니다
헛탕치고 침실에 와보니
벌써 와있던 친구가 감동의 눈빛으로
안아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화야, 군자간의 우정은 물과 같이 담담해야 하는거야”
섭섭했지만 그 시절 그 친구는 나에게 이 말을
많이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친구에 대한 배려도
지나치면 부담이 되는 것을…
이뿐만 아닙니다…
나의 무심한 말 한마디
거친 행동 하나로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많이 있을겁니다
오늘 울집 행거는 나에게
주변에 부담주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가르쳐주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내 주변의 모든 사람과 사물과 사건들은
나의 훌륭한 스승이 되군 합니다
그들은 나더러 항상 가다듬고 살아라고 합니다
내 속에 있는 휘어진 가름대 하나가 보입니다…
지나친 욕심으로 휘어져버린 가름대 하나…
욕심을 덜어 과부하 상태를 조절하는
괜히 눈물나는 하루였습니다…
2011년 5월 1일 밤</h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