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 박팔양

메아리 MEARI 诗朗诵

<h3><b> 진달래 / 박팔양</b></h3><div><b><br></b></div><div> ㅡ 봄의 선구자를 노래함</div><div><br></div><div> 낭송: 이복자</div><div> 녹음: 홍승현</div><div><br></div><div>날더러 진달래꽃을 노래하라 하십니까.</div><div>이 가난한 시인더러 그 적막하고도 갸냘픈 꽃을</div><div>이른 봄 산꼴짜기에서 소문도없이 피었다가</div><div>하루아침 비바람에 속절없이 떨어지는 그 꽃을</div><div>무슨말로 노래하라 하십니까.</div><div><br></div><div>노래하기에는 너무도 사실이외다.</div><div>백일홍처럼 붉게붉게 피지도 못하는 꽃을</div><div>국화처럼 오래오래 피지도 못하는 꽃을</div><div>노래하느니 차라리 붙들고 울것이외다.</div><div><br></div><div>친구께서도 이미 그 꽃을 보셨으리다.</div><div>화려한 꽃들이 하나도 피기도전에</div><div>찬바람 오고가는 산허리에 쓸쓸하게 피여있는</div><div>봄의 선구자 연분홍빛 진달래꽃을 보셨으리라.</div><div><br></div><div><br></div> <h3>진달래꽃은 봄의 선구자외다.</h3><h3>그는 봄소식을 먼저 전하는 예언자이며</h3><h3>봄의 모양을 먼저 그리는 선구자외다.</h3><h3>비바람에 속절없이 그 엷은 꽃잎이 짐은</h3><h3>선구자의 불행한 수난이외다.</h3><h3><br></h3><h3>어찌하여 이 가난한 시인이 이 같이도</h3><h3>그 꽃을 붙들고 우는지 아십니까?</h3><h3>그것은 우리선구자들 수난의 모양이</h3><h3>너무도 많이 나의 머릿속에 있는 까닭이외다.</h3><h3><br></h3><h3>노래하기에 너무도 슬픈 사실이외다.</h3><h3>백일홍처럼 붉게붉게 피지도 못하는 꽃을</h3><h3>국화처럼 오래오래 피지도 못하는 꽃을</h3><h3>노래하느니 차라리 붙들고 울것이외다.</h3><h3><br></h3><h3>그러나 진달래 꽃은</h3><h3>오려는 봄의 모양을 머리속에 그리면서</h3><h3>찬바람 오고가는 산허리에서</h3><h3>오히려 웃으며 말할것이외다.</h3><h3>오래오래 피는것이 꽃이 아니라</h3><h3>봄철을 먼저 아는것이 정말 꽃이라고.</h3>